[공감신문] Story + Telling, 도시 속 스토리가 관광객들을 모은다? 관광지도 스토리가 없으면 외면당하는 시대이다. 

인기 있는 관광지는 스토리가 있다. 단순히 도시가 아름다워서,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요즘 여행객들은 자신의 감성을 자극한 관광지를 찾는다.

관광객들은 좋아하는 영화 속 장소, 존경하는 인물이 살았던 곳, 재밌게 봤던 책 속의 장소에 가고 싶어 한다. 이처럼 스토리가 있는 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도시 속 스토리는 관광객들의 감성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이익이 직접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면서 또 다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관광지 마케팅에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임이 확실하다.

오늘 공감포스트는 평범한 도시에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특별한 도시로 탈바꿈한 사례이다.
 

▶ 산타를 믿으세요? 핀란드 ‘산타 마을’

‘To Santa claus’

전 세계 어느 나라든 ‘To Santa claus’라고 주소를 쓰면 우표가 없어도 로바니에미의 산타에게 편지가 배달된다고 한다.

“여러분, 로바니에미에 있는 코르바트투리 산에 산타할아버지가 살고 있어요.” 
1927년, 핀란드 국영방송인 YLE의 어린이 방송 진행자가 장난삼아 말했다. 

산타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은 이에 열광했다. 어린이들은 눈이 많이 오는 핀란드에 산타가 살고 있다고 확신하고 산타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편지를 본 핀란드의 우체국 직원들은 아이들의 동심을 깨지 않기 위해 일일이 답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로바니에미에 산타클로스 우체국이 생겼으며, 이제는 산타클로스의 우체국, 사무실 등이 있는 세계적인 산타클로스 마을이 되었다.

현재는 매년 약 70만 통의 편지가 산타클로스의 우체국에 도착한다고 한다. 산타 우체국에 세계 각국의 편지를 관리하는 산타의 비서, 요정들이 있다고 한다. 그 요정들은 아이들을 위해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편지에 답장을 써준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어를 하는 한국인 요정도 생겨 한국 어린이가 산타 마을에 편지를 쓰면 한글로 된 답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산타 마을은 우체국만 바쁜 게 아니다. 로바니에미로 가려는 관광객을 실어 나르기 위해 일반 항공기뿐만 아니라 전세기까지 뜬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핀란드 영공에 진입하는 비행기가 1시간에 30대 정도나 된다고 한다.

산타클로스 마을, 로바니에미는 인구 3000여명 의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며 매년 4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로바니에미가 사랑받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산타에 대한 환상을 가진 어린이뿐만 아니라 산타를 믿었던 어른들도 모두가 가고 싶어 할만한 스토리가 담긴 도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 셜록은 실존 했다! ‘베이커가 221B’

셜록 홈스는 소설가 코난 도일이 탄생시킨 탐정이다. 홈스 이야기가 추리소설로서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어 명탐정의 대명사가 되고 사람들은 홈스가 실재인물이라고 까지 믿게 되었다. 

스토리를 사랑하는 영국이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영국은 셜록 홈스 팬을 위해 가공의 인물인 셜록 홈스를 완벽히 현실 세계에 재현해 놓았다. 

‘베이커가 221B’ 셜록이 사는 하숙집의 주소는 코난 도일이 만든 가상의 주소이다. 영국 정부는 주소를 새롭게 등록해 그곳에 셜록 박물관을 만들었다.

입장할 때 5~6명만 입장시키는 작은 셜록 박물관에는 소설 속 셜록의 사건을 상징하는 물건들과 사건 현장들로 꾸며져 있다. 홈스가 즐겨 피우던 파이프, 신문 등 디테일을 보면 홈스를  가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다.

셜록으로 가득한 베이커 스트리트 지하철역부터 셜록 홈스 기념품 가게, 펍, 카페 등으로 전 세계의 셜록 덕후들이 베이커가로 모인다고 한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BBC드라마 <Sherlock>의 촬영지도 베이커 가에 있다. 

셜록 홈스 협회, 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소설 ‘셜록 홈스’, 베이커가 221B는 셜로키안(셜록 홈즈의 열광적인 팬)을 타겟으로 한 영국의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의 사례라 할 수 있겠다.
 

▶ Letters to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영국의 유명 소설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그 애틋한 러브스토리의 배경인 이탈리아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로 관광 효과를 보고 있다.

베로나에는 줄리엣의 집이 실제로 존재한다. 줄리엣의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여러 대의 전화기가 설치되어 있다. 전화기는 관광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줄리엣 집 마당에는 줄리엣의 동상이 있다. 줄리엣의 심장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줄리엣의 왼쪽 가슴은 사람들이 많이 만져 닳아있다.

줄리엣의 집에는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을 속삭이던 발코니도 재현되어 있다.

베로나 시의 철저한 기획 아래 조성된 이 줄리엣의 집은 과거엔 여관이었다고 한다. 오래된 여관 건물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를 입혀 사랑을 동경하는 세계인들이 찾는 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 낭만이 가득한 영화 로마의 휴일 속 ‘로마’

이탈리아 ‘로마’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문화도시이지만 여기에 로마의 아름다움과 낭만을 상징하는 스토리가 더해져 지금의 로마는 ‘특별한 도시’가 됐다.

1953년 작인 영화 ‘로마의 휴일’은 세계 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걸작이다. 많은 이들이 사랑라는 로맨스 영화인 ‘로마의 휴일’, 영화 속 장소들은 관광객들을 로마로 이끈다.

‘로마의 휴일’은 흑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로마의 풍경이 아름답게 담겨있다. 이 영화가 상영되고 난 뒤에 영화에 등장한 스페인 광장, 마르첼로 극장, 산타 젤로 성 등은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오드리 햅번이 손을 넣었던 ‘진실의 입’은 1년 365일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젤라또를 먹는 장면으로 유명한 스페인광장의 계단은 영화 상영 직후 관광객들이 젤라또를 먹은 후 던진 쓰레기로 가득했다고 한다. (현재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다.)

본래 로마가 매력적인 관광지임은 분명하지만, 로마 시내에 영화 ‘로마의 휴일’ 관련 기념품 가게로 가득한 걸 보면 영화의 스토리가 관광객들을 이끈 것은 확실하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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