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야생의 세계에서는 크기가 강함의 척도라고 한다. 야생동물이 자신보다 몸집이 크면 달아나거나, 위기 상황에서 몸집을 부풀리는 등의 행동에 대한 근거다.

적당히 큰 몬스터라면 플레이어들의 도전욕구를 자극하겠지만… [다크소울3 게임 장면]

게임 속의 주인공들인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여러 게임 속에는 크고 작은 몬스터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플레이어들은 이 몬스터들의 크기로 도망갈지, 싸울지를 판단하곤 한다.

너무 큰 몬스터는 때로 플레이어의 도전욕구를 꺾고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완다와 거상 게임 장면]

만약 몬스터가 플레이어의 캐릭터보다 몇 배쯤 큰 정도라면, 묘한 도전욕구를 자극할지 모른다. 그러나 화면을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한 몬스터라면? 전의를 잃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게임사들은 '거대 몬스터'를 게임에 등장시켜 다양한 연출과 플레이어의 심리 압박을 꾀한다. [다크소울3 게임 장면]

게임 개발사들은 이 ‘거대 몬스터’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플레이어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거나, 경외감까지 드는 연출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물리법칙에 지배를 받지 않는 게임 속에서, 몬스터의 크기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대체로 위용을 뽐내는 ‘끝판왕’ 격인 몬스터로 등장한다.

게임 속에서는 대체로 '크기=강함'의 공식이 성립되는 경우가 많다. [마블vs캡콤 3 게임 장면]

이번 공감포스트에서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며 스스로 ‘매우 위험함’을 온 몸으로 표출하는 거대 몬스터들 중 인상적인 몇 마리(?)를 살펴봤다.

다만 그 크기에 대한 설정이 너무 지나쳐 ‘사기’축에 드는 몬스터 등은 제외했다. 예를 들면 크기가 무한대에 가깝게 늘어난다든가… 그건 너무하지 않은가.

 

■ 거상 팔랑크스 – 182.8m

'완다와 거상'에 등장하는 거상들의 크기 비교. 맨 앞이 주인공 '완다'. [웹사이트 캡쳐]

이름난 명작이 많기로 소문난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PS2) 게임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히는 ‘완다와 거상’ 시리즈의 몬스터다. 이 게임은 테마부터가 이번 포스트 주제와 잘 맞아떨어진다. 바로 ‘거대 몬스터 사냥’이 핵심 테마이기 때문이다.

팔랑크스의 몸 길이는 성산일출봉의 높이와 맞먹는다. [위키백과 웹사이트 캡쳐]

팔랑크스는 게임에 등장하는 16마리의 거상 중 13번째로 등장한다. 거상 한 마리가 그 자체로 스테이지가 된다는 게임의 특성상, 게임의 13 스테이지로 나오는 셈이다. 팔랑크스의 긴 몸체는 182m에 달한다. 이는 제주도에 있는 성산일출봉의 높이와 같다.

16마리의 거상 중 몸 길이로 봤을때 가장 길다는 팔랑크스. [완다와 거상 게임 장면]

팔랑크스는 게임 전체의 최종 보스, 끝판왕 ‘말루스’를 제치고 가장 크기가 큰(긴) 몬스터로 등장한다. 사막 지대의 상공을 떠돌아다니는 용의 형태인 팔랑크스는 크기만으로 그간 등장했던 다른 모든 거상들을 압도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신비롭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팔랑크스의 배에 화살을 계속해서 맞추면 서서히 비행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완다와 거상 게임 장면]

높은 상공에 있는 팔랑크스의 몸집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우선 녀석의 비행 고도를 낮춰야 한다. 플레이어가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화살을 팔랑크스의 배 부분에 맞추면, 녀석은 조금씩 지상으로 내려온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팔랑크스 몸에 있는 약점을 공략하면 처치할 수 있다. [완다와 거상 게임 장면]

팔랑크스가 충분히 낮은 고도로 비행을 하면, 말을 타고 따라잡아 지느러미에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그 때부터 플레이어는 팔랑크스의 몸 위에 매달려 돌아다니며 약점을 찾아내야 한다. 본격적인 공략의 시작인 것이다.

 

■ 데스윙 - 365m

세상을 파괴하면서 나타난 '파괴자' 데스윙. [와우 위키 웹사이트 캡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3번째 확장팩 ‘대격변’의 최종 보스 ‘데스윙’은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 깊숙이 관여한 다섯 용 중 하나다. 그는(남성이다) 1996년 워크래프트2 확장팩에 짤막하게 첫 등장했다.

데스윙은 기나긴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역사 속 등장인물 중에서도 상당한 강자에 해당한다. [와우 게임 장면]

‘대지의 수호자’에서 타락한 데스윙은 세계관 내의 무수한 강자들 속에서도 상당한 실력자로 손꼽힌다. 그는 크기에서부터 다른 이들을 압도하며, 와우 시리즈 사상 가장 거대한 보스 몬스터로 등장한다.

데스윙은 등장만으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게임 속 맵 전체를 뒤바꿔놨다. [와우 게임 장면]

비록 게임 속 설정이지만, 그는 대지 밑에서 지상으로 등장하면서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를 일으켰다. 강함과 비례되는 압도적인 크기 때문이다. 확장팩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그가 날아서 지나간 것만으로도 건축물이 박살나고 불타는 등의 연출을 볼 수 있다.

데스윙 레이드는 플레이어들이 데스윙의 등짝에 올라타 그의 촉수와 싸운다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와우 게임 장면]

하지만 온갖 자연재해를 일으킬 만큼 거대한 용이라는 설정 탓일까? 플레이어들은 그와의 전투에서도 기존의 보스몬스터 레이드와는 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바로, 몬스터 자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등에 올라타서 그의 촉수(!)와 싸운다는 것이다.

심지어 데스윙에게 가하는 결정타도 플레이어가 아닌 '그린 지쟈스' 스랄의 몫이다. [와우 게임 장면]

이 전투 방식으로 인해 당시 데스윙 레이드는 상당한 호불호가 갈렸다. 보스 몬스터와 직접 대면하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를 무찌르는 것이 목표가 아닌 몸의 갑옷을 떼어내는 것이 목표라니.

그래서 '아제로스' 세계를 구한 영웅은… 누구일까? [와우 게임 장면]

그간 수없는 악당들과 직접 대적해온 플레이어들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데스윙을 직접 처치하는 느낌을 받지 못한 것이다. 아마 개발자들이 그의 크기가 주는 위압감만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듯 싶다.

 

■ 다라 아마듈라 – 440.3m

몬스터헌터4에 등장하는 전설 속 고대 용, 다라 아마듈라. [몬스터헌터 위키 웹사이트 캡쳐]

다라 아마듈라는 거대한 몬스터들을 사냥한다는 콘셉트의 게임 중에서는 아마 가장 유명할 듯한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고대 용이다.

다라 아마듈라와 대왕고래의 크기 비교(…). [캡콤 웹사이트 캡쳐]

몬스터 헌터4에서 처음 등장하는 이 용은 남산 정상의 남산타워(236.7m)나 여의도의 63빌딩(274m)을 훌쩍 뛰어넘는 크기를 자랑한다. 게임 속 몬스터들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별점에서도 6개를 받을 만큼 강력한 몬스터다.

다라 아마듈라 역시 앞서 소개한 데스윙처럼 천재지변을 일으킨다. 어떤 천재지변인고 하면, 다름 아닌 ‘운석 낙하’다. 설정에 의하면 우주의 운석을 자신의 의사로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강력하다는 설정의 방증이랄 수 있겠다.

고룡이라곤 하지만 이무기에 가까운 생김새를 보여주는 다라 아마듈라. [몬스터헌터4 게임 장면]

이밖에도 게임 속에는 다라 아마듈라를 둘러싼 얘깃거리들이 존재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함 때문에 생물로 인식되지 않았다’거나, ‘한 번 몸을 떨자 지각 변동도 일어났다’는 식이다. 어쨌거나 아득히 먼 옛날부터 전설쯤으로만 취급되어오던 존재라고 한다.

하지만 크기가 얼마나 크건 간에,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몬스터인 만큼 애초에 헌터(플레이어)들에게 사냥당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따라서 필승 공략 방법도 존재하니, 토벌에 나서기 전 한번 쯤 공부해두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레드아이 – 1609.3m

TPS 액션 ‘로스트 플래닛’ 시리즈는 인류가 수명이 다한 지구를 버리고, 외계 행성에 테라포밍(지구화)을 한 뒤에 토착 생명체 ‘아크리드’들과 벌어지는 싸움을 그리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외계 생명체 사냥이 이 게임의 목표다.

'외계 생명체와의 전투'라 하면 곤충형 외계 생명체가 떠오른다.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 장면]

외계 생명체라는 테마 탓일지 몰라도, 같은 테마의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나 ‘스타크래프트’의 그것들처럼 아크리드들도 ‘곤충’의 형태를 지녔다. 그리고 여기서 소개하는 ‘레드아이’는, 이른바 ‘거대 곤충’이라고 볼 수 있다. 으으…

'극혐' 요소를 두루 갖춘 초거대 몬스터, 레드 아이. [로스트 플래닛2 게임 장면]

레드아이는 앞선 거대 보스들과는 단위부터가 다르다. 그 크기는 자그마치 1609m에 달한다. 두바이에 있는 829m 높이의 부르즈 할리파가 현재 최고 높이의 건축물이라 알려져 있는데, 그것의 두 배 높이가 녀석의 몸집이라 보면 된다.

초고층 빌딩의 두 배는 되는 크기인지라, 공략에는 특수한 무기가 필요하다. [로스트 플래닛2 게임 장면]

미터 단위도 아니고 킬로미터 단위로 크다보니, 게임 속에서 녀석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열차에 설치된 ‘레일 건’이 필요하다. 하기사 저만한 크기의 생명체에게 소총을 쏜다한들, 그게 따끔하기나 할지 의문이 들기는 한다.

게임 속에만 존재한다는 것이 참 다행스러울 정도인 레드아이의 혐오스런 외형. [로스트 플래닛2 게임 장면]

레드아이는 무엇보다도 그 이름대로 머리 부분에 수없이 많은 ‘붉은 눈’이 박혀있다. 그걸로 모자라 무수한 다리가 한꺼번에 꿈틀대며 플레이어들이 탄 열차를 추격한다. 만약 개발자가 거대하면서도 혐오스러운 외형을 위해 고민한 것이라면, 의도는 상당히 성공한 듯 싶다.

 

■ 크로노스 – 8000m

갓 오브 워에 등장하는 초거대 티탄, 크로노스와 주인공 크레토스. [갓 오브 워3 게임 장면]

그리스 신화를 테마로 한 게임 ‘갓 오브 워’ 시리즈에는 신들 뿐 아니라 그들 보다 더 오래 전에 존재했다는 ‘티탄’도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티탄 중에 잘 알려진 이로는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가 있다. 갓 오브 워에는 바로 그, 거대한 크로노스가 등장한다.

손가락으로 크레토스를 짓이기려는 크로노스. 그러다 다쳐…니가… 그만둬! [갓 오브 워3 게임 장면]

게임 속 크로노스는 사실 크기가 클 뿐 공략 난이도가 어려운 편은 아니다. 반면 주인공 ‘크레토스’와 크로노스의 사투는 비주얼적으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이를 감상하듯 즐길 수 있다.

에베레스트의 높이와 비슷한 크기의 크로노스. [갓 오브 워 위키 웹사이트 캡쳐]

게임 속의 크로노스는 8000m 크기라고 알려져 있다. 세계의 지붕이라는 최고 높이의 산 에베레스트(8848m)와 비슷한 규모다. 때문에 평범한 인간 크기의 주인공은 크로노스에게 ‘모기’ 수준으로 작다.

'박력'이라는 것이 폭발한드아아아앗 [갓 오브 워 게임 장면]

하지만 주인공이 어디 괜히 주인공인가, 크레토스는 크로노스의 몸을 돌아다니면서 손톱뽑기, 내장에 상처 입히기 등의 공격으로 그를 잔혹하게 괴롭힌다. 지켜보다보면 고문 아닐까 싶을만큼 크로노스가 괴로워 보인다.

보스 자체가 맵이 되는 크로노스 스테이지. [갓 오브 워 게임 장면]

앞서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고는 했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크로노스는 크레토스를 손바닥에 두고 박수를 치듯 공격하거나, 손가락으로 찍는 등의 공격을 한다. 이 때 게임 카메라가 상당한 거리까지 줌아웃 되는데, 주인공 캐릭터가 그야말로 모기만 하게 보이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공격을 피할 수 있다.

 

■ 논외 -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크기의 거대 몬스터

와우에 데스윙이 등장하기 전에는 '그룰'이 가장 거대한 보스였다고 알려져있다. [와우 위키 웹사이트 캡쳐]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들이 마주할 적 중에는 앞서 소개한 거대 몬스터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큰 사이즈도 종종 등장한다. 그들의 크기는 대체로 ‘우주급’에 달한다.(…)

'아수라의 분노'에 등장하는 '와이젠'의 거대화 전 모습. [캡콤 위키 웹사이트 캡쳐]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수라의 분노’에 등장하는 칠성천 ‘와이젠’이다.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와이젠의 압도적인 크기와 그 연출만큼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거대화하면 이렇게… 너무하는 크기로 커진다. [아수라의 분노 게임 장면]

와이젠은 최종형태에서 행성급 크기로 거대화한다. 그는 우주에서 주인공 아수라를 ‘손가락’으로 공격한다. 이때 그의 손가락은 지구에 떨어지는 거대 운석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아수라가 그것을 완력으로 막아내는 씬은 상당한 박력을 자랑하는 명장면이다.

손가락 하나만으로 공격하는 건데 분명… 너털웃음이 나올만큼 어이없는 장면. [아수라의 분노 게임 장면]

와이젠의 최종형태 크기는 대략 8000마일이라고 한다. 이는 약 1만 2874km에 해당한다. 참고로 지구의 적도 지름은 1만 2756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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