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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영웅은 사라진 것일까?

[공감신문] 최근 학생들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은 교사를 포함한 공무원이다. 이는 안정적인 생활 등을 통해 다른 직업보다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은 소방관이었다.

대학생들 외에도 많은 국민들이 소방관을 존경한다. 그러나 소방관의 처우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경받는 직업이지만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국가직 공무원이 아닌 지방직 공무원이기에 더욱 그렇다는 의견이다.

과거 다수의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은 대통령, 판사, 검사, 과학자 등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대통령이 돼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 ‘검사가 돼 정의를 구현하고 싶다’, ‘과학자가 돼 로봇을 만들고 싶다’ 등의 설명도 덧붙였다.

이제는 앞서 소개한 직업들을 갖겠다는 학생을 보기 힘들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모두 우리에게 ‘영웅’과 같은 직업들이었다. 이제 영웅은 사라진 것일까?

■ 국민을 위해 장갑을 사는 영웅

부족한 지원으로 장갑을 직접 구매하는 소방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방관 장갑’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와 함께 소방관 가족들이 인터넷에서 해외 소방관 장갑을 구매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가족이 아님에도 소방관의 장갑을 걱정하고 있다. / 지식인 갈무리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영웅들이지만, 그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화재와 사고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그 규모가 크면, 휴무일인 소방관도 화재·사고 현장에 투입된다. 수당이라도 받으면 다행이지만, 지자체 예산상황을 이유로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소방관들은 수당 외에도 터무니없이 적은 인력도 문제라고 호소한다. 예를 들어 소방차가 2대 존재하면 적어도 5명이 근무해야 한다. 하지만 3∼4명뿐인 경우가 대다수다.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화재대응·구조·구급 현장 업무를 하는 소방공무원은 3교대 근무를 하도록 돼 있다. 인력부족을 이유로 2교대로 근무하는 곳이 많다. 심지어 교대근무자 없이 근무하거나 혼자 근무하는 소방관도 존재한다.

부상당한 소방관의 장갑 / 연합뉴스

소방관의 트라우마도 심각하다. 신규 소방관들의 정신 건강은 매우 양호한 상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교육을 수료하고, 현장에 투입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불안스트레스과 심민영·이정현 박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방관 3명 중 1명이 트라우마로 인한 환각·불면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트라우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는 간접적 트라우마 비율이 가장 높았고 업무 중 부상이나 위협 등의 직접적 트라우마, 동료의 사망, 부상 등 동료 관련 트라우마 순이었다.

화제가 됐던 소방관의 라면먹는 모습 / 출처=부산경찰청 페이스북

존경받는 직업 1위의 이 같은 현실, 언제쯤 개선될까?

■ 영웅들의 몰락

과거 초등학생들은 대통령과 검사 등을 꿈꿨다. 이들은 영웅과 동일시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영화 등 매체를 통해 대통령과 검사의 비리를 풍자하고, 꼬집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이는 현실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다는 이유와 법치주의 정신위배, 국민신임 배반을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9월 대검찰청에서 연이은 ‘뇌물·비리 검사 구속사태’ 등을 이유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수남 전 총장은 "최근 일부 구성원의 연이은 비리로 정의로운 검찰을 바라는 국민께 실망과 충격을 안겼다"며 "검찰의 명예도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은 검찰이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저 스스로도 우리 내부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검찰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전 총장은 "공정과 청렴은 바로 우리 검찰조직의 존립 기반"이라며 "공정하지 않으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고, 청렴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2016년 9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서 최근 불거진 법조비리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다수의 검사는 공정한 수사와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 김 전 총장의 대국민 사과는 일부 검사들의 비리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비리가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쳐, 대국민 사과라는 선택이 불가피 했던 것으로 보인다.

■ 왜 공무원일까?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늘어날수록, 우울·불안·스트레스 수치도 함께 증가한다.

기업정신건강연구소는 지난 9일 주당 근로시간이 직무소진(Burnout)·우울·불안·스트레스·삶의 질 저하 등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근로자 157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주당 노동시간을 40~50시간(1014명), 51~55시간(223명), 56시간 이상(338명)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정신건강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주당 근로시간이 높은 직군일수록 우울, 불안, 직무소진,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2회 대한민국 기업사진 공모전' 대상, 이재학씨의 '아빠는 야근중'. /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진은 특히 주당 근로시간이 56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정신건강 악화 정도가 우울 34%, 불안 47%, 직무소진 28.6%, 스트레스 13.8%로 더 심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일을 많이 하면 그렇겠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울감을 느끼며 일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민간기업 취업자들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는 11일 일자리 문제 고충 등을 토로할 수 있도록 하는 신문고 개설 1주일 만에 1635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날 일자리위원회는 고충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서 4년 차로 재직 중인 A씨는 "업계 특성상 상사의 눈 밖에 나면 안되기 때문에 종속적인 근무 형태가 당연시되고 있다"며 "급여도 100만 원 가량밖에 되지 않지만 주말이나 새벽, 심야에도 일을 시키면 당연히 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한 민간기업에서 경영진 수행 운전기사를 한다는 B씨는 "10년간 일하면서 급여는 거의 오르지 않는다. 불안정한 근무로 수행기사들은 고스란히 피해만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소방관이 화재진압 후 휴식을 취하고 생수로 세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소방관은 영웅이라 불리며 존경받지만, 희망하는 직업은 아니다. 정치인과 검사 등은 훌륭한 인물이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 일자리 문제는 역대 모든 대통령이 해결하겠다는 분야지만, 현재에 이르렀다. 이 문제들은 개선될 수 없는 것일까?

    교양공감팀 | pjs@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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