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정의(正義)란 무엇일까? 이 같은 주제는 책으로도 나오면서 많은 이들이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정의의 기준은 무엇인가? 정의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다. 같은 일을 경험해도 느끼는 게 다르듯 말이다.

과거 대다수가 정의라고 느끼고, 생각했던 게 있다. 우리는 그것을 보며 권선징악(勸善懲惡·착한 행위는 권하고, 나쁜 일은 벌한다)이 무엇인지 알았고, ‘약자를 도와야 한다’ 등을 느꼈다.

당시 우리의 정의관(正義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그것. 지금 바로 만나보자.

 

■ 로보트 태권V
우리나라 대표 ‘정의의 사도’라 부를 수 있는 로보트 태권V. 나이가 다소 젊은(?) 사람들은 로보트 태권V의 이름만 들어본 만화 영화일 것이다.

태권V / 로보트 태권V 스틸컷.

로보트 태권V는 1976년 극장에서 개봉됐다. 당시 폭발적인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후 ‘로보트 태권V-우주대작전’, ‘로보트 태권V-수중특공대’ 등 시리즈물로 연속으로 제작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영화감독 유현목 제작, 김청기 감독, 지상학 시나리오인 로보트 태권V는 김 박사가 만든 태권V, 김 박사의 아들 훈, 훈의 여자친구 영희 등이 카프 박사와 대결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카프 박사는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인해 세상을 증오하는 악의 무리가 가득한 붉은 제국을 건설한다. 그러나 카프 박사는 세계 태권도 대회 4연패를 자랑하는 태권V 조종사 훈이와 영희 등에게 응징 당한다.

훈이와 영희 / 로보트 태권V 스틸컷.

로보트 태권V는 만화 영화였지만 등장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권선징악의 의미와 우정·배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로봇이었던 메리의 정체성 고민과 자폭장면은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다.

일부는 로보트 태권V가 마징가Z의 표절이라며 향수를 이유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로보트 태권V를 좋아하는 팬들은 어려웠던 시절, 문화시설이라는 게 없던 시절, 태권V는 해방구였다고 주장한다. 또 당시 큰 스크린으로 태권V를 보며 웃고, 울었던 감동적인 추억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메리 / 로보트 태권V 스틸컷.

태권V가 마징가Z의 표절일지언정 많은 이들에게 줬던 감동까지는 표절이지 않을 것이다.

 

■ 무적 파워레인저
무적 파워레인저는 바이오맨, 후레쉬맨, 마스크맨 등 맨 시리즈가 유행하던 시절,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다. 무적 파워레인저는 사실 일본의 특촬 드라마, ‘공룡전대 주레인저’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선택 받은 다섯 명이 공룡의 모습의 로봇을 이용해 우주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이야기다.

무적 파워레인저도 레드가 리더로 나오면서 이전의 맨 시리즈와 같은 모습을 보인 아쉬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휘관 역할을 하는 조던과 자주 실수하지만 매력 있는 알파5의 존재로 파워 레인저가 기존의 맨 시리즈와 구별됐다는 평가다.

파워레인저 미국판 포스터.

파워 레인저는 10대 후반의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우정을 쌓아가며, 협동을 통해 적을 무찌르고 성장하는 모습이 특징이다.

또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아닌 공룡 로봇을 등장시키면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장난감도 인기가 좋았다. 파워레인저 로봇 장난감은 당시 아이들의 생일 선물, 크리마스 선물 등 순위 1위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시장을 보는 엄마를 따라 나섰다가, 무적 파워레인저 로봇 장난감과 등장인물 피규어를 발견하면 사달라며 등을 땅에 댔다.

파워레인저가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워레인저는 최근 영화로 개봉하면서 다시 집중받고 있다. 일부는 원작의 감동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평가하지만, ‘제2의 판타스틱4가 될 줄 알았는데, 제2의 어벤져스가 돼있었다’, ‘향수에 젖어 잘 봤다’ 등의 평가도 큰 공감을 얻었다.

 

■ 천사소녀 네티
천사소녀 네티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인 ‘괴도 세인트 테일’을 1996년 KBS를 통해 방영한 작품이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14살의 여주인공 샐리가 자신의 마법을 이용해 어렵거나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제목이 샐리가 아닌 네티인 이유는 마법으로 천사소녀 네티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결국 변신 전 샐리가 아닌, 변신 후인 네티가 주인공인 셈이다.

천사소녀 네티가 된 샐리.

네티는 귀여운 외모로 남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종종학교에서 천사소녀 네티의 주제가를 부르는 남학생들을 볼수도 있었다.

천사소녀 네티는 자신의 본 모습인 샐리를 숨기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특히 네티는 억울하게 물건을 빼앗기거나 잃어버린 사람들을 많이 돕는다. 이 같은 내용은 우리나라의 홍길동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 로봇수사대 K캅스
1996년 MBC에서 방영된 로봇수사대 K캅스. 해당 애니메이션은 초등학교 4학년인 최종일과 강력사건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레이브 폴리스’(brave police)의 로봇형사인 데커드와 만남으로 시작된다.

로봇수사대 K캅스 포스터.

경찰의 역할만 프로그래밍 돼 있던 데커드는 최종일과 만나면서 인간의 생각을 이해고,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후 최종일을 대장으로 구축된 로봇경찰대인 브레이브 폴리스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자들과 맞서 싸운다.

로봇수사대 K캅스는 다른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악당 로봇을 파괴하거나, 악당을 처치하지 않는다. 경찰이라는 작품 속 설정 때문인지 체포해 감옥에 수감시킨다.

아울러 주인공과 로봇수사대 소속 로봇들은 평소 경찰 신분을 숨긴다. 로봇들은 포크레인, 응급차, 덤프트럭 등으로 활동한다.

로붓수사대 K캅스 장면.

이 점은 앞서 설명한 파워레인저와 비슷하다. 사실 ‘정의의 사도’나 ‘영웅’이 우리의 주위 또는 일상 속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로봇수사대 K캅스 속 이야기는 당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법 준수에 대한 중요성을 전하기 충분했다는 평가다.

 

■ 우뢰매
한국 최초로 만화영화와 극영화를 합성한 작품으로 알려진 우뢰매는 태권V에 이은 국산 영웅물이다. 우뢰매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형래가 초능력자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뒤 우주에서 온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이야기다.

우뢰매의 주된 컨셉은 바보가 영웅이 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이가 영웅이 되는 것 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다.

우뢰매 영화 포스터.

이는 당시 영구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우뢰매의 주인공 심형래에 맞춘 것이겠지만, 바보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의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니까 안 될 것’이란, 고정관념을 허무는 것이다.

우뢰매는 이후 시리즈물로 제작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우뢰매를 극장과 TV를 통해 시청했던 한 팬은 ‘1986년 6살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극장 지하 1층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우뢰매를 보려고 장사진을 쳤다. 당시의 인기는 최고였다. 최고의 향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영화 우뢰매 장면.

앞서 소개한 작품들은 모두 우리에게 추억으로 남아있는 작품들이다. 이번 포스트를 보며 과거가 떠올랐을 것이다. 작품들은 모두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를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당시 그게 정의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정치철학 교수인 마이클 샌델은 ‘행복, 자유, 미덕’이 정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자는 샌델의 기준이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면 ‘정의’라고 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기자는 모두가 자유롭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것도 타인 기준에서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보인다. 거창한 행동이 아닌 타인을 배려하는 것도 정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당신의 정의는 작품을 시청하던 그때와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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