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파라곤'의 '신비 트레일러' 캡처 이미지 사용

[공감신문] 예전에는 게임 속에 한국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일이 흔치 않았다. 하지만 수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현재, 게임 속에서 한국계 캐릭터를 찾기는 쉬워졌다. 다양한 게임 속에 한국계 캐릭터들이 많아진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게임플레이 강국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나오는 많은 한국계 캐릭터들의 컨셉을 보면 대체로 젊은 여성이며 외모가 뛰어나다. 해당 게임의 귀염·섹시 간판 이미지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그런 식으로 굳어진 게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그럼 게임 속 사랑받는 한국계 캐릭터들이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 파라곤 - 신비(SHINBI) / 광(KWANG)
‘파라곤’은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수작 게임 중 하나다. 독특하게 롤과 비슷한 AOS 게임이면서 3인칭 시점으로 플레이를 한다. 아는 사람 중에는 게임성 및 그래픽 부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파라곤의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한국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40개가 채 되지 않는 영웅 중 한국계 캐릭터가 2명이나 존재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캐릭터는 ‘신비(SHINBI)’다. 신비는 ‘한국의 아이돌+무당’ 컨셉으로 제작된 영웅이다. 영웅 출시 당시 트레일러를 보면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언뜻 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팝 아리와 비슷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아이돌+무당'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캐릭터 '신비'

여리여리한 외모와는 달리 공격적인 근접 캐릭터다. 다만 체력이 높은 편은 아니라 숙련된 게이머가 플레이해야 빛을 볼 수 있는 캐릭터다.


▲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다. / 게임 '파라곤'의 캐릭터 '신비' 트레일러 

두 번째는 ‘광(KWANG)’이란 이름을 가진 남성 캐릭터다. 생긴 모습이 익숙한데 예전 TV에서 방영했던 ‘주몽’에서 나올듯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한국 무사보다는 퓨전적이면서 판타지적인 외모가 섞인 모습이다.

전통적인 한국 무사가 아닌 판타지적 요소가 섞인 듯한 '광'

자기 키만큼 커다란 대검을 휘두르며, 검을 적에게 던지는 등 괴랄한 힘의 캐릭터다. 심지어 검을 던진 자리로 순간이동해서 적을 두 동강 내기까지 한다니, 참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다.

 

■ 오버워치 - 사랑을 담아서 ‘D.VA(송하나)’
오버워치는 작년에 출시된 후 우리나라의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출시 때부터 큰 화제가 됐고, 지금도 깜찍한 외모 덕분에 사랑받는 캐릭터가 있다. 오버워치 플레이어의 마음속 아이돌 ‘D.VA’다.

출시 전부터 많은 인기를 받았던 'D.VA'

블리자드 게임답게 프로필 내용도 세세하다. 출생은 대한민국 부산이며, 본명은 송하나다. 나이는 고작 19살이면서 3잡을 뛰는 능력자다. 스타크래프트6의 ‘프로게이머’, 대한민국 육군 ‘메카 조종사’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아이돌’이다.

뒤에 보이는 메카를 조종하며 전장을 누비는 'D.VA'

귀여운 외모에 맞지 않게 개구리같이 생긴 거대한 메카를 조종하는 게 특기다. 거대한 메카를 타고 전장을 휩쓰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대사도 ‘남심저격’을 위해 만들어진 듯하다. 건장한 대한민국 남성 게이머라면 ‘사랑을 담아서 디바’라는 대사를 들으면 마음이 사르르 녹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오버워치로 개인방송을 하는 여성 유저들 가운데, 유독 송하나 성대모사를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인기도 많다.

 

■ LOL - 우리 같이 홀려볼까요? ‘아리’
오버워치와 함께 대한민국 국민게임 양대산맥 중 하나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그 속에 등장하는 한국계 캐릭터 중 하나가 ‘아리’다. 게임을 하는 독자 치고 아리를 모르는 사람은 정말 없다고 생각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아리' 일러스트

소환사의 협곡의 아름다움을 맡고 있는 아리는 동북아시아의 구미호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구미호 전설에 의하면 여우가 500년을 수행하면 아홉 개의 꼬리를 지닌 구미호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젊은 여성으로 변신해 남성의 ‘간’을 빼먹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된다.

리그오브레전드 '팝아리' 스킨 일러스트

롤 속의 아리도 그 부분을 계승한 것 같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매혹적이다. 남심을 훔치는 대사와 반대로 공격 명령 시에는 공격적인 대사를 뱉는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이 아리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실제 플레이도 느긋하게 보주를 던지다가 순식간에 들어가서 적을 죽이고 나오는 플레이가 많다.

 

■ 스타크래프트2 – 난 한 남자만 바라봐. 의외의 로맨티스트 ‘미라 한’
스타크래프트2 속에도 한국계 캐릭터가 등장한다. 주연급 인물은 아니고 시나리오상 등장하는 조연급 인물이다. 미라 한은 ‘미라의 약탈단’이라는 용병단을 이끄는 수장이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한국계 여성 캐릭터들과는 달리, 용병단의 수장이라는 직책에 어울리는 무시무시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터미네이터가 생각나게 만드는 '미라 한'의 무서운 얼굴

하지만 무서운 외모와는 달리 느긋한 말투와 한 남자만을 바라보는 ‘로맨티스트’적인 부분을 겸비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의 시나리오를 플레이한 게이머라면 알 것이다. 의외로 종종 등장하는 미라 한은 ‘짐 레이너’의 부관 ‘멧 호너’에게 끈질기게 러브콜을 날린다.


▲ 스타크래프트2 시나리오상에 등장하는 '미라 한' / 유튜브 채널 'Excellow TV'

호너는 그런 미라 한을 의도적으로 피한다.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줄 때도 있다. 바로 ‘레이너 특공대’가 난처한 상황에 몰렸을 때다. 이때만큼은 사랑을 받아주는 척하고 미라의 용병단의 도움을 받아내는 호너의 모습을 보면 의외로 나쁜남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길티기어 – 근육질 할아버지 로봇 속에 소녀가!? ‘금혜현’
일본의 유명 격투 대전 게임 ‘길티기어’에서 등장하는 한국계 캐릭터다. 분명 이름은 여자인데 막상 이미지를 보면 웬 근육질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놀랄 필요 없다. 할아버지는 ‘금혜현’이 타는 일종의 로봇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모양의 로봇 '전력금'에 탑승한 '금혜현'

캐릭터 스토리 설정상 금씨 가문의 5대 당주로 등장한다. 대대로 당주는 남성만이 될 수 있기에 여성의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로봇에 타면 근엄한 할아버지 말투를 사용한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소녀다운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실수로 비상탈출 버튼을 누르는 어설픈 실수를 하는데, 게이머 입장에서 ‘역시나 속은 어린 소녀가 맞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종 중인 '금혜현', 내부 생김새가 신기하다.

게임 속 등장하는 모습은 일부 이벤트 씬을 제외하고 근엄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래도 간간히 보이는 원래 모습과 잘 차려입은 한복의 모습을 보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 메탈슬러그 – 이게 어딜 봐서 한국인? ‘트레버 스페이시’
어렸을 적 오락기로 메탈슬러그 게임을 하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당시에는 몰랐겠지만 메탈슬러그 내에도 한국인 캐릭터가 존재한다. 젊은 나이에 머리가 눈처럼 하얀 트레버 스페이시가 바로 한국인이다.

한국인의 특징을 찾아 볼 수 없다.

트레버는 메탈슬러그4에 등장한 한국계 캐릭터다. 그런데 이름부터 외모까지 한국인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름부터가 서양식 이름이다. 외모는 머리가 백발이라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트레버의 데뷔작임과 동시에 은퇴작인 '메탈슬러그4' 로고

기자의 생각이지만, 한국에서 메탈슬러그가 인지도가 높은 점을 이용하려는 게 아니었을까. 한국계 캐릭터를 통해 좀 더 어필할 생각이었겠지만, 캐릭터의 설정이 너무 이질적이다.

다른 캐릭터와 비교해 머리가 하얗다는 점 빼고는 매력이 없는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트레버의 데뷔작 ‘메탈슬러그4’가 곧 은퇴작이 돼버렸다.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 이진주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는 대전게임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다. 전통적으로 한국팀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김갑환을 빼고 외모가 정상적인 캐릭터들이 없었다. 그러다 시리즈 중간에 잠깐 나온 여성 한국계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이진주’다.

한국팀은 '김갑환'을 제외하면 정상적인 캐릭터가 없었다.

이진주는 태권도를 주로 사용하는 자칭 정의의 소녀로 컨셉이 잡힌 캐릭터다. 태권도를 쓴다고 하는데, 게임상 보면 태권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발차기를 주로 사용한다.

한국팀의 홍일점이자 자칭 정의의 사도 '이진주(May LEE)'의 모습

이진주는 밸런스 파괴를 가져온 캐릭터로 유명하다. 2001부터 2002(리메이크 포함)까지 짧은 기간 등장했지만, 그 사이 게이머들에게 새긴 충격은 대단했다. 진짜 보스 캐릭터는 이진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성능이 줄어들긴 했지만, 고수가 잡으면 강력한 캐릭터로 활약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 시리즈에서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있다.

 

■ 철권 – 태권도 사제 마스코트 ‘백두산과 화랑’
오래된 대전 게임 중 타격감이 살아있는 게임을 고르라고 한다면 ‘철권’시리즈일 것이다. 철권2부터 한국계 캐릭터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초의 한국계 캐릭터는 ‘백두산’이다. 이후 철권3부터 등장한 캐릭터가 ‘화랑’이다.

게임 '철권'의 '백두산' 모습

둘은 태권도를 사용하며 사제 관계로 설정돼있다. 게임상 기술들을 보면 주로 발을 사용하며, 비슷한 동작의 기술들도 존재한다. 현실에서 태권도가 격투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게임 속 백두산과 화랑은 괜찮은 성적을 낸다.

게임 '철권'의 '화랑' 모습

화려한 발차기를 사용하고 한국계 캐릭터라는 점 그리고 성능도 준수한 편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다.

 

■ 스트리트파이터 – 내가 바로 악녀 ‘한주리’
2009년 스트리트파이터4가 발매될 당시 혜성처럼 등장한 한국계 여성 캐릭터다. 이미 외모부터 ‘난 나쁜 캐릭터야’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악녀 컨셉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대사들이 남을 깔보는 뉘앙스를 많이 풍긴다. 놀라운 점은 이 악녀의 모델이 ‘손예진’이라는 점이다.

손예진을 모델로 만들었다는데 글쎄(...) / 손예진 사진, 연합뉴스=공감신문

역시나 태권도를 사용해서 도복 비슷한 바지를 입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이미지는 중국풍의 느낌이 많이 난다. 만두 모양의 머리 스타일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캡콤에서 한국인이라고 공식적으로 못을 박아둔 상태로 출시됐기에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발차기하는 일러스트만 봐도 악해보인다.

그래도 악녀로 등장해 꽤 큰 임팩트를 준 모양이다.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서도 계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포스팅을 마치며
세계는 바야흐로 ‘게임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만큼 한국계 캐릭터의 등장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대작도 예외는 아니다. 그 모든 게임에 등장하는 한국계 캐릭터들을 전부 포스팅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유명작 위주로 포스팅 했으니, 짧은 포스팅이지만 독자들도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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