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과거 피처폰 게임을 즐기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당시에는 정액제 요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하고 싶은 게임을 골라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한 번 게임을 받으면 최소 한 달 이상 즐기고는 했다. 받을 수 있는 게임 수가 한정돼 있어서 우리는 학급 내 유행하는 게임을 주로 즐겼다. 그리고 가장 즐거웠던 건 수업시간에 책상 밑에서 몰래 한 손으로 게임을 즐기던 이른바 ‘몰폰’이었다.

쉬는 시간에 교실은 그야말로 피처폰 게임방이었다. 지금 보면 별로 재미없어 보인다. 하지만 당시에는 친구들과 함께해 정말 재밌었다. 얼마나 플레이했으면 당시 친구들의 휴대폰 숫자 패드와 OK패드를 보면 코팅이 다 벗겨져 있었다. 지금 세대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당시에는 그랬다. 그때를 떠올리며 ‘학창시절 몰래 하던 추억의 피처폰 게임들’이란 주제를 선정했다. 그럼 함께 추억의 게임들을 만나러 가자.

 

■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던 미니게임들
- 미니게임천국 시리즈

미니게임 천국 시리즈 공식 포스터

기자가 접한 최초의 모바일 게임이다. 당시에는 각 반에 컬러액정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드물었다. 휴대폰 게임을 하는 친구들도 거의 없었다. 그랬던 당시 혜성처럼 등장한 모바일 게임의 선조가 바로 ‘미니게임천국1’이다.

미니게임천국1은 모바일 미니게임의 선조다. / 웹사이트 캡처

미니게임천국1은 미니게임 7개를 모아 놓은 형태로 추후 나오는 비슷한 종류의 게임의 시초다. 조작이 간단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좋았다. 아직도 ‘미니게임천국1’을 다운 받은 날 주변에 몰려든 친구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특히 ‘달려달려’ 종목이 인기가 많았다. 나중에는 점수로 매점 빵 내기를 해서 꽤 귀찮았던 기억이 있다(...)

미니게임천국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컴투스는 이후 시리즈로 게임을 발매했다. 게임 종류 추가, 랭킹시스템 도입, 다양한 캐릭터와 획득조건 추가 등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네 번째 시리즈까지는 피처폰으로 발매 됐고 다섯 번째 시리즈는 스마트폰용으로 발매 됐다.

- 슈퍼액션히어로 시리즈

슈퍼액션히어로 시리즈 포스터

2006년 첫 시리즈가 발매됐다. ‘모바일 미니게임’의 선조 미니게임천국을 제작한 컴투스가 만든 국민 게임 중 하나다. 당시 졸라맨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조작해 다양한 미니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게 목표인 게임이었다.

슈퍼액션히어로2 포스터 중 일부

게임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큰 이유는 구성하고 있는 미니게임도 재밌었지만, 주인공의 가면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추후 시리즈에서는 유저가 가면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취향에 맞는 가면을 제작해서 씌우는 것은 좋지만 능력치가 무작위라 반복해서 제작해야 하는 노가다성도 있었다.

다양한 가면 시스템이 매력적이다. / 웹사이트

인기가 좋아 세 번째 시리즈까지 발매됐다. 아쉽게도 ‘슈퍼액션히어로3’는 기자가 직접 플레이해본 기억이 없어 자세한 설명을 이어가기 힘들기에 생략하겠다. 혹시 세 번째 시리즈에 추억이 짙은 독자가 있다면 댓글을 통해 소통하면 좋겠다.

- 액션퍼즐패밀리 시리즈

액션퍼즐패밀리1 공식 포스터

피처폰 게임 하면 역시 컴투스인가 보다. 액션퍼즐패밀리도 컴투스에서 제작한 인기 시리즈 게임 중 하나다. 2007년에 첫 시리즈가 발매됐다. 기존 간단한 조작성을 가진 게임들에 비해 여러 키패드를 이용해 조금 더 난이도가 올라간 게임이다.

액션퍼즐패밀리 게임 장면 중 일부

기존 미니게임들이 캐릭터 중심의 방식이었다면, 액션퍼즐패밀리를 구성하는 게임은 퍼즐형식의 게임이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엄마의 3단 정리’라는 이름의 미니게임이다. 가로로 긴 막대를 움직여 일정 개수의 막대를 이으면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으로 ‘피버’라는 시스템이 있다. 연속 콤보를 해내 피버 게이지를 채우면 피버 모드에 돌입해 단시간에 많은 점수를 누적할 수 있었다.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받을 수 있다.

액션퍼즐패밀리가 그리운 독자에겐 희소식이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란 이름으로 아직 등록 돼 있다. 예전이 그립다면 다시 한번 다운받아서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 작은 액정 속 넓은 세계를 탐험하다. 피처폰 시절 ‘RPG’
요즘 젊은(?)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피처폰 게임 중에 RPG가 존재했다. 당시 우리는 작은 화면과 한정된 패드를 통해서 RPG게임 속을 탐험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 작은 액정을 몇 시간씩 바라보면서 게임을 했다는 게 웃겨 보인다. 하지만 당시에는 당연한 것이었다.

- 영웅서기 시리즈

영웅서기 시리즈 포스터

모바일 RPG 게임계의 대부 ‘영웅서기’. 당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피처폰용 RPG를 제작해 인기몰이를 한 게임이다. 데이터 사용이 황금처럼 귀했던 시대여서 대부분 컨텐츠가 싱글에 맞춰져 있다. 지금 양산되는 스마트폰 RPG처럼 목표 없이 강해지는 게 전부가 아니라 스토리가 중점인 게임이었다.

피처 게임은 RPG는 '스토리'에 중점을 많이 뒀다.

첫 번째 시리즈를 시작해서 ‘영웅서기5’까지 제작됐다. 이후 스마트폰용 ‘영웅서기 온라인’
이 3D그래픽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영웅서기 온라인은 ‘영웅서기’의 이름만 빌린 양산형 게임에 지나지 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임이다. 영웅서기 시리즈의 ‘흑역사’랄까.

영웅서기 온라인 / 공식 홍보물 중 일부

기자는 가장 대작으로 평가받는 시리즈는 ‘영웅서기2:빙해의 검사’라고 생각한다. 영웅서기1은 캐릭터별 직업이 정해져 있고 스토리도 각각이었다. 영웅서기2부터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경매장도 존재하고 강화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PK도 가능했고 길드도 존재했다. 모바일 RPG 기본 시스템을 정립한 게임이다.

시리즈 중 가장 명작은 영웅서기2가 아닐까 / 공식 일러스트

영웅서기 시리즈는 스토리를 공유하기 때문에 기존 시리즈의 인물들이 다음 시리즈에 많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1의 주인공 이안이 2에서 등장하고 나중에는 전설로 남는다거나, 2의 주인공 클레르가 다음 시리즈에서 늙어서 나와 도움을 준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아쉽게도 더 이상 영웅서기 시리즈는 발매 되지 않는다.

불후의 명작으로 거론되는 ‘영웅서기’ 시리즈. 아쉽게도 제작사 EA게임이 더 이상 제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미 기존의 제작진들도 다 흩어진 상태.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다시 플레이하고 싶은 게이머들은 영웅서기가 내장된 피처폰을 거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 제노니아

제노니아 시리즈 공식 포스터

피처폰 시절 제노니아 시리즈는 귀여운 그래픽과 반대로 시원한 타격감으로 인정받고 시작했다. 컴투스와 더불어 모바일 게임 제작사의 거물인 게임빌이 제작했다. 장수 작품답게 스토리도 무난하고 게임성도 괜찮았다.

제노니아3 플레이 모습

가장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은 제노니아3, 가장 망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은 제노니아5다. 기존 작품과 이어지지 않는 스토리와 너무 달라져버린 그래픽 등은 기존 제노니아 팬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현재 마켓에 제노니아4·5는 플레이 가능하다. 다만 예전의 향수를 느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노티아 시리즈

이노티아 시리즈 공식 포스터

이노티아 시리즈는 기존의 RPG형식과 매우 다르다. 주인공과 용병까지 해서 세 명의 캐릭터를 같이 조작해야 한다. 계속 세 캐릭터를 조작하는 건 아니고 한 명을 조작하면 나머지 두 명은 AI가 알아서 움직였다.

이노티아 시리즈는 총 3명의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다.

파티를 조작하는 게임답게 직업별 특징이 두드러져서 캐릭터 구성이 중요했다. 주인공은 해당 직업의 모든 스킬을 가지고 있었지만, 용병들은 스킬 구성이 무작위었다. 그래서 좋은 용병을 데리고 다니기 위해서는 노가다 혹은 지갑을 열어야 했다.

예나 지금이나 강해지려면 지갑을 열면 된다(...)

참신한 시도와 준수한 스토리와 게임성을 통해 순식간에 명작 반열에 올라간 이노티아. 현재 마켓에서 ‘이노티아 연대기4:베르켈의 암살자’를 즐길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이노티아3도 확인 가능했는데 아쉽게도 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 이상하게 계속하게 되는 타이쿤 시리즈
-붕어빵 타이쿤

붕어빵 타이쿤3 공식 포스터

모든 타이쿤 게임이 그렇겠지만 ‘붕어빵 타이쿤’도 단순하지만 바쁘고 이상하게 중독되는 게임이다. 말 그대로 붕어빵을 구워서 손님들에게 파는 게임이다. 손님별로 요구하는 양이 다르다. 붕어빵이 타거나 덜 익으면 손해 본다. 요구하는 게 충족되지 않으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 얼마나 고된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묘하게 중독되는 게임이라 나름 인기몰이를 한 게임이다. 현재 ‘돌아온 액션퍼즐패밀리’ 속 부속 게임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

- 짜요짜요 타이쿤

짜요짜요 타이쿤3 공식 포스터

말 그대로 우유를 짜고 팔아 농장을 키우는 게임이다. 기존 타이쿤 게임들과 다르게 복잡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젖소의 종류, 착유기의 종류, 우유 짜는 양, 우유통 교체, 우유 판매 등 할 게 너무 많았다. 늑대가 등장해 농장에 피해를 입히는데 게임 후반부로 넘어가 비싼 젖소를 샀는데 늑대가 나타나면 골치를 썩였다. 게임 초반부에는 느긋하게 우유를 짤 수 있지만, 후반부에 젖소가 늘어나고, 한 번에 짜내는 양도 많아지게 되면 지옥을 맛보게 된다. 참고로 우유를 너무 많이 짜도 안 되고 안 짜도 안 된다.

'짜요짜요 타이쿤'이 생각난다면 '짜요목장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 공식 홍부물 중 일부

현재 카카오 게임으로 ‘짜요목장 이야기’가 마켓에 있다. 제작사는 다르지만, 기존의 짜요짜요 시리즈를 계승하는 게임이다. 기억나면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 포스팅을 마치며
다양한 피처폰 게임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게임들로 추렸다. 개인적으로 더 다양한 게임을 다룰 수 없어 아쉽지만, 독자들에게 옛 좋은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게 도움을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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