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영문판 빅스비 시험버전, 소비자 기대 훨씬 못 미친다"

삼성전자가 빅스비의 영문판을 시험 버전으로 공개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감신문]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출시하며 음성인식 AI(인공지능) 비서 '빅스비(Bixby)'를 강조했다. 빅스비는 공개 당시 상당한 기대감을 모았으나, 영어 버전은 기술 부족을 이유로 갤럭시S8과 함께 출시하지 못했다.  

갤럭시S8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빅스비의 지원이 늦어지자 영어권 국가 소비자들의 반발이 계속됐고, 이에 삼성전자는 결국 시범서비스 형태로 영어 지원을 시작했다.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마침내 갤럭시S8에서 가장 중요한 음성서비스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매체는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공식 발표 전까지 수정 및 개선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는 지적이다. 

더 버지는 빅스비의 영문 시범 버전을 통해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매체에 따르면, 빅스비는 날씨를 알려달라거나 알람을 맞춰달라는 비교적 간단한 명령은 잘 알아들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누구냐", "엄마에게 잘 지내냐는 문자를 보내줘"라는 명령은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빅스비가 명령을 알아듣는 속도는 구글의 어시스턴트나 애플의 시리 등 다른 음성인식 AI비서 서비스와 비교해 한참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시간을 물어볼 경우, 빅스비는 시계 앱을 실행한 뒤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읽어준다는 것이다. 

더 버지는 이에 대해 "구글의 음성서비스와 비교하면 부끄러울 정도"라며,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처음 소개하며 강력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 무색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체는 빅스비의 사용자들이 겪은 개선사항을 삼성전자에 보내는 'Let's Improve' 버튼을 자주 누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빅스비는 갤럭시S8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전용 앱과 높은 호환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외부 앱, 검색엔진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때는 기능이 그리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버지는 빅스비에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더 많다는 평가를 내렸다.

더 버지는 빅스비에게 대통령이 누군지 묻자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더 버지 웹사이트 캡쳐]

한편,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8의 출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빅스비는 아직 걸음마단계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덜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하기보다 완성도를 높여 제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음성인식 AI비서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은 저마다 자사의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강력한 성능으로 무서운 경쟁자가 되리라 예상됐던 빅스비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자, 이런 예상이 빗나갔다고 미리 점치는 시선도 나온다. 

빅스비가 아직 시범단계라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정식 서비스 전까지 많은 부분을 개선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범단계라는 점 자체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당초 예고했던 정식 서비스 시점을 한참이나 지나친 상황이고, 이 시기에 다른 경쟁사들이 빅스비를 따돌린 채 앞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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