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 급감으로 멸종 위기 처해, '품종 보존' 노력 필요

과거 영국에서 농경용으로 사용되다 수요가 감소한 말 품종 '서퍽 펀치'가 비만인들의 승마 활동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공감신문] 영국에서 농경용으로 사용되던 '서퍽 펀치(Suffolk Punch)'라는 말 품종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영국의 '비만인'들이 서퍽 펀치를 찾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7일 이 소식을 전했다.

서퍽 펀치는 다리가 짧고 몸무게가 경주용 말보다 많이 나간다. 서퍽 펀치는 이러한 '튼튼한' 특성으로 인해 쟁기질을 하거나 수레를 끄는 등, 주로 농사에 이용돼 왔다. 그러나 농업기술의 발달로 수요가 줄면서, 이 품종 말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멸종의 위기에 처해있다. 

한편, 영국의 비만인들이 서퍽 펀치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과거처럼 농업에 활용하기보다는 말타기를 즐기기 위해서다.

서퍽 펀치 협회(SHS) 사무국장 재니 바비오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이 체중이 많이 나가는 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서퍽 펀치는 경주마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비만인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은 남성의 68%, 여성의 58%가 과체중 또는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바비오는 "(서퍽 펀치를)구입하는 사람들은 말 타는 것 자체를 즐기거나 말을 타면서 뭔가를 하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설명했다. 

서퍽 펀치는 해를 거듭해 개체수가 급감하며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서퍽 펀치가 농경용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재발견되며 수요가 오르고 있지만, 서퍽 펀치의 개체수 급감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왕세자의 후원을 받고 있는 희귀품종보호단체 RBST에 따르면, 현재 서퍽 펀치 암컷의 수는 73마리다. 이는 작년(133마리)보다 무려 45%나 급감한 개체수다. RBST 대표 톰 비스톤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영국 말이 급격히 줄고 있다"면서, "서퍽 펀치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RBST는 서퍽 펀치 보존을 위해 기금 모금 행사를 준비 중이다. 비스톤은 "서퍽 펀치를 보호하려는 것은 판다를 보호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미래에 석유가 모두 바닥이 날 때 우리는 다시 말을 이용해 뭔가를 끌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그는 종마(種馬) 한 마리의 DNA를 보존하려면 7000 파운드(1000만원 상당)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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