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불황으로 국내 중소형조선사가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분석을 통해 올해 들어 은행권의 중소조선사 대상 선수금환급보증(RG) 발행이 전체 실적의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RG는 선박이 계약대로 인도되지 못하면 발주사가 조선사에 낸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급해준다는 일종의 보증서다. 은행으로부터 RG가 발급돼야 수주계약이 성사될 수 있고, 조선사가 조업에 착수한다.

그러나 정유섭 의원에 따르면 17개 국책은행 및 시중은행이 올해 4월까지 조선사를 대상으로 신규 발행한 RG는 35건이다. 이는 1조4200억원 규모다. 이 중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 등 빅3 조선사에 전체 발행금액의 99.0%인 1조4059억원이 집중됐다.

반면, STX조선,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5개 중견조선사에 발행한 RG는 단 1건으로 66억원에 그쳤다. 소형조선사는 4건으로 75억원이었다.

정 의원은 은행들이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2015년 356건, 15조4883억원의 RG를 신규로 발행했지만, 지난해엔 127건, 3조3498억원으로 전년대비 금액기준 78.4%나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5년 말부터 시작된 조선업 불황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 의원은 이 같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은행들이 RG 발행을 꺼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실적은 2015년 대비 70%이상 감소될 전망이다. 특히 중소조선사는 90%이상 축소돼, 조선사들의 줄도산 위기까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조선업 불황 속에서도 RG발행을 주도하던 국책은행들이 올해는 시중은행보다 더 적게 발행해, 조선업 회생을 위한 정책금융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지방은행들이 소형조선사를 대상으로 RG 발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부산은행만 소형조선사를 대상으로 1건, 64억원을 발행했다고 전해졌다.

정 의원은 “중소조선사들에 비 올 때 우산 뺏는 은행들의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비 올 때 우산을 직접 씌어주는 강도 높은 금융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