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영화 속에서 우주는 주로 선망과 기회의 공간이며 공포를 느끼는 장소로 표현이 된다. 이런 감정을 우리는 ‘경외심’이라고 한다. 많은 우주SF영화의 경우 단순히 인류의 제2의 터전으로 묘사되지만, 일부 영화는 인류를 뗏목을 타고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로 표현한다. 혹은 미지의 생명체에 당하는 나약한 존재로 표현된다. 공감포스팅팀에서 ‘우주의 무서움’을 잘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을 몇 편 선정해 봤다.

※ 해당 포스트에는 영화 줄거리 일부 누설과 주관적인 견해가 섞여있습니다.

(선샤인, 이벤트호라이즌, 팬도럼, 마션,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 ‘선샤인’(2007), 인류를 위해 죽어가는 태양을 살린다.

영화 선샤인 공식 포스터

영화 선샤인은 2057년 죽어가는 태양을 살려 인류를 멸망의 위기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떠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인류는 지구의 남은 자원을 모아 우주선을 제작하고 맨하탄 크기의 핵폭탄을 제작한다. 인류의 목적은 거대한 핵폭탄을 태양에 터트려 태양을 되살리는 것이다.

태양을 살리기 위해 선택된 8명의 전문가들 / 영화 스틸컷

태양을 살리기 위해 출발한 ‘이카루스1’ 우주선과 대원들은 갑자기 연락이 끊기게 된다. 이후 인류는 지구의 모든 자원을 긁어모아 ‘이카루스2’ 우주선과 핵폭탄을 제작한다. 8명의 세계 최고 전문가들을 이카루스2에 탑승해 태양을 살리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태양 앞에서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 영화 스틸컷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인류의 존망이 어깨에 걸려 있는 주인공들의 책임감과 우주 앞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이다. 영화 안에서 초자연적 존재나 미지의 크리처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우주와 인간 우주선만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알 수 없는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

태양에 심취한 미친 인간이 등장한다. / 영화 스틸컷

인류의 모든 노력을 쏟은 우주선은 방열판이 없으면 단 5분도 태양을 버틸 수 없다. 잠시 방심해 노출되는 즉시 인간은 타서 먼지가 돼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같이 관측실에서 태양을 바라보는 인간 중 일부는 태양을 신격화하고 정신은 부서져 버린다. 그리고 희망을 짖밟아 버리려고하는데...

 

■ ‘이벤트호라이즌’(1997), 우주 속에는 지옥이 존재한다.

영화 이벤트호라이즌 공식 포스터

우주 관련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영화다. 1997년에 개봉한 오래된 영화다. 영화 속 우주를 탐하려던 인간들은 워프 항해기술을 개발한다. 하지만 이 기술이 지옥을 여는 열쇠임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워프 엔진 덕에 지옥의 문이 열렸다. / 영화 스틸컷

‘이벤트 호라이즌’은 우주선의 이름으로 워프기술을 실험하는 임무를 맡았다. 워프를 하는 순간 우주선을 실종돼버리고, 뜬금없이 7년 뒤 태양계 해왕성 부근에서 발견된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NASA에서 주인공들을 이벤트 호라이즌호로 보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태 파악 못 하고 있는 주인공 일행 / 영화 스틸컷

이벤트 호라이즌호에 도착한 주인공들이 본 광경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생존한 인간은 보이지 않고 보이는 건 시체뿐. 그야말로 생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타고 온 우주선이 파괴되고 주인공 일행은 환영에 시달리는 등 공포를 체험한다. 단순 우주선 고장인줄 알았던 일행은 패닉에 빠지고 드러나는 사악한 사실에 맞서나간다.

잔인한 장면이 많이 등장하니 성인만 볼 것 / 영화 스틸컷

사실 이 영화에서 ‘지옥’, ‘악마’ 등으로 표현되는 존재는 편의상 그렇게 부를 뿐 정체가 확실하지 않다. 다만 우주를 개척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가로막는 우주가 그려낸 원인을 알 수 없는 초현실적 현상들이다. 그 점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더 무섭게 만든다.

 

■ ‘팬도럼’(2009),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참담한 미래

영화 팬도럼 공식 포스터

영화 속에서 ‘팬도럼증후군’이라는 병이 등장한다. 밀폐된 우주선 안에서 계속 임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발병하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모든 희망과 이성을 잃고 임무를 포기하며, 극단적인 폭력성을 보이게 된다. 이 영화의 이름은 팬도럼 증후군에서 따왔다. 말 그대로 팬도럼 증후군에 걸린 한 명의 인간으로 인해 인류의 희망이 꺼질 위기까지 놓은 긴박한 순간을 그려냈다.

마지막 남은 인류의 희망 '엘리시움'호 /영화 스틸컷

영화의 배경은 2150년쯤으로 지구의 인구가 240억 명이 넘어 더 이상 살 수 없는 상황이다. 인간들은 인류의 보존을 위해 ‘엘리시움’이라는 우주선을 제작하고 노아의 방주처럼 지구 내 모든 생명의 근원을 태운다. 이후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향해 떠난다. 조종사들은 인공수면 상태에서 팀 단위로 교대로 일어나서 우주선을 관리한다. 하지만 주인공이 일어나보니 우주선은 식인 생명체가 인간을 사냥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있었다.

식인종들에 맞서는 주인공 일행 / 영화 스틸컷

언제 어디서 사냥 당할지 모르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주인공과 일행은 우주선을 되살리고, 최초 부여 받은 ‘인류 보존’이라는 임무를 위해 상황을 극복해 나간다.

 

■ ‘마션’(2015), 우주판 ‘인간vs자연’

영화 마션 공식 포스터

‘마션’은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로 화성에 홀로 남겨진 대원의 숨 막히는 생존기를 담은 영화다. 사실 위의 영화들에 비하면 마션의 주인공은 희망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에 가깝다. 남겨놓은 기지와 식량 등이 존재하고 박학다식한 주인공이라는 설정 때문이다.

화성에서 감자 키우는 주인공(...) / 영화 스틸컷

덕분에 주인공은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거나 화성에 몇 십 년 전에 보내진 로봇을 이용해 NASA와 직접 통신을 하는 등 ‘베어그릴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실패하는 장면들도 보여주지만, 이미 관객들은 그가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걸 다 알고 있다. 사실 기자는 보는 내내 이 영화는 우주판 ‘인간vs자연’이 아닐까 생각했다. 부단되지 않는 우주 생존 영화를 보고 싶다면 마션을 추천한다.

 

■ ‘그래비티’(2013), 주인공의 지구 생환기(feat.우주쓰레기)

영화 그래비티 공식 포스터

그래비티는 우주판 ‘인간vs자연’이라고 비유한 마션에 비하면 훨씬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는 영화다. 줄거리로 정말 단순하다. 우주쓰레기로 인해 미아가 된 주인공이 극적으로 생존해 우주로 귀환하는 이야기다.

식은땀 나게 만드는 숨막히는 장면들이 특징이다. / 영화 스틸컷

대신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 연출 하나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영화다. 이 영화가 호평을 받은 이유로 실제 우주선과 장비들을 거의 오류 없이 잘 고증했다는 점이다. 일반인인 우리가 보면 잘 모르겠지만, 실제 사실들을 바탕으로 그려냈기 때문에 연출만으로 우리 맘을 사로잡지 않았을까.

 

■ ‘인터스텔라’(2014),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영화 인터스텔라 공식 포스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으로 국내 누적 관람객 수 1000만을 달성한 대작 영화다. 유명한 만큼 실제 고증을 가지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지만, 단순히 영화만으로 바라보면 왜 대작이라고 불리는 지 알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우주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단순 이과 전공생이 고증 운운하는 모습을 보았다. SF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틈만 나면 모래 폭풍이 부는 미래 지구 / 영화 스틸컷

영화의 배경에서 지구는 황폐해져 더 이상 인간이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나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을 그렸다.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판단되는 몇 개의 행성들 안에서 겪는 모습들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시각적인 볼거리가 굉장히 많다. / 영화 스틸컷 및 포스터 일부

온통 물로 뒤덮여 있는 행성에서 산처럼 거대한 해일을 맞는 장면, 얼음밖에 없는 행성의 풍경,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장면 등 시각적으로 볼만한 요소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영화 속 등장 비중이 높은 사각형 모양의 로봇은 CG가 아니라고 한다.

시간을 초월하는 아버지의 사랑(?!) / 영화 포스터 중 일부

사랑과 부성애가 잘 드러나는 휴머니즘적 요소들도 보인다. 형용하기 힘든 추상적인 개념들을 장면으로 풀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현재 우리의 기준으로 간섭할 수 없는 시간을 역행해 딸에게 도달하는 장면은 기자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다. 물론 독자들마다 다르겠지만.

 

■ 포스팅을 마치며
점점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여름하면 공포영화지만 이번에는 우주 관련 영화를 추천하고 싶었다. 공포영화와는 다른 극한의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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