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인류의 역사가 긴 만큼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이 부분은 대표적으로 전설을 통해 전해내려오고 있다. 사람들은 역사와 다른 매력으로 전설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들 이야기의 배경이 된 전설 속 도시들에도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존재 여부 조차 명확하지 않았던 도시들이 현대에 들어 고고학 조사를 통해 유물이 발견되며 실존했던 도시임이 밝혀지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공감포스팅팀이 과거 전설로 여겨졌으나 실제로 존재했던 도시들을 소개한다. 

 

■ 유일한 잉카제국의 유적 <마추픽추>

'늙은 봉우리'란 뜻을 가진 도시 마추픽추는 해발 약 2437m에 위치한 페루의 옛 잉카 제국 도시유적이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 도시는 산 아래에서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해 ‘잃어버린 도시’ 혹은 ‘공중도시’라고 불린다. 

마추픽추는 험준한 고산지대에서 번성한 도시다. 과거 잉카인들이 지녔던 놀라운 기술력이 집약된 도시로 특히 돌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 20톤 이상의 돌을 바위산에서 잘라내 수십 ㎞ 떨어진 산 위로 날라서 신전과 집을 지었다. 면도날도 들어갈 틈 없이 정교하게 쌓은 모습은 신기(神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남미를 대표하는 제국이었던 잉카제국 이렇게 놀라운 기술력을 지녔음에도 16세기 스페인의 침략으로 허망하게 무너진다. 당시 잉카제국을 침략한 스페인 원정군은 마추픽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대부분 믿지 않았다. 이 덕분에 마추픽추는 잉카제국 멸망 후 다시 발견될 때까지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실제로 1911년 미국의 고고학자 하이럼 빙엄에 의해 발견됐을 때 수풀에 묻혀 있던 폐허의 도시 상태였다. 산 아래에서는 볼 수 없던 공중도시였던 만큼 오랫동안 남미 대륙을 휩쓴 탐욕스런 발길에도 훼손당하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을 수 있었다.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1년에 40만명이 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유일한 잉카의 유적인 만큼 이 곳을 찾는 다면 훼손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겠다. 

 

■ 2000년간 세계의 중심이었던 <바빌론>

바빌론은 현재 이라크가 자리하고 있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위치했던 고대도시다. 기원전 626년경 아시리아가 멸망하면서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나라를 세우며 수도로 정했던 곳이 바빌론이다. 

바빌론은 인류 문명이 시작된 2000년간 세계의 중심으로 통했던 도시다. 세계의 중심이 됐던 데에는 바빌론의 지배자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힘이 컸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바빌론이 세계의 중심임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기술력을 동원해 여러 건축물을 지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게 ‘바빌론의 공중정원’이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고향의 풍경을 그리워하며 향수병을 앓았던 아내 아미타스를 위해 그녀의 고향인 메디아 왕국(현 이란 북부지역)에서 200여 종의 식물들을 모아 바빌론까지 무려 500km나 되는 거리를 통해 운반해 온다. 

하지만 바빌론은 사막밖에 없어 이들 식물이 자라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에 네부카드네자르2세는 왕비를 위해 거대한 크기의 정원을 만들게 된다. 당시의 기술로 사막 한 가운데에 수로를 건설하고 물을 끌어올린 기술은 아직까지도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남아있다.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오리엔탈 연구소 스테파니 댈리 박사의 연구를 통해 실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바빌론이 아니라 옆 나라인 아시리아에 건설됐다는 주장도 함께 나오고 있다. 댈리 박사에 따르면 공중정원의 실제 위치는 바빌론이 아닌 이웃한 니네베 지역(현 이라크 북부)이라는 것. 

한편, 약 100년 전만 해도 바빌론은 성경 속에 등장하는 전설의 도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독일 고고학자 로버트 콜드웨이가 14년간 바벨론의 유적을 발굴하면서 실존했음이 밝혀졌다. 

■ 철저한 바라문교 양식의 사원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며 문화유적지다. 세계 최대 규모 사원으로 왕조의 사원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앙코르와트는 12세기 크메르 제국의 수리야바르만 2세에 의해 지어진 왕조를 위한 사원이다. 본래 비슈누신을 봉헌하는 바라문교 사원이었으나 현재는 불교 양식의 사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여행 작가나 관광객들에 의해 잘못 알려진 것이다. 

앙코르와트는 결코 불교 사원이 아니다. 크메르왕국이 무너진 이후 불교 신자들이 무리를 이뤄 바라문교의 신상을 파괴하고 불상을 모셨다. 그 유물이 지금까지 남아 불교 사원으로 잘 못 알려진 것이다. 실제로 건물 양식, 건물 장식 등에서 철저한 바라문교 사원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이런 앙코르와트는 오랜 시간 밀림 속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크메르 제국이 13세기부터 쇠망하기 시작하다 15세기 경 완전히 명망하면서 밀림으로 덮이게 되는 것. 그러다 1861년 표보내집을 위해 앙코르와트 지역 밀림을 들른 프랑스 박물학자가 발견하게 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후 앙코르와트는 1992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그러나 이미 전쟁과 약탈로 중요 유물이 소실되고, 전체 유적지 70%가 복구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된 상태였다. 현재까지도 근처 왕궁에 있던 유물 약 1000점이 도난·파괴되는 등 유적지 훼손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 화산 폭발로 없어진 도시 <폼페이>

폼페이는 이탈리아 나폴리 부근에 위치한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였다. 본래 로마 귀족들이 자주 찾는 휴양지였지만 매우 번성했던 도시였다. 

하지만 서기 79년 8월 24일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인해 단 18시간 만에 도시가 사라졌다. 이날 하늘에서 쏟아진 뜨거운 화산재는 수백억톤에 달했다. 폼페이 전체 시가지를 2~3m 두께로 뒤덮을 만한 화산재였다. 이 화산 폭발로 대부분의 집들이 무너지고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폼페이의 존재는 잊혀 지다가 1599년 해당 지역 수로 건설을 위해 땅을 파다가 폼페이 유적을 발견하게 된다. 1748년부터 본격적으로 폼페이 유적 발굴이 시작되면서 당시 마리나 문, 아폴로 신전, 광장, 목욕탕, 원형 극장 등이 세상 빛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폼페이 유적 발굴은 3분의 2 정도 진행된 단계로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로마 전성기 시절의 유물과 유적이 발굴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지만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와 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과 '폼페이 복원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문 복원 기술은 독일, 고고학과 역사적 고증은 이탈리아, 지리와 환경 자문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팀이 맡고 있다. 

 

■ 비운의 스토리를 담은 도시 <트로이>

고대 그리스 시대 가장 유명했던 서사문학은 호메로스가 쓴 것으로 알려진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다. 이들 소설의 주 배경이 됐던 트로이에 대해 많은 이들은 관심을 보였다. 환상과 같은 이야기가 담긴 도시였기 때문이다. 

트로이군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전리품이었던 패전군의 배와 무기로 만들어진 트로이목마를 비롯해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전쟁 이야기는 트로이를 더욱 더 신화처럼 만들었다. 여기에 그리스 조각상처럼 생긴 배우들이 등장한 영화 <트로이>는 이 도시를 더욱 환상처럼 만들었다.  

하지만 환상, 신화인줄 알았던 트로이는 실존했던 도시국가였다. 18세기까지만 해도 트로이는 호메로스가 상상해 낸 도시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트로이가 실존한다고 믿고 있던 고고학자인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 실제로 존재했음이 확인됐다. 슐리만은 호메로스의 이야기를 토대로 평생을 연구한 끝에 트로이 유적을 발견하게 된다.  

슐리만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트로이는 몇 차례 파괴된 후 몇 번씩 다시 재건된 도시국가였다. 수많은 전쟁을 비롯해 잦은 지진 등으로 인해 수없이 파괴됐던 비운의 스토리를 담은 도시였다는 사실이 슐리만에 의해 밝혀지게 됐다. 

이 같이 트로이의 존재는 끈질기게 유물을 찾고자 했던 한 고고학자에 의해 전설에서 역사로 바뀌게 됐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오늘날의 전설이라고 해서 그것이 미래에도 전설로만 남아있으리란 법은 없다. 

아직도 유적의 발굴을 통해 아직도 언제 발굴될지 모르는 고대도시는 많이 남아 있다. 아서왕 전설 속에 등장하는 '카멜롯', 전설의 지상낙원으로 알려진 '아틀란티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언젠가 이와 같은 전설의 도시들이 역사로 바뀌는 날이 머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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