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실패한 자에게 제2, 제3의 재기의 기회를 보장해 줘야...

능력과 자질을 가졌어도 한번 망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는 나라 대한민국...!
지금 이순간도 제2의 인생을 꿈꾸어 보지만 그들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좌절과 한숨 뿐...

[공감신문]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가진 한 사람을 만났다. 일정한 직업도 일정한 주거도 없는 그냥 노인 아닌 노인으로 전략한 A씨,... 그는 한때 국내 4대그룹에 속하는 한 회사에서 중견 엘리트로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는 뜻하는 봐가 있어 자신이 가진 능력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 창업한 회사는 잘 굴러 갔다.

그리고 그는 혹독한 IMF를 견뎌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어느 정도 회사가 다시 괘도에 설 무렵 아! 불사... ‘사기’에 걸렸다. 아니 사기라기보다는 ‘절도’를 당했다는 말이 더 옳을 것이다.

여기서 A씨의 근황을 잠깐 스케치 해 본다.

“내 잘못이었어요. 나는 그 사람을 믿었기에... 아니 그 전에...(한참 있다가...)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책상위에 둔 것이 잘못이지요. (숨을 몰아쉬며 휴~) 그 사람을 원망하기 전에 나부터 원망 했어요.”

▶다시 생각하고 싶진 않겠지만... 그때심정을 이야기 좀 해 줄 수 있을까요?
“네... 죽고 싶었지요. 죽으려고 대관령 고개에서 자살을 시도 한 적도 있어요. 낌새를 차린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회수는 들어오지? 채권자들이 몰려와서 온 몸을 집어 뜯고 난리가 아니었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오금이 저려요.”

▶사기/절도범은 잡았나요?
“잡고 말고 할 것도 없었어요. 내가 참 좋아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배우자 B씨 엇으니까요? 지금도 그분은 자신의 배우자가 그런 짓을 한 줄도 모르고 있어요. 

▶아니? 왜요? 얼른 납득이 안 가는데요?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 질것만 같다. 억지로 참는 모습이 안쓰럽기 까지 하다.) 그렇죠? 나는 망하고 5년이란 세월을 잠수를 탔죠. 이런 사실을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몇 안돼요. 그분은 참 세상을 어렵게 살아왔고 겨우 행복을 찾는 순간이었거든요? 다시 말하면 왜? 알리지 않았냐고 묻겠지만 그분은 평생 너무 착하게 살아오셨고 지금도 팔십이 되었지만 그 착한 심성에 스크래치를 내고 싶지 않았어요. 이왕 망한 건망한 거잖아요. 이것이 내 심정입니다. 암튼 그 일이 있은 후 피를 나눈 형제도 나에게는 없었어요. 그냥 죽일 놈 취급하고 남보다 더한 짓을 해대더군요. 그때 상처는 지울 수가 없을 뿐 아니라 내 가족도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말로 어떻게 표현 하겠습니까? 그것 때문에 아직도 가족 품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세상을 방황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 사정이라면 ‘법’의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잖아요. 예컨대 ‘파산’이라든가? 아니면 ‘회생’ 등 구제 할 수 있는 제도가 많잖아요?
“(깊은 한숨을 쉰다.)많죠? 있죠? ‘내가 가진 조그마한 능력이라도... 이 능력이 시간이 지나가면 더 이상 써먹지도 못하고 버려 지겠다.’ 싶어 유명 변호사에 의뢰해서 법의 도움을 받았지요.”

▶변호사 비용이 만만찮다고 들렀는데...? 그리고 그 정도면 변호사비용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렇지요. 쉽지 않고말고요. 나에게는 넘을 수 없는 큰 산이었죠. 변호사도 돈 없는 놈은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사회 이곳저곳 없는 놈은 그냥 죽어야 하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나라 현실이거든요. 보세요. 내 생활 요?  어쨌든 그 당시 나에게는 일원 한 푼 없었지요. 그런데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형제도 외면한 나에게 친구가 한명 있었어요. 그 친구의 이름은 밝힐 수는 없고요.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와서 술 한 잔 하자고해서 따라갔더니만 ‘이보게 자네 법의도움을 받아보게’ .... ‘비용은 내가 줌세. 자네 능력이 아깝지 않는가?’ 하는 겁니다. 나는 울었지요. 아주 소리 내서 술집이 터져나가도록 엉엉하고 울었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난 그 친구가 그렇게 마음이 깊은 줄 몰랐어요. 그렇게 서러운 것이 내가 망했다고 피를 나눈 형제들도 나를 짓밟았거든요. 아무튼 실컷 울고는 나는 친구에게 말했어요. 고맙네! 친구... 하지만 비용이 한두 푼이 아니네. 생각보다 더 많이 들 수가 있어. 말이라도 정말 고맙네!”

<사진 한국금융피해자협회제공>

▶정말 감동적이군요. 그 친구 분은 뭐라고 하셨나요?
“(한참 눈을 감고 하늘을 보다...) ‘괜찮네! 이 사람아. 내가 중요 한 것은 사람이지 돈이 아닐세...’ 이 말을 듣는 순간 난 또 한 번 펑펑 울었습니다. -중략- 나는 그 친구의 도움을 받아 회사 부도 10년이 지나서야 대한민국 법원에 ‘개인파산’신청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상 한 것이 1년이 넘도록 심의를 하지 않는 겁니다. 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변호사와 법원에 알아봐도 그냥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 왔어요. -중략- 어느 날 법원에서 파산관재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관재인 선임비용으로 2백만 원을 납부하라는 명령을 했어요. 

▶난감 하셨겠네요?
“(햐~) 난감 했지요. 안하면 그냥 기각이거든요. 그동안 내가 알바를 해서 안 먹고 안자며 모은 돈을 털어서 관재인 비용으로 법원에 납부를 했지요. 참! 난감하기가 그지없었습니다.

-중략-

▶결관 어떻게 됐습니까? 파산과 면책은 되셨나요?
“대법원까지 다투었지요. 변호사비용만 엄청 들었고요. 1심을 기준으로 2심은 1심의 1.5배, 대법원은 2심의 1.5배의 변호사비용을 지불 했거든요. 그런데 꽝이었어요.

▶아니! 왜요?
“파산관재인의 악의적이고 편파적인 조사 때문이지요. 나도 모르는 엉뚱한 사람의 범행을 내 조서에 끼워 넣어 범죄자로 만들어 놨어요? 나는 법원에서 그 사실을 알고 난리를 피웠지요. 그런데도 그 관재인은 사과도 없이 수정해서 자료를 제출하고는 도리어 ‘괘씸죄로 면책을 불허 한다.’고 법원에 보고하는 바람에 난 파산자 상태로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살고 있어요. 사실 그놈을 x이고 싶죠. 지금도 마찬가집니다. 내 인생 길을 막은 사람이거든요. 순간 머리에 스쳐가는 것이 하나 있었어요. ‘부러진 화살’ 요.”

<사진 한국금융피해자협회제공>

이야기 하는 중에도 A씨는 내내 옛일을 회상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능력을 썩혀가며 파산자라는 주홍글씨를 이마에 새긴 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억울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B는 A씨가 없는 틈을 노려 법인 카드를 홈쳤고 B는 그것을 흥청망청 긁어 댔다.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 A씨는 낌새가 이상해서 지갑을 살펴보니 법인카드가 없어 진 것을 확인하고 분실신고를 냈다. 그런 사이 수개월이 흘렀고 B는 몰래 회사가 위치한 빌딩으로 와서 카드결제 청구서 3개월씩이나 회사의 우편함에서 가져가는 등 전혀 알 수 없도록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사업은 신용이다. 신용이 생명인 회사가 그것으로 인해 한방에 무너진 것이다.

한편 A씨는 “우리나라 법원은 망한(실패)자를 무조건 나쁜 인간이나 사회적 잉여인간이나 투명인간으로 취급하지 말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는데도 작금의 대한민국 도산법원은 한번 실패자를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작금은 비록 파산관재인의 선임비용이 많이 낮아져 신청인의 부담을 줄여 주고는 있지만 도산법원이 임명한 파산관재인 그리고 그들과 같이 일하는 사무원들의 행패적인 행태는 마치 파산 신청자나 회생신청자를 사람 같지 보지 않는 모양이다. 라고 꼬집기도 한다. 그러기에 그들은 이해 할 수도 없는 수십 년이 지난 자료와 가족들의 자료를 요구하고 있어 더 그렇게 느낀다고 말한다. 이런 행태는 살인적인 법원의 횡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법원이 변해야 합니다. 그래서 파산관재인이나 회생위원 그리고 그들 밑에서 밥 얻어먹고 사는 사무원들이 고객(신청인)을 대하는 방식을 고치지 않은 한 이 나라에는 한번 실패자들의 재기는 어려울 것이며 재기를 꿈꾸고 있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도 그들과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제2의 인생의 꿈을 안고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도덕적 해이’니 ‘사해 행위’니 ‘설명의무 위반’ 이니 등으로 무차별적 자료요청 공격을 해대고 있습니다.”

어쨌든 망한 건 잘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양심적인 사람은 부끄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실패에 대해서 자신이 느낀 점을 말했다. “대략 망(실패)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면 이유가 있어요. 그것은 그들이 대체로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데에 이유가 있습니다. 또 그들은 사람을 대할 때 부정적이거나 또한 파트너로 생각하기 보다는 치고 빠지는(?) 상대로 먼저 스캔하고 접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창업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인가 보다. 사람으로 인한 실패의 두려움과 법원의 보수화로 실패한번이면인생이 끝장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정이야 어쨌든 창업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두려움은 모든 일이나 자신에게 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법원)는 실패자에게 제2, 제3의 재기를 보장 해 줘야 한다. 다만 요즘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도박이나 인터넷게임, 주식 등으로 진 빛까지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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