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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갑론을박, 성차별적 용어 ‘김여사’

[공감신문] 지난 2012년 4월,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여학생을 들이받는 내용의 블랙박스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가 됐었다.

'운동장 김여사'라 알려진 사건의 블랙박스 영상. [유튜브 영상 캡쳐]

영상 속 운전자는 학생을 친 채로 놀라 비명을 지른다. 사고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는지 원활한 대처를 하지 못한 채 10여 초 동안 계속해서 비명만 지르는데, 오히려 조수석에 타 있던 사람이 먼저 내려 다급하게 후진하라는 말을 한다.

당시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사에 달린 댓글들.

위 사례는 ‘운동장 김여사’라 불리며 온갖 매체를 통해 퍼져나갔고,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이들이 답답해하거나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최근 다양한 블랙박스 사고 영상들 속의 운전자가 여성운전자임이 잇달아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이 ‘김여사’라는 성차별적 멸칭을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해외에도 여성 운전자를 비하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해외 커뮤니티 웹사이트 캡쳐]

‘김여사’는 운전 실력이 미흡하거나, 비상식적 운전으로 사고를 유발하는 일부 여성운전자를 비하하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운전대를 잡은 여성 모두를 싸잡아 ‘김여사’라 비난하는 이들도 있어 양성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기자와 최근 만난 한 운전자(남성)는 운전 경력이 4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그는 ‘김여사’에 대해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동안 살면서 운전 잘 하는 여자는 한 번도 못 봤다”며, “위험하기도 하고 답답해서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운전 미숙자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어느나라에도 있다. [해외 커뮤니티 웹사이트 캡쳐]

그는 이어 “경험이 적은 것은 이해하지만, 사고를 내 놓고 적반하장의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면서 여성운전자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말로 그의 말처럼 여성들의 운전 실력이 남성에 비해 떨어질까?

 

■ 교통사고는 남성들이 더 많이 낸다

다소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2013년 통계자료를 보면 교통사고 제1당사자(사고 책임이 가장 큰 운전자)는 남성이 약 66%, 여성이 약 26%라고 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남성보다 여성이 교통사고를 내는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혹자는 남성 운전자가 여성 운전자보다 더 많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같은 해 운전면허시험관리단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남녀 운전면허소지자는 약 6대4 비율이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어도, 그 차이가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여성운전자를 ‘답답하다’거나 ‘미숙하다’고 여기는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교통사고를 더 많이 유발하고, 여성이 비교적 안전한 운전을 한다는 점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시사하고 있다.

 

■ 물론 몇몇 무개념 ‘김여사’들은 실재한다

기자가 다소 여성운전자들만을 감싸고 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그래서 답답함이 느껴졌다면 사과한다. 반대로, 운전실력이 미흡한 여성분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 이번 항목은 현실 속에 실재하는 무개념 ‘김여사’들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이말년_웹툰에_문화컬쳐를_받은_허영만_화백.jpg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기자는 몇 년 전 운전을 하다가 ‘문화컬쳐’급 ‘충격쇼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자동차 전용 도로 위에서의 일이다.

이렇게 정·주차 중일 때도 책을 읽지는 말자. 물론 주행 중일 때는 말할 필요도 없겠다.

한 차량이 뻥 뚫린 도로 위에서 다소 기묘하게 주행 중인 것을 목격했는데, 옆에서 보니 선글라스를 낀 아주머니가 핸들 위에 책을 올려놓고 읽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검지손가락으로 책을 짚어가며 말이다!

이것이 상당한 충격이었는데,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주변에 이 얘기를 하자 너도 나도 비슷한 사례를 들려줬다는 사실이었다.

김여사는 분명 현실세계에 존재한다. 이 점은 굳이 통계를 꺼내들 필요도 없이, 수많은 이들이 체감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여성 운전자들도 운전 도중 종종 무개념 여성 운전자와 맞닥뜨려본 일이 있을 테니 말이다.

 

■ 공간지각능력은 후천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김여사’를 운운하는 남성들은 종종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간지각능력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예로 들며 불평하곤 한다.

공간지각능력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졌다.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간지각능력이 성별에 의한 차이 보다 환경적·후천적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게시된 적도 있다. 이어 캐나다 토론토대학도 여성이 10시간만 액션게임을 해도 남녀 간의 공간지각능력 차이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에 참여한 징 펭(Jing Feng) 박사는 “여러 사물의 상하·좌우·전후 관계를 파악하는데 평균적으로 남성들이 더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그러나 여성들이 10시간 동안 비디오게임을 한 결과 공간지각능력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3D 게임을 자주 하면 사물의 상하·좌우·전후 관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여보, 게임기 사줄까? [마인크래프트 게임 장면 캡쳐]

또한 박사는 “비디오게임은 공간지각능력을 필요로 하는 전문영역에 더 많은 여성들이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엔지니어링이나 수학 등 분야에서 성비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에 운전이 미흡한 여성이 있다면 액션게임을 권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한 여성 중 자신의 운전 실력이 미숙하다고 느낀다면 시도해봄직한 방법이다.

 

■ 김여사 목격담, 정말 모두 여성일까?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종종 ‘김여사’라는 단어가 쓰인 글이 게시된다. 그리고 이런 게시글에는 보통 사진, 또는 블랙박스 영상이 첨부돼 있다.

'김여사'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정말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이 나오는데, 그 중 정말로 운전자가 여성인지 확인할 수 없는 이미지도 많다. [구글 이미지 검색 캡쳐]

그런 사진이나 블랙박스 영상 중에는 물론 운전자가 여성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운전자가 여성인지 확인할 수 없는 영상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운전자가 정말 여성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 댓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루에도 몇 건씩 ‘김여사’를 비판하는 게시글은 올라오지만, 그 중 운전자가 여성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글은 생각보다 적다.

명백하지 않은 사례에 여성운전자의 책임을 들먹이며 비하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태도라 볼 수 있다.

 

■ 일부는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 그러나…

김여사는 분명 현실세계에 존재한다. 이 점은 통계가 아닌 수많은 이들의 체감으로 알 수 있다.

서로 차를 부딪혀서 즐거운 건 놀이공원에서만 해당한다.

실제로 운전면허 취득시험이 간소화됐던 당시 운전이 미숙한 이들이 도로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운전면허 취득시험 절차를 다시 원상 복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자극적 이슈를 다루길 좋아하는 언론들은 종종 여성운전자의 운전 미숙 등으로 인한 사고 소식을 전하고 있다. 편견과 양성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 운전자 중 운전실력이 뛰어난 경우도 많다. 기자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운전 실력이 크게 미흡하거나, 비상식적 운전으로 주위에 큰 피해를 입힌다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단지 ‘여성’이라서, 운전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멸칭을 들어야 한다는 건 조금 너무한 처사 아닌가 싶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에, ‘김여사’를 둘러싼 논란에도 적용될 수 있겠다. ‘일부’는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

상당수 운전자들 사이에서 ‘여성운전자=김여사’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점으로 보인다. 그리고 양성이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크든 작든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김여사’에 대한 편견과 함께 를 없애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 모두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덮어놓고 김여사라 지칭하는 태도를 지양해야겠다. 기자도 안다. 분명 상식 밖의 운전 실력을 지닌 도로 위의 시한폭탄들은 존재하며, 이들 중 여성들도 상당하다는 것을.

아무리 가치관이 달라도, 남성이나 여성을 일방적으로 비하하는 태도는 결코 옳은 태도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여성 운전자들을 하나로 묶어 ‘운전을 못 한다’고 비방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성차별주의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심지어 ‘좌회전 김여사’라 불리며 매스컴에 보도됐다가 훗날 운전자가 남성이었음이 밝혀진 경우도 있으니, 비난할 만한 것은 비난하되 정확하지 않을 경우에도 여성이리라 지레짐작하는 태도는 없어야 하겠다.

두 번째, 운전에 미숙하다고 스스로 느끼는 경우에는, 남성이건 여성이건 본인의 운전 미숙을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차라리 양말 신고 운전을 해라… 제발…

지난 2014년에는 하이힐을 신고 운전을 하다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운전 ‘도중’ 화장을 하거나 고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런 사건들은 모두 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운전대를 잡을 때는 운전에만 집중하자. ‘김여사’ 논란의 초점을 ‘성차별’에만 맞추지 말고, 운전 미숙자가 스스로의 운전 능력을 점검해 봐야 하겠다.

이밖에도 우리 언론매체들 역시 ‘김여사’란 단어에만 집중하고 사고의 정황보다는 사고 유발자의 성별에만 주목하는 태도를 삼가야 하겠다. 이는 여성운전자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는 좋지 못한 태도다.

초보 운전자는 배려를 '받는' 거지 당연한 걸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운전을 배워나가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남녀를 떠나 도로 위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방어운전 문화의 정착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운전석에 앉는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겠다. 기자도 그런 노력에 동참할 것을 구독자 여러분께 약속하겠다. 그럼, 오늘도 안전운전하시길, 도로 위에서 늘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란다.

 

■ 도로 위의 내 모습은? 자가진단 해보기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을 막론하고, 만약 아래 항목 중 두 개 이상 해당된다면… 진지하게 조언하는데, 운전대를 잡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자.

▲ 운전에 대한 일말의 경각심도 없다

전후좌우 다 살피자. 앞만 보는 건 운전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달리는 것일 뿐이다. [유튜브 영상 캡쳐]

▲ 원래 운전을 할 때는 오로지 앞만 보는 거다

▲ 다른 차 따위는 중요치 않다, 내 진로만 신경쓰면 장땡이다

언덕에 주차할 때 사이드 브레이크 깜빡하면 정말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 언덕에 차를 잠깐 세울 때도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는다

▲ 사고가 나면 일단 문부터 걸어 잠그고 숨는다

▲ 갓길은 원래 차를 세우라고 있는 거다

(절레절레) 모르는 걸 물어보는 건 창피한 게 아니다. 누구한테든 물어보자. [tvN SNL코리아 방송 장면]

▲ 이것은 유턴 버튼이다

▲ 깜빡이는 옆 차선에 진입하면서 켜는 거다

장식용이 아니다, 운전 전에 잘 보이게끔 위치조정은 필수.

▲ 사이드 미러, 룸 미러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 누가 내 앞에 끼어드는 게 싫어서 앞 차에 바짝 붙어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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