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보신용 곰 사육 이미 불법화, 내국인‧외국인 수요 여전

베트남은 몸보신이나 질병 치료용으로 곰, 호랑이, 코뿔소 등 야생동물의 밀매가 끊이질 않으며, 전통 시장에 가면 개고기를 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공감신문] 베트남의 몸보신 문화로 야생동물의 밀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제 동물보호와 환경단체들이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나섰다. 

동물보호 비정부기구(NGO)인 애니멀스 아시아는 20일 베트남 정부와 함께 ‘쓸개즙(담즙) 채취를 위한 곰 사육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19일 애니멀스 아시아와 베트남 산림청은 베트남 전역의 430여 개 곰 사육농장에서 약 1000마리 곰을 구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베트남은 지난 1992년 이미 곰 쓸개즙을 건강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신용 곰 사육을 불법화한 바 있다.

불법 사육되는 곰의 수는 2005년 4000여마리와 비교하면 현재 많이 줄었다. 하지만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의 수요가 여전해 곰을 포획, 사육하는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정부와 애니멀스 아시아는 불법 사육되는 곰들을 단계적으로 동물보호 구역으로 이주시킬 예정이다. 2008년 베트남 북부 빈푹 성의 땀 다오 지역에서 곰 보호구역이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불법 사육농장의 곰 186마리가 구조된 바 있다.

하지만 불법 사육 곰의 실태 파악과 구조, 곰 보호구역 추가 설치 등에 드는 비용 2000만달러(22억원)의 조달이 관건이다.

질 로빈스 애니멀 아시아 대표는 “이번에 베트남 정부와 MOU를 맺은 것을 계기로 잔인한 곰 쓸개즙 채취를 막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베트남 북부 빈푹성에 있는 곰 보호구역이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불법 사육농장의 곰 186마리가 구조된 바 있다. 베트남 북부 빈푹 성에 있는 곰 구조센터 [연합뉴스=공감신문]

작년 하반기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은 베트남 정부에 적극적인 야생동물 밀매 단속을 요구하는 국체청원 운동을 벌였다.

‘야생돌물을 위한 연대’ 회장인 영국 윌리엄 왕세손 또한 작년 11월 야생동물 국제콘포런스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밀렵 근절을 촉구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베트남 중부 응에안 성의 한 냉동창고에서 몸무게 100~150㎏짜리 호랑이 5마리 발견됐으며 하노이 국제공항에서는 코뿔소 뿔 밀반입이 적발되는 등 야생동물 밀매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2014년에는 베트남 쓸개즙 관광을 알선한 여행사와 한국인 관광객, 곰 사육장 주인 등이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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