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변화…더민주 지난주 1위 탈환후 安신당과 격차 벌려

 

[공감신문 이은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23일 광주로 가면서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다.

“영입인사와 함께 광주가는 버스입니다. 엄청 춥습니다. 페친님들, 추위 잘 이기시길ᆢ 정치가 참 거시기합니다. 호남민심 싸한데 문재인 대표는 물론이고, 중앙당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난리였습니다. 문대표님, 광주 방문일정을 계속 연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입인사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5일 전부터는 빨리 오랍니다. 일정 잡아달라, 더불어콘서트에서 인사하게 해달라 여기저기서 요청입니다. 정치가 참 거시기 합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분당의 홍역을 치른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에서 호된 질책을 받다가 최근들어 분위기가 바뀐 것을 실감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호남 지방에 내려가고 싶어도 갈수 없었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물론 영입인사도 말렸다고 한다. 호남 민심이 싸늘했기 때문이다. 이제야 광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탄 최재성 의원이 '거시기' 한 정치의 변화를 느끼며 소회 한 구절을 올린 것이다. 새해들어 분열된 야권에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는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부터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버스투어에 들어갔다. '안철수 바람'에 고심하던 더민주당이 호남 지지율이 반등하자 이 기세를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 최재성 의원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가칭)의 지지도가 텃밭으로 여겨온 호남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게 1위를 내준 것은 물론 격차가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새누리당(38%), 더민주(19%)에 이어 국민의당 지지도는 13%로, 3위에 그쳤다.

특히 호남지역 지지도는 더민주 32%로, 국민의당 26%를 6% 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총선 지지 정당을 물은 2주 전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41%로 더민주(19%)를 크게 앞섰던 상황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미 이런 조짐은 지난 주부터 감지됐다. 지난 주 조사에서 더민주의 호남지지도는 32%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당은 30%에 그쳐 호남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번 조사에서 더민주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32%를 기록했으나, 국민의당은 4% 포인트 떨어져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격차가 더 벌어진 것.

 

이는 더민주가 문재인 대표의 사퇴 발표와 선거대책위 체제 전환 등을 통해 급속히 안정되고 있는 반면에 국민의당은 초반 외부인사 영입 잡음과 '이승만 국부' 발언 논란이 이어지면서 호남 민심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호남민심 이반에 국민의당은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당장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와 호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민주를 탈당한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은 최근 안철수·김한길 의원, 한상진 위원장과 만나 "야권 신당 흐름들을 빨리 통합해야 한다. 실기하면 안 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의원단 연찬회에서도 호남 민심 대책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일단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호남을 기반으로 한 야권 신당 그룹과의 통합에 주력, 더민주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윤여준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주만에 합류하고, 지난 21일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창당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의당은 경제활성화법에 대한 조속한 처리 등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면서 더민주의 '원샷법' 수용을 끌어내는 데 기여하는 등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승만 국부발언' 논란에 이어 김관영 의원이 모로펌 소속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안 의원측과 현역 의원들간 내부알력설이 다시 점화되고 여론조사 결과 호남지역에서의 지지도 하락, 안철수 사당화 논란, 교섭단체 구성 난항 등으로 내우외환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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