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일 영하 18도, 내몽골 영하 50도, 미국선 사재기 파동

 

[공감신문 김송현 기자] 지구촌 북반구에 패왕적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미국, 유럽등 지구 북반구에 있는 나라들이 동시에 한파를 겪고 있다. 이에 비해 남반구엔 때아닌 더위가 닥쳐왔다. 지구온난화의 결과다.

 

기상청은 23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 지역에 한파경보를 발령했다. 서울 지역의 한파경보 발령은 2011년 1월 이후 5년만의 일이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떨어지고 평년값 대비 3도 이상낮거나, 영하 15도 이하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서울 외에도 경기 남부, 충북, 경북, 인천 등에 같은 시각 한파경보가 발효된다. 경기 김포·고양·의정부, 강원 산간, 충남, 세종 등에는 22일 오후부터, 경기 연천·양주·파주, 충북 제천 등에는 18일과 22일 오후부터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며칠째 이어지는 한파는 24일 서울의 기온이 영하 18도 밑으로 떨어지면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 기온이 영하 18도 밑으로 떨어질 경우 2001년 1월15일 영하 18.6도를 기록한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기상청은 "내일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최저기온을 보이는 곳이 많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춥겠으니 건강 관리와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북부 영하 30∼40도…베이징도 30년래 최저 근접

중국 대륙에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역대 최강급 한파가 몰아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주말인 23일 중국 북부지방은 영하 30∼40도의 살인적인 강추위로 몸살을 앓았고 남부지방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와의 변경지역인 네이멍구자치구 어얼구나(額爾古納)는 전날 47.8도에 이어 22일에는 영하 49.1도까지 기록하며 연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 지린(吉林)성 등 동북 3성은 대부분 지역이 영하 24도에서 28도까지 떨어졌다. '얼음 도시'로 불리는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의 최저기온은 영하 30도까지 떨어졌고 중국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다싱안링(大興安嶺) 지역은 영하 45.4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강풍과 폭설이 겹친 이번 추위를 '패왕'(覇王)급 한파로 부르고 있다.

수도 베이징(北京)도 23일 30년래 1월 최저기온(영하 17도)에 근접한 영하 16∼17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베이징의 낮 최고기온은 영하 11도에 불과해 하루종일 극심한 추위가 이어졌다.

톈진(天津)시는 23일 최저기온이 일부 지역에서 영하 16∼2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돼 1991년 당시의 역대 최저기온 기록에 근접했다. 톈진시는 사상 처음으로 한파 청색경보를 발령, 시민들에게 피해 방지에 주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국기상대는 23일 오전을 기해 한파경보 수위를 '오렌지색'으로 격상했다. 기상대는 기온 급강하 폭이 허베이(河北)성, 산둥(山東)성, 칭하이(靑海)성 등에서는 11∼16도, 시베이(西北), 화베이(華北), 황화이(黃淮) 지역 등에서는 6∼10도에 이를 것이라고 예보했다.

또 양쯔강 중부지역, 양쯔강 이남지역에서는 폭설 혹은 대폭설(하루 강설량이 20∼30㎝ 이상)이 내렸다.

최강의 한파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고 폭설이 예보된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 등지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마트 진열대가 텅텅 비는 현상도 빚어졌다.

 

美워싱턴·뉴욕, 항공편 줄취소·사재기 열풍

이번 주말 미국 대서양 연안에 있는 중·동부 주들에 최고 시속 100㎞에 육박하는 강풍과 60㎝ 이상의 폭설을 동반한 강력한 눈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 2010년 미국 동부를 강타한 '스노마겟돈'(Snowmageddon·눈과 아마겟돈을 합친 말)을 뛰어넘는 수준의 눈폭풍이 우려되면서, '2016년판 스노마겟돈'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DC와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주 등이 눈폭풍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식량 등을 비축한 채 가능하면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눈폭풍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주민이 7천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DC는 금요일인 22일 밤부터 길게는 24일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근처 볼티모어를 포함한 이 지역에는 22일부터 62∼76㎝에 이르는 눈이 쌓일 것으로 예보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악천후 탓에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백악관까지 승용차로 거북이걸음을 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22일 오전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교령을 내리기로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토·일요일에 강풍과 함께 20∼30㎝의 적설이 예상된다며, 승용차를 이용하지 말고 될 수 있으면 자택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도 만일의 사태를 위해 주 방위군 500명을 대기하도록 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22일 샬럿, 노스캐롤라이나, 23일 워싱턴DC, 볼티모어, 24일 필라델피아로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22일 하루에만 워싱턴과 노스캐롤라이나 공항에서 모두 2천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워싱턴 지역의 생활필수품 매장에는 폭설 예보와 함께 주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우유, 빵, 휴지 같은 생필품뿐만 아니라 추위와 눈에 대비할 난로, 삽, 썰매 같은 물품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지역 방송인 WJLA-TV는 "무엇이 들이닥치는지 아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예보를 듣고 준비하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 눈폭풍에 대비해 사재기가 성행하는 바람에 미국 어느 쇼핑센터의 진열대가 텅비어 있다. /연합뉴스

 

일본도 폭설 한파 예고

이와 함께 일본에서도 23∼25일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과 한파가 예고됐다.

오사카와 히로시마, 다카마쓰, 후쿠오카 등 남부 지방의 수은주도 영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 열도 대부분이 영하권 추위에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기상당국은 폭설에 따른 교통 혼잡과 농작물 피해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남반구는 폭염…“지구온난화의 결과”

한편 호주 시드니는 20일 수은주가 최고 섭씨 36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남반구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가 펼쳐지고 있는 멜버른에서는 전날 기온이 섭씨 34도에 달하면서 선수들이 뜨겁게 달아오른 코트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경기 도중 폭염에 탈진한 볼 보이가 실려나가는 일도 발생했다.

이 같은 한파와 폭염은 모두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는 이상고온뿐만 아니라 강추위 등 극단적인 날씨도 수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호주 오픈 관람하던 어린이가 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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