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오랜만에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다시 읽었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어느 마을에 소녀가 살고 그 아래층에는 이름 없는 늙은 화가가 살았다. 어느 겨울 이 마을에 유행성 폐렴이 돌면서 몸이 약한 소녀가 폐렴에 걸렸다. 살 수 있다는 의욕을 가져야만 가망이 있다는 의사의 말과 친구의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있는 소녀는 삶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소녀는 폐렴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소녀는 창 밖 담벼락의 담쟁이넝쿨을 쳐다보면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들이 모두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거라 생각한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어느 날 아래층에 사는 화가는 죽어가는 소녀를 위하여 밤새 차가운 비바람을 맞으며 마지막 잎새를 그려 놓는다.

출처=네이버 코리아 맥블로그

다음날 아침 소녀는 악천후를 이겨낸 마지막 잎새를 본다. 소녀는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살아남는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며 자신도 힘든 상황을 이겨내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잃어버린 희망을 되찾게 되고 서서히 건강을 회복한다.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마지막 잎새'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진 심약한 '존시'가 무명의 늙은 화가 '베어먼'의 죽음과 맞바꾼 그림으로 인하여 새로운 희망을 다시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오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의 이야기는 포기하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살아간다면 희망찬 삶을 만난다는 메시지를 안겨 주는 소설이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떨어지는 넝쿨 잎사귀와 함께 희망을 잃어가는 소녀를 위해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고 떠난 고귀한 무명의 화가 '베어만'의 사랑이 의미가 깊다. 

삶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밤새 폭풍우와 싸우면서 늙은 화가 베어먼이 그려낸 것이었다. 화가가 그린 마지막 잎새. 그 자그마한 그림이 죽어가는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진심이 담긴 사랑 때문이다.

물론 '베어먼'은 결국 폐렴으로 쓰러졌고 숨을 거두었다.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사랑을 실천한 한 늙은 무명 화가의 숭고한 작업은 절망적 상황을 희망으로 돌려놓았다. 어쩌면 화가도 그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죽기 전에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었는지도 모른다. 사랑을 받은 사람만이 사랑을 돌려줄 수 있으니까. 

살다 보면 사랑이든, 우정이든, 듬뿍 받고 사는 사람이 있다. 그것을 복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빚을 안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복이라 생각하면 갚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지만 빚이라 생각하면 반드시 갚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에게 온 사랑, 배려, 친절은 복이라 할 수 있지만 빚이다. 언젠가는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한다. 이 세상은 공짜가 없다. 내가 갚지 않으면 훗날 내 자식이 갚아야 한다.

한평생을 살면서 물질적인 것을 빌리는 것만이 빚이 아니다. 마음의 빚이 있는 거다. 우연히 내게 온 친절, 배려, 사랑은 마음의 빚이다. 그 마음으로 연결된 빚이 많을수록 행복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안도현 시인의 시 '너에게 묻는다'에 보면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어느 누군가에게 그렇게 뜨거운 사랑이었던 적이 있었던가'라는 구절이 있다. 이 문장을 대할 때마다 나는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웃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자기도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을 생각하며 이 순간 직장에서 거리에서 살려고 발버둥 치는 수많은 절박한 얼굴들이 떠오른다. 우리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그 꿈과 희망의 목적이나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아마 그 꿈과 희망이란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살아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망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희망이 목적을 성취하고 나면, 희망은 더 이상 희망으로 존재하지 않고 소유가 되어버린다"는 그리스도 사상도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없다. 다만 환경이 그를 변화시켰을 뿐이다. 살다 보면 물질적인 도움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꺼져가는 생명에게 희망의 싹을 틔워주는 메시지는 그 어떤 선물보다 강력한 힘이 있다.

출처=네이버 코리아 맥블로그

낯선 거리를 걷다 보면 웃는 얼굴로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가끔 본다. 나도 못하는 일을 하는 그가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용기와 격려를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성공한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간절히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그 한 마디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주기도 하고 그의 인생을 통째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타인과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은 격려와 위로이다. 물론 지금 배가 고파 먹을 것이 필요한 거리의 노숙자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도움이 될 수 없지만 감옥에 갇힌 사형수에게는 돈보다 힘과 용기를 주는 따뜻한 말이 가치가 있다.

나눔의 행복은 거창하거나 화려하지가 않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단 돈 만 원이 세상을 밝혀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특히 어려움에 처해있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베풂이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감동의 선물이 된다. 누군가에게 나눔을 주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값진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눔을 주는 일은 자신의 마음속에 행복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이나 성취의 열매를 맺는다. 살면서 우리는 도움을 받거나 도움을 주는 '선택'에 놓이게 된다. 때로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선택'을 당하는 입장에 놓이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과 결정권이 있다. 다만 보편적인 기준에 익숙한 평가방법 때문에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타인은 냉혹하게 평가하면서도 자신은 냉혹하게 평가하지 못하는 존재가 사람이다. 자신에게 냉혹한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출처=네이버 코리아 맥블로그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우물쭈물거리다 가는 소중한 사람도 소중한 시간도 모두 놓치고 만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이다 싶을 때 용기를 내어 기회를 잡아라.' 고. 맞는 말이다. 완벽한 인생이란 늘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법, 기회를 잡지 않으면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행복은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

또한 행복은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지 누군가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현실에 적응하며 가지려만 고집하지 말고 모두와 함께 배려하고 나누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 생을 살면서 나름대로 누군가와 단 몇 번이라도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치 있는 행복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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