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HOME 교양공감 영화
[공감신문] 10년 전, 이 영화도 재개봉해줬으면벌써 10년, 재개봉이 시급한 영화와 함께하는 주말 추천 공감포스트

[공감신문] “아니, 한 번 봤던 걸 왜 또 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심지어 게임도 이미 예전에 한 번 봤지만(혹은 엔딩을 봤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그것을 재탕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언제나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결코 영화든, 무엇이 됐건 간에 ‘재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내용을, 반전을, 끝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다시 볼 필요가 없으니까.

이해는 한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나, 지난 주말에 본 영화를 또 보는 것은 지루하니까. 하지만 오래 전 봐서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걸 시간을 두고 다시 보는 것은 안 그렇다. 지루하기보다는 오히려 감회가 새롭다. 그게 재탕의 매력이다.

어떤 이들은 계절마다 '재탕'할 영화를 정해두기도 한다. 기자도 그 중 하나다.

‘재탕족’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소장해서 철마다, 때마다 다시금 되새긴다. 어째 보면 조금 소심(?)해 보일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취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본 걸 어째 또다시 찾게 된다. 자꾸만 생각나서, 또는 ‘참’ 좋았는데 잘 기억이 안 나서 등의 이유로.

헌데 최근(사실 최근도 아니다, 꽤 됐다) 극장가에 재개봉 열풍이 불어오고 있다. 명작 취급을 받는, 혹은 마니아층이 있는 ‘철 지난’ 영화가 다시 극장에 걸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극장에서 내려갔다가 재개봉하는 영화들 상당수가 생각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극장에서 재탕족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는 격이다.

물론 아무 영화나 죄다 재개봉하는 건 우리도, 극장이나 배급사들도 바라지 않을 터다. 나름의 기준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 중에는 ‘막을 내린 지 어느 정도 지난’이라는, 애매하다면 애매한 시기적 기준도 있을 게 틀림없다.

지금부터 10년 전 개봉한 영화들 정도면 괜찮을까? 2007년, 기자가 갓 스무 살이 됐던 그 해에 개봉했던 작품들 중 재개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영화를 몇 개 꼽아봤다. 물론 100% 기자의 ‘주관주의’이므로 취향이 갈릴 수도 있겠다.

 

■ 라따뚜이 (2007.07.25.)

아!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 어디 또 없나? 픽사 스튜디오에는 귀엽고 마음 씀씀이도 사랑스러운 사람들만 있는 게 틀림없다!

음악까지 사랑스러운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음! [라따뚜이 영화 스틸컷]

라따뚜이는 픽사가 ‘프랑스’, ‘요리’라는, 어찌 보면 조금 뻔한 키워드에 뜬금없이 ‘쥐’를 밀어 넣으면서 통통 튀는 이야기로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영화다. 영화는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히트했지만, 아직 못 본 분들을 위해 아주 짤막하게 줄거리를 들려드리겠다.

라따뚜이는 프랑스의 요리 이름이다. 주인공(쥐) 이름은 레미다. [라따뚜이 영화 스틸컷]

‘레미’는 무리의 다른 이들이나 가족과는 다르게 미각이 뛰어나고, 미식을 하는 ‘쥐’다. 라따뚜이(Ratatouille)의 그 랫(Rat)이다.그런 그가 우연한 기회로 재능 없는 요리사 링귀니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는 맛있는 음식, 귀여운 동물(쥐), 쎈언니와의 달달한 로맨스, 쥐와 인간의 브로맨스… 아무튼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들이 다 사랑스럽게 담겨있다. 심지어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곡 이름도 ‘엔딩크레디뚜이(End Creditouilles)’다! 너무 너무 귀엽지 않나?

 

■ 행복을 찾아서 (2007.02.28.)

흔히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절실함’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뭐, 글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일을 하건 그 절실함이 없다면 성공하기 쉽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다정한 부자의 모습을 실제로 연기한 윌스미스와 제이든스미스 부자. [행복을 찾아서 영화 스틸컷]

영화 속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한물 간 의료기기를 파는 가난한 세일즈맨이다. 아들도 있고, 아내도 있지만 그들은 늘 가난에 허덕인다. 세금도 못 내 자동차를 압류당하고, 가난이 힘겨워 떠나간 아내 뒤에 남겨진 크리스 부자.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돈’인 것만 같다.

계속해서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크리스는 아이를 데리고 노숙을 하기까지 이른다. 공중화장실 바닥에 휴지를 깔고, 누가 들이닥칠까봐 문을 발로 밀어 버티며 크리스는 흐느낀다. 처절하게.

결국은 그들이 행복을 찾았을까?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행복을 찾아서 영화 스틸컷]

아주 우연한 계기로 기회를 엿보고, 그 기회를 성공으로 맞바꾼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에는 그의 절박함, 절실함이 담겨있다. 주어진 상황이 너무 힘겹다면, 기미만 보이는 기회에 그처럼 절박하게, 처절할 정도로 매달려보시길. 당신도 할 수 있다. 기회는 의외로 가까이 있으니까. 그저 당신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 화려한 휴가 (2007.07.25.)

1980년 5월의 광주. 누군가는 그때 일어난 비극을 ‘폭동’이라 말한다. 그들의 시선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죽어도 싼 ‘빨갱이’, ‘선동당한 사람들’이라 한다. 뒤이어 터져 나오는 증언과 감춰졌던 사실들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말 그들 주장대로 '빨갱이'들이 광주를 점령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화려한 휴가 영화 스틸컷]

하지만 아주 만에 하나, 정말 말도 안 되는 확률이지만 그들이 실제로 국가 전복을 꾀한 ‘빨갱이’였다고 쳐도, 그들이 응당 두들겨 맞아 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아무 죄도 없는 어린이들이나 길거리의 시민들까지 ‘빨갱이’의 사상에 물들었을 리도 없는데, 그들도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고인 능욕과 비하가 이어지고 있다. 대체 누가, 누구에 의해 선동을 당했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잊혀져서는 안 될 사건을 조명한 영화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화려한 휴가 영화 스틸컷]

최근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1980년 5월 광주를 담아냈다며 호평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사건에 대해 재조명 덕에, 요즘 따라 5.18 민주화운동에 관심 갖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반면에 10년 전 앞서 개봉한 이 영화, 화려한 휴가는 철저히 내부자로, 피해자의 눈으로 당시의 광주의 풍경을 담아낸 작품이다.

 

■ 원스 (2007.09.20.)

‘독립영화’, ‘음악영화’가 흥행하고 있는데, 그 기원을 따라가다 보면 무수히 많은 영화들이 나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쩍 주목받고 있는 형식의 ‘독립-음악영화’의 시초라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마 ‘원스’가 아닐까 싶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 [원스 영화 스틸컷]

원스는 독립영화답게(어쩌면 편견일지 모르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을 배제했다. 주인공 캐릭터들의 이름도 없고, 남녀주인공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도 없다. 이렇다 할 갈등도 없다. 빼어난 음악들 덕에 상당히 풍성한 영화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만큼 심플한 영화도 드물다.

‘남자’가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그러다 마주친 ‘여자’와 함께 앨범 제작을 하게 된다. 별다른 고초 없이 앨범이 완성되고, 저도 모르는 새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끝내 둘은 이어지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기자는 원스의 재개봉 소식이 기쁘다. 아마 다른 많은 분들도 그럴 것이다. [원스 영화 스틸컷]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족시킨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끈 바 있다. 결국 올해 11월 재개봉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기자가 이번 포스트에 소개한 ‘재개봉이 시급한’ 영화들 중 가장 먼저 재개봉 소식이 들려온 셈이다.

 

■ 재탕의 매력에 빠져보자

뭐, 재개봉이라는 게 그저 마케팅일 수도 있고, 누군가가 ‘극혐’하는 추억팔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렇게 (재개봉)이란 이름으로 다시 걸리는 영화를 사람들이 찾아가서 본다는 사실이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재개봉 포스터.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이야기로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았던 ‘이터널 선샤인’은 지난 2005년 이후 10년만인 2015년에 재개봉을 했다. 포스터는 한층 더 심플해졌다. 그 뿐이다. 배우가 바뀐 것도, 한때 삭제됐던 컷이 추가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영화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더라.

영화 500일의 썸머 재개봉 포스터.

여러 로맨티시스트들은 물론이고 지독한 현실주의자들까지 인생영화로 꼽는다는 ‘500일의 썸머’ 역시 작년에 재개봉했다. 첫 개봉은 2010년 1월, 재개봉은 2016년 6월. 시기상으로도 ‘썸머’를 공략한 셈이다. 그리고 재개봉 포스터 하단에는 “잘 지냈니?”라는 멘트가 적혀있다. 크으.

이미 한번 했던 무언가를 또 한다는 행위 자체가 대단히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라 느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자와 같은 재탕족들은 생산성, 효율성을 따지고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한 번 ‘정주행’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그 때의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은 거다.

10년 전, 2007년 여러분의 기억에 영화는 무엇이 있나? 교양공감팀이 소개한 영화들이 자신의 취향과 조금 다르다면,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2007년을 울린 ‘갓띵작’을 추천해주시길 바란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교양공감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