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냉동인간 : 냉동상태로 보존된 사람 

SF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이라면 ‘냉동인간’이 익숙할 듯하다. 장수에 관심이 있는 이들,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주변인들은 냉동인간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불치병 치료를 위해, 생명 연장을 위해, 우주여행 시 중력가속도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냉동 수면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

냉동인간은 생체 시간을 멈춰 노화되지 않은 냉동 상태로 보존된 사람을 말한다.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미래에 완치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냉동인간이 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냉동인간이지만 이미 1967년 처음으로 인간이 냉동됐다. 그리고 현재에도 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혹 영화에서 냉동인간을 폐기하기도 하던데... 너무 빠른 과학의 발전은 소름이 돋기도 한다.

여러분도 모르게 과학은 이미 많이 발전해 냉동인간을 만드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회생과 관련해서는 먼 미래에 맡겨둬야 하는 상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냉동인간의 윤리적 문제가 아닌 현재까지 냉동인간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 지와 그 사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 냉동고에 들어간다고 냉동인간이 되진 않습니다

그냥 냉동고에 들어가기만 하면 냉동인간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여러분은 냉동인간이 어떻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가? 기자는 냉동인간에 관해 조사하기 전, 인간이 들어갈 만한 대형 냉동고가 있고, 그 곳에 들어가면 냉동 끝! 일줄 알았다.

하지만 과학은 그렇게 단순하진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과정은 좀 잔인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사망’해야만 냉동인간이 될 수 있다. 살아있는 상태로 냉동되는 건 영화에서만.

미국 애리조나의 ‘알코르생명연장재단’에 따르면 환자가 숨을 거둔 상태에서 의사의 사망선고가 내려져야만 냉동인간을 만드는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신체의 변질을 막기 위해 사망자 몸 전체의 온도를 떨어뜨린다. 그 후 혈액이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혈액을 뽑아낸다. 체액이 얼어 몸의 부피가 늘어난다면 수많은 혈관이 파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신을 냉동하는 시술은 2억이 훌쩍 넘는다.

그다음, 시신의 가슴을 절개하고 늑골을 분리한다.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 장기에 부동액을 투입한다. 마지막으로 특수액체를 몸속에 넣어 순환시킨 다음, 서서히 냉동시켜 영하 196도의 액화질소 탱크에 보존한다. 

연구진들은 냉동인간의 세포가 노화하지 않게 보존한다. 그리고 이들이 살아날 수 있을 정도의 의학이 발전한 그 때, 냉동인간은 해동될 예정이다.

 

■ 1967년, 최초의 냉동인간

제임스 베드포드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심리학 교수였다.

1967년 1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생물냉동학재단의 설립자인 제임스 베드포드가 최초로 냉동인간이 됐다. 

간암을 앓고 있던 그는 암이 폐로 전이되어 사망했다. 그는 미래에 암 치료법이 나오길 희망해 냉동인간이 되기를 원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베드포드 박사는 2030년쯤 인류의 암 치료술이 개발된 후 해동될 계획이다.

냉동인간에 대한 기술이 완성되기 전 사망한 제임스 박사의 냉동인간 만들기는 순탄치 않았다. 

앞서 말했듯 냉동인간을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선 혈액을 완전히 제거 후 부동액을 삽입해야 하나 혈액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부동액이 삽입됐던 것이다.  

1991년, 그의 시신을 냉동 창고에서 꺼내 외관으로 확인한 결과, 별다른 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트 디즈니도 냉동 창고에 보관돼있다는 설이 있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냉동 당시 73세였던 그는 현재까지 액체질소를 채운 금속 용기 안에 동결된 상태로 보관돼 있다.

 

■ 토끼 뇌 냉동 후 완벽히 해동, 기억재생 성공

냉동인간이 다시 깨어나기 위해서는 꽁꽁 언 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까지 동물을 대상으로 냉동된 뇌를 실험한 결과, 냉동과정에서 쪼그라들어 신경을 건드려 심한 뇌 손상을 가져왔다. 

그러다 작년 2월, 미국의 한 연구팀이 토끼의 뇌를 냉동시켰다가 해동하는 것에 성공했다. 뇌는 완벽한 상태로 해동돼 기억을 재생할 수 있었다. 

작년 1월, 일본 연구진도 30년간 영하 20도에서 냉동 보관된 곰벌레를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토끼의 뇌를 관찰한 결과, 신경망의 연결이 그대로 보존돼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냉동된 뇌를 되살리는 과정에서 세포구조가 파괴될까 해동하지 못했으나 실험이 성공하면서 인간의 뇌도 손상 없이 해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냉동된 상태의 인간은 250명으로 추정된다. 뇌만 냉동으로 보관한 사람을 포함한다면 더 많은 이들이 냉동상태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냉동 캡슐 안에 보관된 인간들이 깨어나더라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학자들의 입장이 나오고 있다.

뇌만 보관된 사람들은 대부분 몸은 화장한다. 미래에 뇌가 해동된다면, 뇌는 새로운 몸에 부착되어 나타날 예정이다. 

냉동인간들은 의학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한다면, 뇌세포만으로도 원래 자신의 몸을 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14살, 냉동인간이 된 소녀

죽음을 두려워하는 많은 이들이 냉동되어 다시 살아나는 것에 희망을 건다.

“난 열네 살밖에 안 됐어요. 죽고 싶진 않지만, 곧 죽을 거라는 걸 알아요. 수백 년이 걸리더라도 다시 치료받고 살아나고 싶어요”

2015년 8월, 희소암을 앓고 있던 영국 한 소녀는 인터넷 검색 중 냉동인간에 대해 알게 됐다. 이후 부모에게 냉동 보존을 요구했다.

아버지는 잔인한 인체 냉동 과정을 걱정해 딸의 냉동 보존을 반대했다.

어머니는 딸의 요청을 받아들였으나, 아버지는 “몇 백 년 후 치료법이 개발돼 살아나더라도 아는 사람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해 삶의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견해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소녀와 어머니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소녀는 판사에게 심정을 담은 편지를 보냈고, 판사는 소녀의 삶에 대한 소망을 꺾을 수 없어 시신을 냉동보존 하도록 허가했다. 이 판결은 10대를 냉동보존하도록 허용한 첫 사례다.

가장 어린 나이의 냉동 보존된 인간은 2살로 알려졌다.

이 소녀는 “저는 지금 죽지만 200년 안에 다시 살아 돌아올 거예요”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 냉동인간, 해동할 수 있을까?

냉동인간을 보존하는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은 냉동인간을 ‘생체적으로 살아있는 사람’이라 주장한다. 모든 조직과 세포가 일시적으로 정지상태일 뿐, 사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017년, 최초의 냉동인간이 보존된 지 50주년이 되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약 40년 후에는 냉동인간들이 해동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허나 일각에서는 “소생 기술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냉동인간을 이미 냉동하는 과정에서 생명 활동이 정지돼 사망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추측하건대 아마 냉동인간은 다시 해동될 수 있을 것이다. 살고자하는 냉동인간들의 열망, 해동된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이의 바람과, 냉동인간을 살리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이 있다면 말이다.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여러 번 냉동인간의 정보에 대해 확인을 하였으나, 기자는 과학자가 아니므로(...) 잘못된 것을 발견했다면 바로 댓글로 남겨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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