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대부분 찬성…교사 80%, CCTV 설치에 부정적

[공감신문] 아동학대를 방지하는 대책 중 하나인 유치원 내 CCTV 설치를 놓고 교사와 학부모 간의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학부모의 대부분은 CCTV 설치를 찬성하고 있는 반면, 교사들은 80%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치원 내 CCTV 설치를 놓고 교사와 학부모 간의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공감신문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유치원 교실 내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에 관한 연구: 아동학대 예방 측면을 중심으로' 연구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해당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유치원 교실 내 CCTV 설치 여부를 묻는 항목에 유치원 교사 중 81.1%가 반대했다. 교사들은 CCTV 설치와 아동학대가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치원 교사들이 아동학대의 주된 원인으로 꼽은 것은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71.8%·이하 중복응답)와 ▲교사의 부족한 인성(66.1%)이 가장 많았다. CCTV 미설치를 이유로 꼽은 답변은 2.6%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학부모는 84.3%가 CCTV 설치에 찬성했다. 학부모 역시 아동학대의 주된 원인으로 ▲교사의 부족한 인성(85.3%)과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74.7%)를 꼽았지만 CCTV 미설치를 이유로 꼽은 학부모도 43.2%에 달했다.

교사들은 CCTV 설치 효과에 대해 아동학대 예방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CCTV 설치가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대다수 교사들이 CCTV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학부모의 간섭이 우려되고, 교사의 인권과 교권이 보호받지 못하면서 일상적인 교육활동이 침해받을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대부분은 CCTV 설치를 찬성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공감신문

실제로 현재 CCTV가 설치된 유치원에 근무하는 교사 82명 중 19.5%는 CCTV 설치 이후 부모의 간섭이 심해졌다고 답했다.

또 응답한 교사들 36.4%는 CCTV 설치로 인해 학부모가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23%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학부모의 절반에 해당하는 48.6%는 원생들이 혜택을 본다고 응답하는 등 CCTV 수혜 대상에 대한 양측의 인식도 달랐다.

경기도교육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유치원에도 CCTV 설치를 요구하는 학부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 CCTV 설치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 간 의견은 대조적이었지만, 양 측 모두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CCTV 수혜 대상에 대한 양측의 인식도 달랐다. / 연합뉴스=공감신문

이어 “CCTV 설치에 앞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해소, 교사의 아동학대 인식제고 등 다양한 대안이 함께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린이집은 2015년 5월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유치원은 현재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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