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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입법공감] 의뢰인 비밀 보호 위해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검토해야“현행 규정만으로는 의뢰인의 비밀 충실히 보장하기 어려워”

[공감신문] 김대환 기자=검찰은 지난 2월 가습기 살균제 판매사인 애경산업과 관련된 내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법무법인 김앤장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016년에는 롯데의 탈세 자료 확보를 위해 법무법인 율촌의 사무실 자료를 압수했다.

최근 대형 법무법인과 기업 법무팀에 대한 압수수색뿐만 아니라 의뢰인과 변호사 간 메신저 대화내용 등에 대한 압수수색 및 증거사용 등이 이어지면서 ‘의뢰인과 변호사 간 비밀유지권’ 침해 문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현재 의뢰인의 비밀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더불어민주당 조응천 국회의원, 대한변호사협회 주최)가 열렸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4일 발표한 ‘의뢰인 변호사 간 비밀유지권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밀유지권을 침해한 권력기관은 검찰인 경우가 많았다. 전통적인 수사기관인 검찰과 경찰 뿐 아니라 국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로펌, 기업·기관의 법무팀, 개업 변호사의 사무실, 피의자의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비밀유지권을 침해당한 방식은 피의자의 사무실에서 컴퓨터,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그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과,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컴퓨터, 휴대전화를 직접 압수수색해 침해당했다는 답변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증거제출을 강요하는 형식으로 비밀유지권을 침해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천하람 대한변호사협회 제2법제이사 / 김대환 기자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천하람 대한변호사협회 제2법제이사는 “의뢰인과 변호사가 이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해서 법률상담을 하는 것은 의뢰인과 변호사가 회의실에 앉아서 회의를 하는 것과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며 “국가기관이 의뢰인과 변호사의 컴퓨터, 스마트폰,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임의제출 강요 등의 방법을 통해 의뢰인과 변호사가 상의한 내용을 수집하고 이를 증거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미, 독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대부분 주요국가에서는 의뢰인과 변호사 간 비밀 유지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은 단순히 비밀유지권이 인정되는 외국 로펌들과의 경쟁을 어렵게 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국민들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규정은 변호사의 직무상 비밀유지의무라는 소극적인 관점에서만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비밀을 보호하고 있을 뿐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리에 이뤄진 의사교환 등의 공개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 등에 대한 명문의 규정은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하람 제2법제이사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압수거부권의 주체로 ‘변호사’만을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행 규정만으로는 ▲의뢰인의 권리로서 비밀유지권 보장 ▲의뢰인과 변호사간 주고받은 의사교환의 내용 ▲변호사가 직무와 관련해 의뢰인으로부터 건네받거나 작성한 서류 등에 대해 공개 방지 등 의뢰인의 비밀을 충실히 보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수정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사무관 / 김대환 기자

토론자로 참석한 장수정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사무관은 “변호사의 비밀유지권 도입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무한정 비밀이 유지되는 것은 안 된다. 비밀성 보장과 실체진실 사이의 이익형량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내변호사의 비밀유지권 인정에 대한 문제도 논의됐다.

이병화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 김대환 기자

이병화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현재 수사기관이 기업을 수사할 때 사내변호사나 법무팀의 컴퓨터 자료부터 먼저 압수수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외부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이 인정된다하더라도, 수사기관 등은 사내 변호사를 통해 외부변호사와의 의사교환 내용을 취득해 비밀유지권이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화 변호사는 “현행 변호사법에서는 사내변호사에 대한 특별한 예외규정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변호사법 등에서 규정한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 규정은 사내변호사에게도 적용된다”며 “사내변호사가 비밀유지권 적용의 예외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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