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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온 몸으로 놀아주는 아빠가 좋아요아빠의 육아, '도움'이 아닌 '주도'가 필요하다

[공감신문 교양공감] 육아를 주제로 하는 TV 프로그램 속의 아빠들은 마치 ‘슈퍼맨’같다. 그 아빠들은, 아이에게 언제 무엇이 필요한지를 척척 알고, 엄마(아내)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육아에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

여러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빠는 굉장히 육아에 능숙해보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TV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일 뿐, 현실세계 속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아빠들은 아직 육아가 쉽지 않다.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아빠도 울고싶어진다…

많은 아기들은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울음을 터트린다. 그런데 아빠 역시 ‘애 엄마’가 없으면 당황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아이 돌보는 아빠들의 '치트키', 아내에게 전화하기.

아빠 혼자 젖병을 찾아 아이 입에 물리고, 기저귀를 갈고, 씻기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시트콤 같다. 서투르기 짝이 없고, 모르는 것 투성이라 결국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구원을 요청한다.

맞벌이 가정은 점차 늘어가건만, 어째 육아의 모습은 남편이 혼자 생계를 책임지던 과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이에겐 엄마와 아빠 모두가 있어야 하건만…

일반적으로는 여전히 부부간의 육아 책임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굳이 숫자로 나눠보자면, 엄마가 6, 아빠가 4라고 하면 맞을까? 그것도 후하게 쳐준 거라 여길 분도 많을 거다.

결혼을 앞두거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남편 중에는 자신이 ‘좋은 아빠’가 될 것이라며 육아를 열심히 “돕겠다”고 말한다.

육아는 남편이 아내를 '도와야'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정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 말은 결국 “육아는 여보(아내)의 일이지만 내가 열심히 도와줄게”로 풀이될 수 있다. 어째서 육아가 ‘아내의 일’이 되는 걸까? 남편은 익숙하지 않으니까?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겠으나, 아빠들이 육아에 대해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래도 육아에 ‘익숙치 않다’는 게 맞겠다. 하지만 초혼부부라면? 그런 이유도 핑계가 된다. 엄마나 아빠 모두 초보고, 둘 다 익숙치 않을 수밖에 없으니까.

육아에도 엄마가 아닌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많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남자들의 상당수가 육아의 테두리에서 겉도는 것 같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육아의 ‘조력자’ 역할만을 자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빠도 육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그저 ‘도와’줄 게 아니라, 엄마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보통 엄마(여성)가 육아에 더 적합하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엄마가 아닌 아빠만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들도 많다.

 

■ 아이와의 유대는 아내가 대신 쌓아줄 수 없다

아빠는 엄마와 달리 열 달 동안 아이를 뱃속에 품고 지내지 않는다.

종종 아빠들은 아이가 성장하고 난 뒤 자녀들에게 서먹한 감정과 서운함을 느낀다. 아이가 엄마와는 친근한 것 같은데, 자신과는 거리가 느껴진다면서.

여성은 임신을 하면 남성에 비해 아이와 더 강한 애착을 형성한다.

생물학적으로 임신은 여성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부부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엄마와 아이의 유대는 임신을 하는 시점부터 쌓이게 된다. 이후로 열 달 동안이나.

이에 비해 아빠는 퇴근 후에나 임신한 아내를 마주하기 때문에, 아빠와 아이 사이의 유대는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출산 후 아이에 대한 애착을 비교하면 남편보다 아내가 클 가능성이 높다.

박지혜 유아전문가는 엄마에 비해 아빠들이 유난히 육아를 어려워하는 까닭을 바로 이 ‘유대관계’의 차이 때문이라 설명한다. 이는 남성이 임신을 하고, 열 달 동안 아이를 품게 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엄마와 아빠가 갖는 아이와의 유대관계 차이 때문에라도 아빠는 더욱 적극적으로 육아에 나서야 한다. 모자란 공백을 채우듯이.

유아기에 아빠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간과한다.

유아기에는 부모와의 애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따라 아이의 사회성, 지능, 행동 발달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유아기부터 아빠가 육아 전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거리감이 덜 할 수 있다.

 

■ 아이 돌보는 게 서툰 건 아내도 마찬가지

여자라고 해서 원래부터 육아에 능숙하리란 법은 없다.

아빠와 엄마, 두 사람이 육아의 과정에서 ‘이것만큼은 절대 상대가 대신 해줄 수 없다’고 할 만한 건 엄밀히 말하자면 ‘모유수유’밖에 없다. 이건 정말, 하고 싶어도 남성에게서 모유가 나오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저귀를 갈고, 잠이 들 때까지 안아주고, 젖병을 물리는 등의 모든 과정은 남편이건, 아내건 둘 다 할 수 있다. 남편이 이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육아에 익숙해짐은 물론이고 아이와의 유대관계도 깊어진다.

신생아들은 6개월 무렵부터 주 양육자의 얼굴 누군지를 인지한다.

신생아는 생후 약 3개월 무렵부터 눈으로 타인을 알아보고, 5~6개월 무렵부터 양육자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남편이 아이에게 양육자로 인식되면 아이와 더욱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앞서도 설명했듯, 경험이 없는 한 남편이건, 아내건 모두 서툴기 마련이다. 하지만 육아에 서툴다고 남편이 아내에게 기대려고만 한다면 결국 육아를 떠넘기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 아빠의 몸이 놀이기구, ‘몸 놀이’

아빠의 육아가 지닌 장점은 바로 신체를 이용한 놀이, ‘몸 놀이’다. 아빠의 몸 자체가 놀이기구가 돼 함께 놀아주는 것을 말한다.

엄마가 보기에는 아빠가 온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위험해 보일 수도 있겠으나, 이런 아빠의 몸 놀이는 생각보다 아이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많은 아빠들은 아이가 어릴 때의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오해한다.

뉴캐슬 대학 정신의학과의 리처드 플레처 교수는 저서 ‘0~3세, 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에서 “아주 많은 아빠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아이가 어렸을 때는 함께 놀아주는 데 한계가 많다고 생각하는 점”이라 지적했다.

아빠가 할 수 있는 육아방법 중 ‘애착육아’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애착육아는 영유아 시기의 애착형성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아이와 아빠의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이다.

영유아와의 상호작용을 훗날로 미루면 애착형성이 힘들 수도 있다.

보통 아빠들은 아이들이 영유아기 때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여겨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훗날로 미루는데, 사실은 이 시기의 애착형성이 성인이 될 때까지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플레처 교수는 “아빠 역할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유대감’이 형성되는 시기는 만 3세까지”라고 설명하면서, 이 시기 몸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엄마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다소 격하게 놀아주는 것도 아이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아빠와의 몸 놀이에서 흥분을 조절하는 방법,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배울 수 있다.

아빠가 다소 과격하게 놀아주는 과정에서 아이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힌다. 이때 아빠의 교육이 아이에게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와 미리 놀이규칙을 정해두면 아이의 돌발행동을 완화할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과격하게 노는 과정에서 아이가 흥분해 돌발행동이나 충동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이때 무조건 다그치기보다는 우선은 감정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과정이 야단을 치는 시간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유념하자.

몸 놀이에 앞서 아빠와 아이가 확실한 약속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손을 써서 때리지 않을 것 등 놀이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이밖에 과격한 놀이방법도 ‘정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아빠와의 과격한 놀이에 익숙해지면,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하는 마음이 격한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다. 때문에 과격하게 놀아주더라도, 아이가 이를 표현하는 방식을 눈여겨 살펴야겠다.

 

■ 남아·여아 양육에 따른 아빠의 역할

아빠와 딸

딸 양육에 있어서 엄마의 역할 못지 않게 아빠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빠의 육아는 자녀가 여자아이일 경우 특히 더욱 필요하다. 유아기 때 남아와 여아 모두에게 바른 성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성에 대한 인식은 엄마가 남아에게 알려줄 수 있듯 여아에게는 아빠가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중에는 딸의 유년기만을 기억하고 성장 이후 부주의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부녀간의 관계가 서먹해질 수 있다.

아빠와 딸의 서먹한 관계 개선은 아빠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아빠 눈에는 ‘그저 예쁜 딸래미’가 아이처럼 보이겠지만, 딸의 입장에서 사춘기 전과 후 동일하게 대하는 아빠의 태도는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험이다. 이때 ‘아빤데 뭐가 부끄럽냐’는 접근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고, 성인이 된 이후까지 멀어지는 경우도 많다.

성장기에 있는 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때 딸의 반응을 ‘아빠가 싫어서’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정서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관계를 돈독해지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아빠와 아들

보통 아들들은 아빠를 닮거나, 넘어서려는 심리가 있다.

자녀가 남자아이일 경우에도 아빠의 육아가 중요하다. 남자아이는 보통 유년기에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성장한다. 또한 몸 놀이 등을 통해 놀면서 아빠를 멘토이자 경쟁상대로 인지한다. 그렇기에 아빠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는 자랄수록 엄마가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특히 덩치가 커져가는 성장기에는 엄마에게 반항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때 아빠의 개입이 없다면 아이가 엄마, 나아가 여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

아들이 여성을 대하는 방법은 아빠가 엄마를 대하는 태도로부터 배운다.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만들면, 아이가 성장한 뒤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최근에는 부쩍 육아에 주체적으로 나서는 아빠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프렌디(프렌드+대디의 합성어)’, ‘바짓바람(치맛바람의 반대)’ 등 "육아에 뒷짐 지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단 소식이 들려온다.

분명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오랜 기간 동안 육아를 엄마에게만 일임해왔던 사회적 분위기가 서서히 없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데 동의할 사람은 많을 것이다.

아이와 보낼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아빠의 육아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근무시간이 아내보다 길 경우,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할 물리적 시간은 비교적 부족하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몸 놀이를 해주는 것에도 체력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육아는 그만큼 중요한 과정이고, 결코 쉬울래야 쉬울 수가 없다. 여러분이 사회에서 마주하는 개개인 모두가 각기 다른 까닭 중의 하나는, 그들이 어떤 양육방식에 따라 성장해왔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좋은 부모가 되려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은 존경스럽다.

그렇게 생각하면 육아라는 것이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지닌 일인지 새삼 느낀다. 사회의 구성원 한명 한명을, 하나의 인격체를 성장시켜가는 과정은 얼마나 값지고 중요한 일인지를.

그러니 더더욱 사랑하는 아내에게 육아의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겠다. 아이를 가진다는 선택은, 아내가 혼자 결정한 일이 아니니까.

아빠가 되기는 쉬워도, 아빠의 자격을 갖추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좋은 아빠’가 되길 바라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법한 말이다.

아빠의 자격에 무엇이 필요한지 정의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게 경제적 능력으로만 얻을 수 있는 자격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쩌면 아빠의 자격은, 그 숭고한 ‘육아’에 책임감을 가질 때 주어지는 게 아닐까?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 물려주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

존경받고 사랑받는 아빠, 남편이 되려면 우리 남자들, 아빠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남자나 여자,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론 이뤄지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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