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용 사건 전담조직 신설, 직권조사 강화…중소기업계 ‘환영’

공정위는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을 근절하기 위한 기술유용 사건 전담조직을 신설해 집중 감시를 벌일 계획이다.

[공감신문]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기업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기술 유출을 근절하기 위한 기술유용 사건 전담조직을 신설해 집중 감시를 벌일 계획이다.

공정위와 더불어민주당은 8일 당정 협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기술 유용행위 근절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정부의 노력에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자료 요구 및 유용이 줄지 않고 있어 산업 경쟁력과 기술 개발 유인이 크게 저해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로 인한 피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구축해왔지만 그동안 법 집행 조직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기술유용 행위 적발이 신고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보복성 거래 단절 등 우려로 신고가 적은 상황이라 효과적인 대처에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기술유용, 부당 기술요구 등으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건은 각각 1건, 기술요구 서면 미교부도 3건에 불과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이에 공정위와 더불어민주당은 전문적인 법 집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말 공정위에 기술유용 사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심사자문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기술유용 사건 전담조직에는 변리사, 기술직 등 기술 전문 인력이 배치되고, 직권사건뿐만 아니라 지방사무소에서 담당하고 있는 신고사건도 맡게 된다.

기술심사자문위원회는 전기·전자, 기계, 자동차, 화학, 소프트웨어 등 5개 분과별로 총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되며 정책을 수립하거나 사건을 처리할 때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위는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매년 집중 감시 업종을 선정하고 실태조사를 벌여 신고보다 한발 앞선 직권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내년 첫 번째 집중 감시 업종에는 기계 및 자동차 업종이 선정됐다. 이들 업종은 직권조사 한시적 면제 기업이 많아 규제의 사각지대로 꼽혔다. 2019년에는 전기전자 및 화학, 2020년에는 소프트웨어가 공정위의 집중 감시를 받게 된다.

내년 첫 번째 집중 감시 업종에는 기계 및 자동차 업종이 선정됐다.

또 공정위는 기술자료 요구 여부 등에 한정됐던 서면 실태조사 항목을 강화한다. 정당한 사유에 따른 요구 여부, 유용행위 발생 여부, 피해 규모 등을 추가해 이전보다 더 촘촘해진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직권조사 면제 대상이었던 공정거래 협약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기술자료 요구 및 유용에 한해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협약 기준이 바뀐다. 올해 협약평가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공정위의 직권조사를 면제받은 기업은 총 66개사다.

아울러 기술유용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제재 수위를 높인다. 과징금 산정을 위한 관련 매출액 산정이 어렵더라도 정액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기술 유출 행위가 확인되더라도 유용 여부가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유출만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될 예정이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이번 대책으로 기술유용으로 인한 기대이익보다 위법행위 제재에 따른 손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하도급법 관련 내용을 개정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기술유용행위 근절대책에 중소기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중소하도급업체에 대한 기술탈취를 근절하고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을 통해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대책이 잘못된 하도급 거래 관행을 바로잡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계가가 되길 희망한다며  중기업계도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개선 의지에 응답해 기술혁신으로 산업과 국가 경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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