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지난 주말에는 비가 내렸다. 주말 동안 내린 그 비를 지켜본 분 중에는, 어느덧 여름 내음은 가시고, 씁씁하고 텁텁한 ‘가을비’가 됐다고 느꼈던 이들도 많을 거다.

9월하고도 절반을 향해 가는 이 때, 이제는 그나마 남아있던 여름 한소끔도 가버리고 가을이 돼버렸다. 계절이 바뀌면 우리 맘속을 차곡히 채웠던 계절감과 분위기도 갈아 넣어야한다. 딱 이맘때쯤에.

분명히, 계절이 바뀌면서 마음가짐도 새로이 단장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실 거다. 그래서 새 옷도 사고, 머리를 조금 더 운치 있는 색으로 물들이는 분들도 있을 터다.

누구나 멋진 인테리어를 꿈꾸지만, 비좁은 원룸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그런가하면 ‘내 방’에 눈을 돌리는 분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방은 하루 중 가장 아늑한 시간을 보내야 할 공간이고, 질릴 즈음 되면 구조라도 바꿔보고 싶은 게 당연한 현상이니까.

오늘의 교양공감 포스트는, 좁은 원룸에서 혼자 사는 의젓한 자취생들을 위해 준비해봤다. 이른바 ‘원룸 더 넓어보이게 만드는 방법’이다.

원룸 자취생들에게 조금 더 초점을 맞춰봤지만 아직 가족들과 함께 사는 부러운 분들도 시도해볼 법 하겠다. 또는, 지금도 괜찮지만 괜스레 가을을 맞아 방 구조를 바꿔보고 싶은 분들께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도

사실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를 준비하면서 깊이 고심한 결과, 한 가지 해법을 찾아냈다. 비좁은 원룸을 넓어보이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이든 다 버리는 것이다!

닥치라니(억울억울). 이건 진짜다!

아니, 이건 정말이다. 비우는 것만큼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어처구니없겠지만, 미친 얘기 같지만 전부 사실이에요!

미친 얘기 같지만 전부 사실이다, 버리는 게 공간 확보에는 제일 좋다고!

물론, 교양공감팀이 여러분의 가구, 집기 모두를 내다버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넓은 방을 위해서 여러분도 어느 정도 타협하고 버릴 건 분명히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입주 전부터 있던 가구… 협의 없으면 버리기도 뭐하고 참 애물단지다.

보통 대부분의 자취생들은 원룸에 입주했던 당시부터 있었던 가구를 지금까지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기존에 있던 물건을 버리기 전에는 집 주인과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함부로 버리기가 조금 꺼려진다.

반대로, 텅텅 빈 방에 입주하는 것도 몇몇 고충이 있다.

반대로, 입주 당시 ‘텅텅’ 빈 원룸에 들어왔었던 분들이라면 무언가를 버리기도 부담이 덜할 거다. 예를 들면 집에서 가져온 낡은 램프(심지어 켜본 적도 없는)나, 초딩 때부터 써왔던 거대한 책상이라거나… 이젠 졸업할 때다, 쫌!

소인국 놀이를 할 게 아닌 이상… 큰 가구는 작은 원룸에서 내다 버리자.

가구의 경우, 비좁은 내 방에 있기에 좀 크다 싶으면 이제 바꾸기를 추천한다. 너무 고가의 물건이라서, 너무 정이 많이 들어서 등 수많은 핑계를 덜고 나면 버릴 마음이 생길 것이다. 정 아깝다면 본가로 돌려보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게 여러모로 쉽진 않을 걸?

언제 마지막으로 썼는지, 앞으로 언제 쓸 건지 모르겠다면 버려라!

기타 집기의 경우 ‘버린다/안 버린다’의 여부를 판단하려면 사용 빈도를 한 번 생각해보는 게 도움 된다. 이를테면 낡은 TV. 저걸 켠 지가 1년은 지난 것 같다? 중고왕국에 팔거나, 가전제품 판매하는 분들께 넘겨드리자. 물 때 낀 커피포트도 마찬가지다.

절대 안 쓸 물건을 버릴까 말까 고민하지 말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버리는 걸 첫 번째 방법으로 소개한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무엇이든 이것저것 쌓아두길 좋아하는 편이라면 원룸이 9평이건, 11평이건, 13평이건 상관없이 언제든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버리거나, 팔거나, 아무튼 처분하자. 최대한 많이!

 

■ 원룸에 적합한 가구 고르는 법

웬만큼 다 버렸다면 이제 새로운 가구를 채워 넣어야 한다. 이러려고 버리라고 했느냐고? 미안, 멱살을 잡아도 좋지만 그 거대한 책상과 너덜너덜해진 수납장은 정말 ‘영 아니올시다’였다.

집에서 정말 잠만 잘 게 아니라면 각종 가구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걸 버리라고 한 이유는, 좀 더 ‘원룸’이라는 환경에 맞는 가구로 바꿀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구든, 집기든, 그냥 밖에다 내놓는다고 버려지는 건 아니다.

원룸에 적합한 가구란 무엇일까? 대체로, 혼자 사는 자취생들의 원룸이 드넓고 쾌적한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원룸이란, 대략 7~10평 내외의 좁은 공간일 터. 때문에 그 안을 채울 가구도 작고, 아담하고, 무엇보다도 높이가 ‘낮아야’ 한다.

좁은 공간을 넓어보이게 만드는 매직의 비밀 중 하나는 바로 ‘시야’다. 가구가 지나치게 높으면 가뜩이나 좁은 방이 더 좁아보이게 마련.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일단은 높이가 낮은 가구들을 고르자.

원룸에 적합한 가구? 작고, 낮고, 옮기기 쉬우면 됩니다.

‘낮다’의 기준은 여러분의 앉은키에서 눈높이보다 ‘낮은가’를 기준으로 잡고 결정하면 된다.

물론 높이만 낮다고 전부는 아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기동성’이다. 가구를 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가볍다는 소리다. 구조를 재차 바꾸기도 쉽고. 가볍고 낮은 책장, 책상, 식탁. 가구를 결정하는 포인트다.

비싼 디자이너 브랜드의 물건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저가형 가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조립식 가구도 최근에는 혼자서도 할 수 있도록 조립이 쉽게 출시된다. 다만, 너무 싼 제품이라면 그리 안정적이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니 가격대는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자.

 

■ 계절 지난 옷, 창고 서비스

우리의 옷장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옷들은 특정한 계절에만 입을 수 있는 의류들일 것이다.

이제 무더운 여름 가볍고 얇게 입었던 옷은 이제 고이 모셔둬야할 때.

반팔이나 반바지, 얇은 옷은 여름이지나면 그 다음 여름까지는 입을 일이 없다. 겨울용 외투나 두꺼운 스웨터 등도 마찬가지.

철 지난 옷 등을 대충 박스에 쑤셔넣고 구석에 박아두면 공간이 낭비되는 꼴이다.

특정 계절이 지나 안 입게 되는 여러분들의 소중한 옷, 계절에 안 맞는 침구류, 잘 안 쓰는 물건들은 결국 가뜩이나 비좁은 원룸에 짐이 되기 마련이다.

이 서비스들은 대용량 창고 등에 물건을 보관해주고, 그 비용을 기간에 따라 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지난 번 ‘여름 제품 보관법’을 소개하는 포스트에서,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면 보관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을 권장한 적이 있다. 이들 서비스는 일정 크기 상자에 의류나 침구류, 서적 등을 보관할 수 있다.

보안은 물론이고 습도나 온도, 방충 등을 함께 제공하는 창고까지 다양하다.

특정한 지역에만 이런 서비스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생각보다 많은 지역에 이런 ‘짐 보관’, ‘개인 창고’, 개인물품보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다. 심지어 일정한 거리까지는 픽업 및 배달 서비스를 하는 업체도 있다!

깨끗이 빨고, 말린 다음 보관해야하는 건 마찬가지! 곰팡이 생긴다.

다만, 여러분의 소중한 물건들을 지나치게 저렴하고 허술한 업체에 맡기라고 하진 않겠다. 특히나 의류 등을 보관할 때는 습도나 온도, 해충 방지 등을 관리하는 곳인지를 잘 알아둬야 나중에 뒤늦게 후회하지 않겠다. 또한, 의류의 경우 보관 전에는 꼭 깨끗이 세탁해두자.

최초 기간 설정시에도 맡인 물건을 다시 찾을 시기를 고려해서 정하는 게 좋겠다.

이런 보관 서비스들은 보통 한 달, 3개월, 6개월 정도로 기간을 나눠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대략적인 요금도 알려드리고 싶으나, 조사 결과 각 업체별로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맡기길 원하는 제품의 보관 면적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므로 직접 꼼꼼하게 따져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 그 밖의 원룸 넓게 쓰는 미세 팁들

- 수납공간에도 여유를

서랍 안에 가득 가득 들어있는 물건 중 안 쓰는 건 버리자.

책꽂이나 선반, 책상 위, 주방 수납공간 등을 알뜰살뜰하게 정리해 쓰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빼곡히 넣어 둔 물건 중 분명 안 쓰는 것들도 상당히 있을 것이다. 일단은 버리자(또?!). ‘나중에 언젠가’ 쓸지 몰라서 버리기 아깝다고? 나중에, 필요할 때 사는게 낫다!

 

- 파티션 없이 공간 구분

닝겐적으로 더 이상 손 안대는 책은 좋은 곳에 기부하자!

앞뒤가 트인 책꽂이는 굳이 벽면에 붙일 필요가 없다. 공간을 구분하는 파티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까. 다만 안 읽는 책을 빽빽하게 끼워놓지는 말자. 시각적으로도 답답해 보인다. 책장 선반을 여유 있고 널널하게 활용한다면 한층 덜 답답해 보일 것이다.

 

- 우리의 소원은 통일감

방의 전체적인 컬러톤을 산만하게 여러개로 하지 말자. 통일! 통일!

가구나 집기 등을 새로 사게 되는 경우, 집안의 전체적인 색상과 통일감을 주게끔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색과 저 색을 혼합해서 집안을 컬러풀하게 만들고 싶어도, 비좁은 원룸에서는 자제하는 편이 낫다. 비슷한 톤으로 집안을 통일하면 집이 더욱 넓어 보인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 1인용·공간절약형 가구

1인용 가구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니 작은 제품을 찾아보자.

좁은 원룸에 사는 자취생들은 혼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 그런데, 왜 식탁은 2인용일까? 애초에 1인 가구를 노리고 나온 제품들을 추천한다. 혹시 누가 놀러올지도 모른다고? 매일 놀러올 게 아니라면, 굳이 여러분의 공간을 낭비할 필요 없다. 널찍한 침대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면 ‘벙커베드’를 써보시길. 

 

- 본가가 가깝다면 땡큐!

힘든 일과 후, 오랜만에 본가에 갔을 때 우리의 모습.

본가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자취하는 분들이라면, 그런 거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본가에서 독립하기 전, 자신이 쓰던 방은 이제 빈 공간이 돼 있을 확률이 높다. 바로 이 방을 여러분만의 ‘창고 서비스’처럼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 방바닥으로 내려가자

일명 '레그리스' 가구들을 살펴보는 것도 방을 넓게 쓰는 한가지 팁!

정말, 좁아도 너~무 좁은 원룸에서 살고 있다면 방바닥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다. 침대도 낮게, 책상도 낮게, 의자도 낮게. 생활공간의 고도를 조금만 낮추면, 생각보다 방을 넓게 쓸 수 있을지 모른다. 맨 바닥이 딱딱하다면 러그를 적극 활용하자.

 

■ 이왕 지내는 공간, 넓어 보이면 더 좋잖아요

많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이는 특이 취향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쾌적하고 넓은 방을 마다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나 사회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도 ‘내 집 마련’이 목표가 돼 버린 요즘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방값에 그게 그리 쉬울 리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 그 꿈에 다가가지 못한 우리들은 버글버글한 도시에 몰려들어 매일 밤 한 칸 방에 지친 몸을 누인다. 그러면서 꿈을 꾼다. 언젠가는 크고 넓은 집을 갖고야 말겠다는.

언젠가는 여러분이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는 꿈의 공간도 분명 생길 것이다!

여러분도 언젠가는 분명 좁은 원룸을 벗어나 넓은 집, 넓은 방에서 꿈꾸던 대로 살게 될 것임을 교양공감팀도 믿는다. 그 때가 되면 한동안 머물렀던 좁은 원룸도, 나비가 부화하기 전에 머무른 고치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가 지금 지내는 그 작은 방은 우리가 더 크게 자라기 위한 고치인 셈이다.

여러분이 꿈을 꾸게 해주는 그 작은 고치를 조금이라도 넓게 활용해보자.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또 의외로 쉬울 지도 모른다. 또, 그렇게 해서 방이 넓어진다면 우리의 꿈이자 목표도 조금 더 커질지 모르겠다. 고치가 클수록 그 안의 우리도 함께 커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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