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2n 인생 살아보니 세상에 살면서 ‘백수’만한 것이 없더라. 그냥 백수면 안 된다. 돈 많은 백수여야 한다. 지금 여러분에게 평생 먹고 살 돈을 준다고 했을 때 일을 계속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솔직히 까놓고 말해보자. 우리 모두 돈 많은 백수를 꿈꾼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통장 잔고. [웹사이트 캡쳐 / MBC 무한도전]

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아! (욕처럼 보이신다면 기분 탓은 아닙니다) 돈은 돈을 부른다더니 돈이 없어서 그런지 들어오는 돈은 그리 많지 않다. 생각해보면 지금만 그런 것은 아니다. 대학생 때도 그랬다. 학비에 생활비에 시달려 알바를 찾던 하이에나. 기자 기준으로 대학생때는 극한 인생이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방학 시즌에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것부터가 극한이었다. 이미 방학을 시작한 후 알바를 찾으려고 했다면... 축하합니다. 이번 방학은 돈 없는 백수로 사시겠군요! 

방학이 시작된 이후에는 아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방학하기 약 한 달 전부터 알바 면접을 보면서 “저는 방학 때부터 열심히 일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알바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자네, 그 일을 하다 정말 힘들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웹사이트 캡쳐 / 웹툰 이말년 서유기]

오늘은 ‘극한 알바’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알바를 구하는 사람들, 해 본 사람들, 지금 하고 있으신 분들은 다 알고 있을, 공공연하게 ‘극한 알바’라고 불리는 직업들을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그 일을 한다면 당신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하는 그 알바 말이다. 

뭐 사람마다 힘듦의 정도가 달라 같은 돈을 받더라도 ‘에게~~’와 ‘꿀이다!’로 나뉜다. 같은 일을 해도 ‘극한’이라 하기도 하고 ‘껌’이라 하기도 한다. 꿀알바라고 소개 받고 갔다가 등짝 때린 적도, 소개해줬다가 등짝 맞은 적도 있을 것이다. 

극한 알바를 선택한 당신. NOPE. 저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알바를 ‘급구’하고 계신 여러분들. 앞으로 소개할 이 아르바이트, ‘삑’ 위험합니다. 당장 피해!

* 기자가 소개할 포스트 중 극한 알바는 오로지 기자의 ‘주관’으로만 결정한 것으로 다른 아르바이트가 힘들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극한 알바’에 선정된 아르바이트생분들.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 맛있는 게 너무 많아 ^ㅠ^ 음식점이야 PC방이야?

요즘 진짜 피시방 모니터 완전히 영화관 아닙니까?

실내 흡연이 가능했던 PC방에 비해 ‘극한’은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아주 경기도 오산이다. 하지만 맞는 말이긴 하다. 예전엔 실내 흡연이 가능해 기관지가 약한 알바생이 콜록콜록 거리는 것은 물론, 알바 후 옷에 담배 냄새는 덤이었다. 

하지만 요즘 PC방 알바생은 담배 냄새가 아니라 주부 습진을 달고 산다. 최근 PC방을 간 경험이 있는가? 요즘 PC방에는 메뉴판이 있다. 메뉴가 웬만한 분식점 뺨을 후려칠 정도다. 

솔직히 (더러운 자리 주인)님 책상에만 태풍이 지나갔다면 인정합니다. [위키백과]

컵라면, 만두, 김치볶음밥을 한 사람이 많이 주문하는 것은 알바생에겐 좋지 않지만 사장님에겐 좋은 일이다. 그리고 저 정도 주문이야 손이 빠른 알바생들에겐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알바생들이 가장 ‘극혐’하는 건 개판으로 만들어놓고 몸만 쏙 빠져나간 자리겠다. 아니 초등학교 때 자기 자리는 깨끗이! 안 배웠나요? (울컥)

기자는 피시방 알바 경험이 있는데 단기로 해봐서 그런지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PC방 알바를 한 친구 앞에서 그 말을 했다가 풀 스윙으로 입을 맞을 뻔했다(...). 

여러분의 비위를 위해서 화장실 더러운 사진은 못 올리겠다. 희희

PC방 알바생의 일은 설거지에서 끝나지 않는다. 흡연실과 화장실 청소도 알바생의 몫이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흡연실의 재떨이를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고, 화장실 청소까지도 참을만하지만 화장실 변기를 뚫는 일은 정말 최악이란다.

PC방 알바생 여러분, 그중에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PC방의 알바생 여러분, 최악의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마음이 ‘넘나’ 아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8일 피시방 영업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PC방도 밤 12시까지가 아닌,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 나는 너의 ‘새끼’가 아닙니다. 고객님. 텔레마케터 

* 텔레마케터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본 기자의 지인의 이야기를 참고해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알바를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웃음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알바 사이트를 보면 고소득 꿀알바로 텔레마케터를 소개하고 있다. 높은 주급, 월급에 속지 말자. 경험해본 사람은 ‘전화 상담’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멘탈이 ‘탈탈탈’ 털리는 직업이다.

텔레마케터 알바를 오래한 지인에 의하면 전화 상담은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으면서 대화를 해서 그런 지 ‘욕 받이’가 되는 것은 물론, 성적인 농담도 서슴없이 한단다. 하루 종일 말을 해서 목소리가 아픈 것도 그러려니 하지만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실적 부담’이란다.

(콜센터 근무 후) 저 지금 말하기 싫어증 걸렸으니 말 시키지 말아 주시죠.

보통 상담을 요청한 고객들은 사용하는 제품, 서비스에 문제가 있어 텔레마케터와 대화를 원한다. 고객의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담사도 다른 부서와 연결을 해준다든가, 정보를 찾는다든가 상담 이외에도 할 일이 많다. 상담 전화만 연달아서 계속 받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을’이 쉬는 꼴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을들 중의 ‘갑’이겠다.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는 팀장의 ‘콜 푸세요’라는 메시지, 전화는 아주 스트레스란다. 텔레마케터들이 ‘딴 짓’을 한다는 것도 아니고, 고객이 요청한 일을 해결하려 상담 콜을 잠깐 막아놓으면 그 꼴을 못 본단다. “전화 받으면서 왜 일을 못해!?”

일주일이 토, 일, 토, 일, 토, 일, 토 면 을매나 좋게요~?

주말이 지난 월요일의 콜센터는 완전 말 그대로 ‘헬’이라고 한다. 주말 동안 문제가 있었던 고객들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오는데 그것쯤이야. 고객의 일을 처리해주면 나름 보람도 느끼고 좋지만 밀리는 대기 수로 월요일 점심시간을 20분 단축시키는 건 늘상 있는 일이라고 한다.

잠깐 화장실만 갔다 와도 나를 찾는 상사라니... 엄청난 ‘관심종자’가 아니라면 이 알바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N/N)  

 

■ 허리를 펴는 법을 까먹었어요. 택배 물류 상하차

안녕? 난 네가 옮겨야 할 택배야 ^^ 내 친구들 더 올 거야. 무겁지만 살살 다뤄주길 바라.

알바해서 받은 돈으로 병원 간다는 말이 나온 그 아르바이트, 다음 날 뻗어서 못 갈 수 있으니 무조건 일당을 받으라고 하는 그 아르바이트, 체대생도 도망간다는 극한 중에 극한 알바, 택배 물류 상하차다.

물건을 옮기는 것쯤이야 껌이라고? 그 알바를 선택한 당신, 오늘 허리를 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목장갑과 작업복을 받았다면 늦었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합니다. 지옥의 문인 큰 창고 문을 열면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박스를 보게 될 것이다. 웰컴! 웰컴!

모든 관절에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 추천합니다!

알바를 경험해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산더미같이 쌓인 택배 박스를 직접 차에 싣고 내리고, 또 다음 트럭이 오면 싣고 내리고 하는 그저 ‘단순노동’인데 허리를 잠깐 펴려고 하늘을 보면 하늘이 노랗단다. 다른 글들을 보니 “노동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 아르바이트 다시 할 바엔 유격훈련을 다시 받겠다”라는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일을 단기알바가 아닌 직업으로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정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젊은 사람들도 하루만 하고 뛰쳐나가는 아르바이트를 한 달도 아니고 몇 년 동안 했다니 대단하다.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술은 아니라고 하니 걱정하지 마시고 즐겨! yeah!

이분들에게는 꿀 같은 소식이 하나 있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는 택배산업의 일자리 환경 개선을 위해 약 130억 원을 투자해 택배 상하차 작업 자동화 기술, 차량의 적재함 높이를 조절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개발된다면 근무환경이 개선돼 작업자가 직접 택배를 차량에 싣는 일도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 고객님이 함부로 해도 되는 알바생 아닙니다. 오토바이 배달

한 고용 사이트에 따르면 오토바이 배달은 장마철 최악의 알바에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음식을 시킨 후, ‘빨리 왔으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배달을 시킨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빨리’다. 해서 기자는 오토바이 배달 알바를 극한 알바로 꼽았다. 

주문전화를 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을 때 “왜 안 와요?”라는 전화를 한 일이 분명 있으실 거다. 그럴 때마다 ‘을’인 배달 알바들은 ‘갑’의 재촉과 독촉에 죽어난다.

지난 5월부터 오토바이 배달 종업원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시간이 쫓기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알바인 배달 알바, 하지만 이 알바가 극한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진상’이겠다. 솔직히 말해 배달원들은 음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배달만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고? 여러분이 배달음식을 시키는 날, 여러분만 배달을 시켰을까? 아니다. 분명 많은 손님들이 있을 것이다.

손님이 많을 경우, 배달은 밀리기 마련이고 배달원들은 포장해주는 대로만 배달 가방에, 트렁크에 출발하기 바쁘다. 그래서 고객들의 “음식이 왜 이렇게 불었죠?”, “제가 이걸 시켰었나요?”라는 질문에 당황하는 것이다. 

당신이 고용했어도 상대방을 무시하는 언사와 행동은 NOPE.

컴플레인을 걸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만약 문제가 발생했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컴플레인을 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요구와 무례는 다르다. 실제로 무례하게 배달 알바생을 깎아내리는 말, 행동들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한다. 

배달 알바생들이 당신의 ‘알바생’이 아니다. 영수증을 던진다거나, 음식을 발로 차 알바생을 위협한다든가 그런 식으로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 ‘을’에게 

근로계약서는 똑같은 내용을 2장 만들어서 고용주와 알바생이 한 장씩 가져야 한다.

‘열일’하는 알바생 여러분들. 그런데 근로계약서는 작성하고 알바 중인지? 여러분을 고용한 고용주 측에서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것은 고용주의 ‘의무’이다.

“그냥 아르바이트인데... 안 써도 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근로계약서가 만들어진 덴 다 이유가 있다. 계약서에는 근로 조건이 명시돼 있다. 임금, 근로시간, 휴일 등이 말이다.

어려운 말 앞에서는 어린이가 되는 우리,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은 필수.

만약 이걸 고용주와 구두로만 얘기해서 끝낸다면 나중에 무슨 일이 발생했을 시 증거가 없다. 서면으로 작성한다면 증거가 생기는 것이다. 보통 근로자, 사업자가 법정 분쟁이 발생하면 근로자에게 입증 책임이 있으니 근로계약서! 꼭! 작성해야겠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중 약 60%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나이가 적다고 해서 일을 적게 시키는 것도 아니면서,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은가?

개미는(뚠뚠) 오늘도(뚠뚠) 열심히 일을 하네 (뚠뚠)

극한 알바는 사실 모든 ‘을’들에게 해당하는 알바, 직업이다. 경험해보셨듯이 ‘을’들은 참 고되고 힘들다. 전국의 모든 ‘을’들은 오늘도 싫어증(아무것도 하기 싫어증) 증세가 심할 것이다. 그래도 하기 싫다고 다 안 하면 여러분의 통장이 너무 궁핍하다. 싫어증이 심각할 땐 생각하자. 통.장.잔.고.

돈이 있다고 모든 게 다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풍족’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뭐가? 마음이.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를 더~ 좋은 이어폰으로 죽여주는 음질로 들을 수도 있고, 보고 싶은 영화를 더 더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것들로 우리는 힘을 낸다. 즐거운 소비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늘도 극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늘 하던 ‘난 뭘 하고 싶지’,‘왜 돈을 벌어야 하지’라는 고민에 빠져있을 것이다. 아니면 이미 커피나 맥주에 빠져 정신을 잃었을 수도 있다. 

정신을 잃지 않으셨다면 오늘은 ‘특별히’ 퇴근길에 여러분이 “이 맛에 돈 벌지 크으!” 할 만한 소비를 해보자. ‘고생한 날 위해 이것을 선물해줘야겠다!’가 결정됐다면, 지체 없이 결제하자! 우린 열심히 돈 벌어서 우릴 위해 쓰는 ‘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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