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란변수 많아 연구 자체 성립되지 않을 수 있어 신중한 검토 필요해

[공감신문] 정부는 현재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생리대 제품에 대한 독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생리대 독성조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여기에 생리대를 일상적으로 사용해 온 여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가 생리대 안전성 역학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사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생리대 유해성을 밝히기 위해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직업환경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 등도 식약처가 진행 중인 독성조사 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정부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가 생리대 안전성 역학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생리대에서 검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독성 평가 방식으로 조사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된 생리대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여성이 하루 5개의 생리대를 쓴다고 가정할 때 VOCs가 피부로 전이되는 비율을 비롯해 피부흡수율, 전신 노출량 등을 계산해 위해성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발암성과 생식독성 상대적으로 높은 스타이렌, 에틸벤젠 10종은 이달까지 우선 평가하고, 연말까지 76종을 더 검사한다.

여성환경연대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해성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국내에서 일고 있는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은 미국, 프랑스 등에서 먼저 제기된 바 있지만 대안 찾기 운동이 주로 전개되며 위해성 조사에 돌입한 경우는 없었다.

해외사례를 참고할 수 없는 식약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험법을 세워 조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질 점막을 통한 흡수에 대한 연구도 많지 않아 화장품 시험법 등을 참고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상 처음이라는 악조건을 가진데다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또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여성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현재 독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당장 시행에 옮기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역학조사를 진행하는데 있어 생리불순, 난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란변수가 매우 많은 현실이다.

검증위 관계자는 “스트레스, 음식, 담배, 세제, 다른 제품을 통해 들어오는 화학물질 등 증상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특정하기 어렵고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부작용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다고 해도 원인이 생리대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일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생리대를 일상적으로 사용해 온 여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중에는 많은 교란변수 때문에 연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따라서 역학조사 여부를 놓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도 "역학조사를 비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요구하는 단체가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세계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겪는 문제인 만큼 연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기록을 확보하거나 대조군을 간호사로 설정하는 등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식약처는 전수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3년간 생산되거나 수입된 생리대 896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위해도 조사가 우선이고,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검증위원회와 논의해 역학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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