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석란정’ 잔불 처리 도중 정자 붕괴...구조했으나 심정지

17일 새벽 강원도 강릉에서 정자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일어난 붕괴로 인해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공감신문] 17일 새벽 강원도 강릉에서 정자에서 난 화재를 진압하던 도중 일어난 붕괴로 인해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강원도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4시 29분께 강원도 강릉 강문동에 위치한 석란정에서 난 잔불을 처리하던 소방관 2명이 정자 붕괴로 건물 잔해에 깔려 순직했다고 밝혔다.

순직한 소방관은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59)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로, 10여분만에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소방관은 구조된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태를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이 소방위는 오전 5시 33분께, 이 소방사는 오전 6시 53분께 숨을 거뒀다.

석란정 화재는 전날 21시 45분께 한 차례 발생한 후 다음날 오전 3시 51분께 재발했다. 최초 화재는 10분만에 소화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에 소방당국은 잔불로 인한 재발화 가능성을 염려해 인력 2명과 소방차 1대를 배치해 감시했으나 새벽에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붕괴된 석란정

사고가 일어난 석란정은 1956년 지어진 목조 기와정자로 강릉에서 비지정 문화재로 관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자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인근 주민들에 의하면 한 호텔 공사가 시작되면서 석란정에 금이 가 보강조치를 우선하고 공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자에 균열이 커지자 지난 6월에는 파이프로 보강하고, 주변에 펜스를 치고 지붕에 천막을 치는 등의 조치가 이뤄졌으나 붕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자에는 화재를 유발할만한 전기시설이 없었다. 주변은 3m 높이의 펜스가 설치돼 외부인 출입은 불가능 했다.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석란정 화재 및 붕괴 사고현장

소방당국 관계자는 “오래된 건축물은 보존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화재 진압을 하다 변을 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호텔 공사로 인해 정자가 금이 가는 등 기울어 보였다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 있어 다각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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