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낸드시장 입지 강화, 원천기술·특허 접근 권한에 달려

'한미일 연합'측이 일본 도시바 반도체부문을 인수하게 될 전망이다.

[공감신문] 엎치락뒤치락하던 일본 도시바(東芝) 반도체 부문 인수전이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도시바 반도체 부문이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포함된 컨소시엄, 대만의 폭스콘(훙하이)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손꼽혀왔지만 최후에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하게 됐다.

도시바는 SK하이닉스, 미국 베인캐피털,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 측에 자사 반도체 부문을 2조엔(약 20조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도시바 반도체 인수 과정이 끝내 가닥을 잡아가게 된 셈이다.

'한미일 연합'측에 포함된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로 낸드플래시 시장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루머스 캡쳐]

도시바 반도체의 매각 절차가 유달리 눈길을 끌었던 까닭은 바로 낸드플래시 ‘수퍼사이클’과 낸드플래시 강자 도시바가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는 점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용량의 확대, 하드디스크의 SSD 교체시기 등으로 인해 낸드플래시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정도다. 많은 전문가들은 낸드플래시 공급이 최근의 수요 폭증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을 선점, 원천기술을 보유 중인 회사다.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도 16.1%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5위에 그치므로,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인수는 SK하이닉스에겐 더 없이 귀중한 기회였다. 도시바가 보유한 낸드플래시 제조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기술력을 강화해야만 하는 상황이고, 해당 분야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특허를 회피하거나 특허료를 지불하면서 개발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시장의 원로 격인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분야 원천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이들을 활용해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은 낸드플래시 시장서 전통적인 강자로 손꼽혀왔으며,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 온갖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 조건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도시바, 그리고 일본 정부는 도시바 반도체의 원천기술 유출에 대해 우려해왔다. 대만 폭스콘이 가장 높은 인수액을 제시하고도 도시바의 매각 후보 고려 대상에서 밀려난 까닭도 이 때문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수 조건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인수가 SK하이닉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SK하이닉스가 도시바가 보유한 원천기술이나 특허를 활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도시바 반도체를 토대로 한 낸드 시장 입지 확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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