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특별한 계획이 없는 이들을 위한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시간이 유독 많이 남을 때가 있다. 공강이 너~무 길 때, 약속 시간보다 한참은 일찍 준비가 끝났을 때, 아직 잠들기는 싫은 이른 저녁과 같을 때 말이다. 

바쁠 땐 정신없이 바쁘더니... 유난히 시간이 ‘붕’ 뜰 때가 있다. [Pixabay]

영화 한 편은 충분히 볼만한 시간, 영화를 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면? 아, 영화관에 볼만한 영화가 없다 싶을 때도 추가하자. 딱 그럴 때 볼만한 영화를 추천해드리려고 한다.

사실 읽는 것보다 보는 것을 좋아하는 기자는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뭔가를 보고 싶긴 한데 딱히 당기는 뭔가가 없을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굳이’ 휴일에 무엇인가를 고른다는 생각 자체가 부담스럽다.

화장실 가기도 귀찮은 주말, 움직이는 건 꽤 힘든 일이다! [Pixabay]

볼만한 영화도 누군가 골라서 틀어줬으면 좋겠고, 아무거나 좋으니 먹을 거나 마실 거도 가져다줬음 하는 이상한 ‘귀차니즘’이 발동할 때가 있다. 특히 주말에는. 

영혼 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계실 여러분들에게 영화평론가들이 추천하는 영화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평론가가 추천하는 영화’라는 말에 ‘지루하다’는 생각이 드셨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평론가들은 왠지 고리타분하고 철학적인 영화‘만’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Wikimedia]

평론가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진지한’ 영화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히어로 물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사랑한다. 

시간이 남는 오늘,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이 영화 보는 것 어떠신지?

 

■ 작품성, 오락성, 연기 100점, 스토리 90점의 ‘다크 나이트’

[Flicker]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슈퍼 히어로 영화라고 생각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보며 실망한 적은 없지만, 그 정점은 ‘다크 나이트’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개봉한 지 10년 다 되어가는 영화 ‘다크 나이트’. 이 영화는 히스레저의 ‘조커’ 연기로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만하다. 인셉션, 인터스텔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다.

유명한 ‘팀 버튼’ 감독이 만든 배트맨 (1990), 원작을 그대로 옮긴 영화라는 평을 받고 있다. [네이버 영화]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스,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배트맨의 리부트 영화다. 리부트 영화란 전작의 중심 이야기, 캐릭터를 제외하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다.

보통 리부트 영화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팬덤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경우 원작이 히어로물인 ‘배트맨’이었으니 팬덤 자체가 어마어마했다. 

153분, 꽤 긴 시간의 영화지만 아마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영화]

하지만 뛰어난 연출과 연기력, 또 어마어마한 자본을 뽐내는 영상미로 대중적 인기를 얻는 것은 물론, 본래의 골수팬들에게도 찬사를 받았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평점 10점을 준 영화 중 하나로 최근 진행한 무비톡에선 “이 작품이 걸작이 아니면 뭐가 걸작이겠냐”고 말했고, ‘21세기 걸작들’을 부제로 한 프로그램인 무비딥에서 2시간 35분 동안 다크 나이트를 주제로 얘기했다.

 

■ ‘픽사라는 거대한 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 영화, ‘업’

아름다운 색채감으로 어린이와 어른이들을 사로잡은 영화 ‘업’ [네이버 영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픽사라는 거대한 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 ‘픽사의 구내식당에선 대체 어떤 메뉴가 나오길래’라고 말하며 영화 ‘업’에 평점 10점을 주었다. 

그의 말은 “단연코 픽사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 이 작품을 만든 사람들은 도대체 뭘 먹었길래 이렇게 대단한 것을 만들어냈나”로 풀이된다.

기대감 없이 영화를 재생하고, 마지막엔 짠함에 쉽사리 정지를 누르지 못하실 것. [네이버 영화]

디즈니와 픽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답게 장면 장면이 따뜻하며 사랑스럽다. 영화의 수많은 명장면 중 주인공 칼 할아버지와 그의 아내 엘리의 삶을 축약한 ‘4분 30초’가 많은 관객을 울린 장면이 아닐까 싶다. 대사 없이 음악과 영상만 흐르는 그 장면에서 말이다.

아내인 엘리가 먼저 세상을 뜨고, 낙 없이 살던 칼 할아버지는 아내와 만든 집을 지키려는 마음에 재개발 인부에게 지팡이를 휘두르게 되고 치매로 오해받게 된다. 상황은 심각해져 죽은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집에서도 쫓겨날 상황에 몰리게 된다. 

아내 앨리 없이 모험을 시작하는 칼 할아버지. [네이버 영화]

인생의 끝자락에서 칼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아내와 함께 꿈꾸던 ‘파라다이스 폭포’로 떠나기로 한다. 요양원으로 떠나기로 약속한 날, 집에 수천개의 풍선을 달아 떠오르는 데 성공한다. 

목적지를 향해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린다. ‘노인돕기’ 미션을 성공하기 위해 집을 방문한 어린이 보이스카우트 ‘러셀’도 덩달아 파라다이스 폭포 여행길에 함께 오르게 된다.

파라다이스 폭포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려는 칼 할아버지에게 우연히 여행 친구가 생기게 된다. [네이버 영화]

“가장 쉽고도 고전적인 화술로 마음의 우물을 가장 깊게 휘젓는다. ‘꿈’과 ‘모험’이라는 닳고 닳은 단어에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 평점 빌런, 소금마왕의 추천 ‘도리를 찾아서’ 

‘평점 빌런’이 무려 세 개 반이나 줬다니! [네이버 영화]

영화평론가 박평식은 ‘평점 빌런’, 평점을 짜게 주는 것으로 유명해 ‘소금마왕’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한 줄 평으로 ‘망작 측정기’라며 관람객들에게 신뢰받는 평론가다.

소개할 ‘도리를 찾아서’라는 영화는 박평식 영화평론가가 별 세 개 반, 평점 7점을 줬는데 이는 매우 높은 평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 이때까지 5개의 별점을 꽉 채워준 바가 없으며 많이 준 별점이 네 개 반이니 세 개 반 정도면 훌륭한 편이다.

‘가족 찾기’라지만 스펙타클한 장면도 꽤 많은 편! [네이버 영화]

도리를 찾아서는 ‘니모를 찾아서’(2003)의 다음 편으로 지난 2016년 개봉했다. 가족을 찾아 떠난다는 큰 틀은 같으나 전작보다 더 진해진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니모를 잃어버린 아빠 말린과 함께 동행하는 파란 물고기를 기억하시는지? 개봉한 지 워낙 오래되어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으나 그 건망증이 심한 파란 물고기가 바로 도리다.

“도리? 도리? 그게 뭐지? 아~ 내 이름이지!” [네이버 영화]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도리는 돌아서면 까먹고, 잊기 일쑤다. 하지만 자신에게도 부모님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고 잊어버린 고향을 찾아 떠난다. 전편과 후편의 텀이 13년이나 걸려서인지 도리의 여행길은 유난히 슬퍼 보인다. 이미 훌쩍 커버린 도리, 도리는 부모님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네이버 영화]

“푸르게 흠뻑 젖었네” 영화평론가, 박평식

 

■ 1920년대 예술가를 만나는 시간, ‘미드나잇 인 파리’

자정 파리의 밤거리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마차에 올라타는 주인공 길. [네이버 영화]

매일 밤 12시, 파리에서 마차가 다닌다면? 여러분은 그 마차에 오르시겠는가? 기자는 아마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듯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척할 것 같다. 왠지 무섭지 않은가(...)(쫄보)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괜히 주인공이 아니다. 아주 용감하게 마차에 오른다. 그리고 용감한 자들에겐 늘 보상이 있는 법.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달리, 헤밍웨이, 피카소를 만나게 된다.

왠지 영화를 안 본 사람들도 알 듯한... 누가 봐도 피카소. 뛰어가면서 봐도 피카소. [네이버 영화]

“우리가 여기에 머무르면 지금이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 미드나잇 인 파리 中

방송인으로 많이 알고 있는 사람도 많으나 영화평론가, 작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허지웅이 평점 8점을 주며 “코를 들이밀고 냄새만 맡아도 행복한 영화”라는 리뷰를 남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1시간 반 동안 낭만적인 파리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영화]

“현실의 주인공이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숱하게 많다. 그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났다. 저런 황금 같은 기회를 맞이하고도 고작 저런 행동이나 질문밖에 할 수 없단 말인가!!! 자, 이 영화를 보자. 적절한 질문과 순간들로 가득한 이 영화를” 영화평론가, 허지웅

 

■ 전문가들 추천하는 데 이유가 있긴 해

우리보다 몇십 배 많은 영화를 봤을 평론가들의 추천작들은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Pexels]

평론가들의 영화에 대한 리뷰를 듣거나, 읽어보면 참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얼마나 방대한 영화를 보셨는지 하루 종일 영화만 보시는 것이 분명하다 싶다.

전문적으로 영화를 분석하시는 분들이 추천하는 영화는 어떨까 싶어 찾아보게 됐고, 직접 보고 꽤, 아니 아주 마음에 들었던 영화리스트를 꼽아봤다. 직접 보시든, 이미 보셨든 아마 마음에 들지 않으실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내가 골라서 보는 영화가 재밌으면 그게 가장 최선. [Pixabay]

사실 평론가든 누군가가 추천하는 영화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 내가 좋아하는 장르,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하고, 나 자신에게 추천할 만한 것이겠다. 

‘나 자신’이 아닌 업무에 집중했던 일주일, ‘아무것도 하기 싫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 싶더라도 나에 관한 것은 충분히 고민하고, 머리 아파도 되지 않을까. 그저 영화 한 편이라도 말이다. 

[Pixabay]

여유가 있는 오늘, 포스트에서 추천한 영화가 아닌 자신이 가장 좋아할 만한 영화를 꼽아 한편 감상하자. 영화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다면 위의 네 편 중 하나를 골라 감상하는 것이 어떨까? 아마 ‘시간 낭비였다’는 생각을 하시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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