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흔들려서 두려운가!

살아가는 것은 흔들리는 것이다.
흔들림, 그것은 바람에 의해서 그 무엇에 의해서 흔들리는 것이다.
허영이 되기도 하고 욕망이 되기도 하고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흔들리다가 쓰러지기도 하고
다시 제자리에 서 있기도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흔들리지 않은 인생은 없다.
흔들림이 돈이 될 수도 있고 권력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고
또 아름다운 외모일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선택한 길을 따라 흔들리며 비틀거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가는 것이다.

- 김정한,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공감신문]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 삶은 왜 이렇게 흔들릴까? 그러나 배를 타고 여행을 해보면 깨닫게 된다.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바람을 거슬러 갈 수 있는 것도 바람에 맞서 똑바로 가지 않는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왼쪽 오른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틀어가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배가 완전히 뒤집히지 않는 한 흔들리면서도 지그재그로 가면서도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이다. 

사진=Pixabay

우리네 인생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생은 바람에 나부끼는 잎새처럼 흔들리는 것이다. 눈을 뜨는 순간 보이는 모든 것들과의 선택에서 흔들림과 마주한다. 커피를 마시든, 녹차를 마시든 선택의 과정에서 흔들리게 된다. 또 사람과의 소통에서 흔들리게 된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동료라는 이유로, 친구라는 이유로 소통에 있어 원칙에서 벗어나게 될 때 심하게 흔들리게 된다. 분명 '이 건 아닌데' 하면서 손을 들어주어야 할 때가 있다. 인연의 끈 때문에 기울어진 선택을 하면서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그런 한쪽으로 기울어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때 심하게 흔들리면서 고통을 안게 된다. 

생각해보면 가까운 사람일수록 기울어진 선택을 하였을 때, 그것을 내 힘으로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소통의 부재 사이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말이 오가다 보면 금이 가게 된다.

결국 생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이 선택이고 어떤 선택이든 흔들림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생에 있어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로울 수는 없다. 다만 조금씩 방향을 바꿔가며 환경에 적응해야 덜 흔들리며 원하는 곳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바람의 힘을 감당하기 힘들 때에는 느리게 움직이며 나아가되 멈추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원칙을 고수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해도 앞쪽에서 심하게 바람이 불 때에는 바람을 피할 곳을 찾아 바람이 멈출 때까지 숨어 있어야 한다. 아니면 바람이 약하게 부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가며 움직여야 한다. 바람이 심하게 몰아치는 데로 처음 세웠던 계획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앞으로만 나아가려고 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사진=Pixabay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향을 틀어 바람이 약하게 부는 쪽을 택해야 한다. 왼쪽도 보고 오른쪽도 보며 조금씩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원래 나아가고자 했던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처음의 계획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 모르지만 곧장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덜 흔들리며 원하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자전거를 탈 때에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으로 넘어지려 할 때 그쪽으로 핸들을 틀어 보완해 주지 않고 똑바로 앞으로만 가려하면 옆으로 넘어지고 만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에 정지해 있어도 넘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흔들리더라도 한걸음이라도 천천히 움직이면서 계속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흔들리더라도 마지막 힘을 다해 두 손으로 핸들을 붙잡고 있으면 움직이며 나아가게 된다. 핸들을 놓는 순간 모든 것은 멈추게 된다. 그러니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도 나와 있다. 모든 꽃은 흔들리며 피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흔들리며 중심을 잡아가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흔들린다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간의 초침도 멈추면 죽은 것이다.

다시 말해 흔들리는 것은 정상이고 살아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계획으로 하나의 성취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 균형과 원칙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면서 버겁지 않은 실천을 하면 된다. 다시 말해 생에 있어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처한 환경에 맞게 변화를 주며 적용해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사진=Pixabay

결국, 모든 생의 해답은 흔들리면서도, 방향이 틀어지면서도 목적지에 가는 것이다. 흔들리면서 넘어지면서 나의 것(행복)을 찾아내는 것이 아름다운 생의 정직한 중용(中庸)이고 가치 있는 생의 반듯한 지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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