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혹시 여러분이 싱글에다가 결혼적령기(혹은 연애하기 좋은 나이)라면, 지난 추석 연휴동안 친척 어른들로부터 “만나는 사람은 없니?” 라는 말을 지겹게 들었을 것이다.

어이구, 안다. 그 말이 얼마나 지긋지긋할는지. 어른들은 연인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줄 아는 분들이니까. 요즘 세상에 연애하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 도통 모르는 분들이니까.

뭐, 물론 어떻게 대답했느냐는 저마다 제각각이겠다. 하지만 문득, “그러게요, 왜 저는 만나는 사람이 없을까요?”라 뻔뻔하게 반문하게 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데이트, 그 알콩달콩하고 달달한거 우리도 좀 해보고 싶다구요...[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서늘하다 못해 쌀쌀, 아니 이젠 제법 ‘춥다’고 말할 만 한 이 계절이 외롭고, 옆구리에 한기가 드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가을철에 유독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란 말이 자주 들려오는 이유 중에는 계절의 영향도 분명 있을 터다.

이제 와서야 “다들 애인 있는데 왜 나만 없어?”라는 말을 뇌까리며 주변의 소개팅 권유를 붙잡거나, 혹은 주변‘에’ 소개팅 요청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진작 소개팅 일정을 잡고, 연휴 내내 오매불망 D-Day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분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잠깐, 소개팅에 나서기 전에 준비는 잘 해두셨는지? 아니, 예쁘고 깔끔한 옷에 괜찮은 약속 장소를 예약해둔 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난 건 절대로 아니다.

그럼 뭘 더 준비해야 하느냐고? 자 자, 그걸 이제부터 알려드리려고 한다. 소개팅 무경험자들이 알아두면 좋을 ‘미세먼지 팁’들을 소개한다.

면접 보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준비는 철저히 해둬야 합니다.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만약 여러분이 몇 차례 만남과 이별을 겪어본, 연애에 있어서 나름 성숙한 경험을 지닌 분들이라면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를 보고 “이런 걸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나?” 싶을지도 모른다.

허나 소개팅이 태어나서 처음, 혹은 연애의 감정을 갖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아마 “이런 것까지 알게 돼 다행이다”라 생각할지 모른단 얘기다(뻔뻔)! 어쨌든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 모른다. 둘러보면 세상에는 의외로 쑥맥 같은 친구들이 많더라니까.

※ 기본적으로 아래 모든 사항은 ‘케바케’, 즉, 사람과 상황마다 달라질 수 있음을 미리 일러둔다. 인생사 정답 없는 것은 소개팅 역시 마찬가지기 때문에.

 

■ 소개팅 전, 철저한 준비

우선 자신과 상대방이 주선자에 의해 소개팅에 동의하게 된다면, 대략적으로나마 소개팅이란 그 애매모호한 녀석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단계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힘들었을지 모르나, 아직 여러분들은 상대와 말문도 트지 못했다. 이제 시작이란 소리다!

소개팅의 개시는 연락이 먼저지만, 그게 주가 되어선 안된다.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에디토리얼 전용]

과거에는 주선자와 여러분, 상대방 세 사람(혹은 네 사람 등)이 함께 소개팅 자리에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당사자 둘이 “알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알아서”라니, 뭘 모르는데 어떻게 알아서 하지?

우선, 당사자 둘 사이의 목적은 허구헌날 ‘깨똑’만 하면서 사이버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일단은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과 잘 맞는지, 설레는 사람인지 혹은 여러분의 스타일은 아닌지를 알아봐야만 한다. 만나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양자의 목적이 ‘만남’이어야겠다. 어디서, 언제, 무엇을 할 것인지. 물론 메신저나 전화로 차츰 가까워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중요한 과정도 만남 뒤로 미뤄두시라.

전자 연애만 하실? 사람은 만나봐야 아는 거 아니겠나? [Photo by Joshua Ness on Unsplash]

당연히 사전에 어느 정도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것도 필요는 하다. 다만, 그게 한 주, 두 주를 넘기면 존재감이 흐려지거나 감정이 무뎌질 수 있다. 뜸도 적당히 들여야 한다.

둘 모두 시간이 괜찮은 날을 정하자. 보통 주말이나 목, 금요일 등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노랫가사도 있지 않은가.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직종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주말께가 마음을 느슨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참고로 일요일은 비추하겠다. 다음 날 출근해야한단 사실이 부담스러우니까.

만남의 형태가 ‘함께 식사’냐, ‘차 한 잔’이냐, ‘술 한 잔’이냐에 따라 시간도 다르겠다. 점심식사는 당연히 오전 11시부터 늦어도 1시 사이, 저녁식사는 5시부터 늦어도 7시가 좋다. 술 약속이면 오후 6시부터 늦어도 8시에는 만나는 걸 추천한다. 차나 커피 한잔 하면서 말문을 트려면 시간이야 아무래도 좋다. 서로에게 집중할 수 없을 시간만 아니면 된다.

영화 아무리 좋아해도 첫 만남부터 영화보다간 그대로 '디 엔드' 될 지 모른다.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의외로 첫 소개팅부터 영화를 보겠다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첫 만남부터 영화를 보는 걸 그리 권하지 않는 이들 역시 많다. 왜냐고? 서로를 깊이 알아가도 모자랄 시간에 스크린에 집중해야 하니까.

무언갈 같은 자리에서 함께 먹는다는 것은 상당히 깊은 교류를 나눌 수 있게 한다. 그 자리에서 여러분은 서로에 대해 생각보다 더 많이 알아가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사전 체크리스트

1. 처음엔 카페건, 술집이건, 레스토랑이건 간에 일단 자신이 한 번 가본 곳을 택하는 게 좋다. 특별히 원하는 곳이 있거나, 상대방 집에서 너무 멀지 않다면 이미 알고 있는 곳을 가야 마음도 한결 편할 거다.

2. 어디서 만나 뭘 할지는 그리 대단한 비밀도 아니다. ‘서프라이즈’ 같은 거, 첫 만남부터 하지 마라. 자신이 약속 장소를 정했다면, 까발려라. 그래야 상대방도 대충 알 거 아닌가. 근사한 델 예약해놨다면 어울리는 옷을 입을 수 있게끔 미리 일러주자.

3. 어딘가 대단한 맛집을 가기보다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집중하기 충분한 곳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맛집 탐방은 그 다음, 혹은 그 뒤에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또, 그 대기열은 언제 기다릴 건가.

 

■ 두근두근 디-데이

자, 드디어 약속 당일이 코앞이다. 설레는가? 소개팅은 원래 그걸 지켜보는 이들까지 설레게 만드는 법! 우리 교양공감팀도 같이 설렌다!

역지사지, 여러분도 상대가 추레한 옷차림으로 소개팅에 나오면 기분 '퐉' 상해버릴지 모른다.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소개팅에 나서는 복장은 ‘첫인상’이라는 제약 속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원래 패션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만, 여러분이 ‘패고’ 축에 속한다면 옷 입는 것부터 걱정될 것이다.

물론 소개팅 복장에는 딱히 정답이 있진 않다. 여러분이 새내기 대학생인데 멋진 정장을 입고 나가는 것도 그리 어울리진 않을 테고, 여러분이 결혼 적령기인데 발랄함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한 듯 젊어 보이는’ 옷을 입는 것도 영 아닐 테니까.

소개팅 스타일링에 실질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주변에서 옷 잘 입는 친구 되겠다. 가능한 만나서 조언을 얻고, 그게 어렵다면 최대한 상황을 소상히 설명해주며 옷을 골라보자. 혹은, 당사자간 만나기 전의 연락에서 대화가 잘 통했다면 드레스코드를 맞춰보는 것도 좋겠다. 단, 오해하지 말아야 할 건 커플룩을 입으라는 게 아니고, 드레스코드를 맞춰보라는 거다!

이건 아니야, 제정신이 아니라구! 이렇게 소개팅 나갈 사람은 없겠지?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일단 남자건 여자건 소개팅 옷은 무조건 ‘깔끔하게’ 입는 것을 권한다. 옷뿐만 아니라 너무 짙은 화장, 덜 된 면도 등을 신경 쓰자. ‘이게 진짜 나 다운 모습’이라 고집부리지 말고, 미리 관리도 좀 해두자.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보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외면이 성의 없어 보이면 내면을 보여줄 기회조차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첫 만남은 다소나마 어색하다. 당연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거다.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라면야 대화 소재가 ‘주선자’ 정도? 그 외에는 마땅한 게 없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리 걱정할 필요 없다. 여러분은 수다나 떨려고 만나는 게 아니라, 서로에 대해 알아가려고 만나는 거니까.

사전 조사랍시고 스토킹은 NO!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정 걱정된다면 상대방의 관심사를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이런 정보는 보통 주선자가 알려주긴 하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이 알고 있는 나’의 모습보단 ‘상대방에게 보여지고픈 나’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러니 상대의 SNS에 살짝 들어가 보는 것도 좋겠다. 단! 너무 스토커처럼 SNS 게시글들을 낱낱이 외워가거나, SNS를 염탐했다는 걸 드러내진 말자.

-당일 체크리스트

1. 꾸깃꾸깃한 옷 입고 나가지 마라. 옷 못 입는 거야 그럴 수 있다 쳐도, 무성의하게 나가는 건 ‘널 다신 안 보겠다’는 무언의 어필이다.

2. 긴장하지 마라. 모든 게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진 않을 거다. 그때 땀 뻘뻘 흘리며 당황하지 말고, 유연하게 대처하면 된다. 사람 만나러 가는 거지, 면접이나 상견례 아니다.

3. 어느 정도 지출을 예상해라. 원래 누굴 만나서 뭘 해도 돈은 든다. 친구랑 동네 PC방 가는 거 아니다. 사정이 안 좋으면 차라리 미뤄라.

4. 농담 준비해가지 마라. 하지 말라면 진짜 하지 마라.

 

■ 당연히 알고 있을, 그리고 의외로 모르고 있을 소개팅 매너

당연히 알고 있을 법도 하지만, 의외로 모르고 있을 소개팅 매너들이 있다. 몇 차례 경험자라면 감으로건, 경험으로건 알고 있을 테지만 우리의 소개팅 새내기들은 의외로 경험자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은 걸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이 간과할 수 있는 사소한 정보들을 되짚어보자.

 

-없는 소개팅 억지로 만들지 말자 : 주선자가 ‘될 대로 돼라’는 식으로 맺은 소개팅이 잘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소개팅을 먼저 권유한다면 모를까, 달달 볶아서 억지로 만들어진 소개팅은 비참하고 씁쓸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먹으러 왔니? : 배고플 수는 있다. 어차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음식에 정신 팔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 얼굴보다 접시 위 음식들을 더 자주 본 것 같다면 그 소개팅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X알친구 만나러 왔니? : 무슨 영국 신사도 아니고, 과도하게 젠틀하거나 조선시대 요조숙녀처럼 보일 필욘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둘은 초면이거나, 혹은 아직 덜 친해진 사이란 걸 명심하자. 밝고, 명랑하고, 친근한 건 좋지만 선은 지키자. X알친구랑 오랜만에 ‘쐬주’ 한잔 하러 나온 건 아니잖나.

-지갑이 없니? : 민감한 문제지만, 대체로 첫 소개팅에서 비용은 남자가 내는 편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남녀평등 문제를 끌어들일 생각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해외의 경우도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 것 같다. 물론 서로 마음만 맞는다면 누가 내건, 각자 내건 상관없을 수도 있다.

남자는 첫 소개팅부터 침 튀기며 더치페이를 운운하는 게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다. 여자가 애초부터 더치페이를 할 마음이 있었다고 해도, 첫 만남에서부터 ‘돈 타령’을 하는 건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그리 좋게 보이지 않으니까. 정 부담된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말해두는 편이 낫다.

계산, 엄청 중요한 문제지만 너무 연연하는 걸 티내진 말자.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반대로 여자는 계산서를 앞에 두고 다리만 꼰 채 못 본 체하지 말자. 누구는 “원래 남자가 먼저 내는 거”라 말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도 그럴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진짜’ 아니다. 기본적으로 누가 뭘 샀다면 “고맙습니다”가 나와야 한다.

상기한 사례들은 다소 극단적일 수는 있겠지만, 이런 사연들이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팅에서 진상 만난 썰’ 등으로 올라오는 걸 볼 수 있다. 물론 교양있고 사려깊은 우리의 교양공감 포스트 독자 여러분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얘기겠다.

만약 밥값을 남자가 냈다면 찻값은 여자가(혹은 반대의 경우로도) 결제하는 걸 권장한다. 그렇게 하면 누가 얼마 손해를 본다고? 벌써부터 그런 걸 따진다면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 그럴 거다. 본격적으로 돈 문제를 의논하는 건 관계가 발전하고 나서 생각하자.

누가 내느냐가 중요하지만 뭣이 중헌지는… 참 어렵다!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물론 ‘돈’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누군 돈이 있고 누군 돈이 없어서 매번 나만 돈 쓰나?” 싶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래서 자신과 소비수준이 비슷한 상대를 찾게 된다. 씀씀이가 비슷해야 관계가 깊어져도 돈 문제로 감정 상할 일이 적을 테니까.

우리는 연애할 때 자선사업가(호구)가 돼서도, 빈대가 돼서도 안 된다. 뭐든 균형이 중요한 법! 소개팅도 마찬가지다. 쓸 땐 쓰고, 뺄 땐 빼자. 그리고, 이미 쓴 돈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돈과 함께, 아직 시작도 못 한 둘의 관계도 환불할 거 아니면.

-눈치가 없니? : 앞서 말했듯, 보통 첫 만남에서 식사는 남자가 지불하는 추세다. 하지만 상대가 내겠다는데도 부득불 서로 밥값을 계산하려는 경우가 있다. 보통 그런 경우는 마음이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중에 딴 소리 나오지 않게끔 “우리는 여기까지”란 의사표현일 수도 있단 얘기다. 크흡!

-소개팅 날 중복약속 잡기 : 그렇게 바쁘면 차라리 다른 날을 잡아라. 그걸 괘념치 않는 사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상대방이 소개팅 당일에 중복 약속을 잡아두는 걸 무례하다고 여길 거다.

-소개팅은 소개팅일 뿐 : 소개팅 자리에 마주앉았다고 해서 ‘오늘부터 1일’이 되는 건 아니다. 둘 사이에 무언으로나마 관계의 발전이 없다면 연인처럼 행동하는 걸 자제하자. 소개팅 하루 만나고 질투하거나 관리하려 든다? 그건 주제 넘는 짓이다. 이제 막 ‘지인’ 단계에 들어섰는데 혼자만 앞서나가지 말자.

-자기소개는 적당히, 귀를 기울이자 : 너무 입을 꾹 닫고 있는 것도 별로지만, ‘지 자랑’만 늘어놓는 것도 별로다. 상대의 얘길 경청하자. 그렇다고 서로 경청만 하려고 하진 말고. 만약 상대가 너무 말이 없다면 자기 얘길 하기 보단 차라리 질문을 하자. 처음이라면 오히려 물어볼 건 많다.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등.

-다짜고짜 혼담이 오간다? : 급한 맘도 이해는 가지만, 첫 만남부터 대뜸 결혼 얘길 꺼내는 건 강력히 반대한다. 이와 관련된 주제, 이를테면 연봉이나 가족관계 등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억누르자. 굳이 묻고 싶다면 조심스럽게! 강조하지만 소개팅에 나온 두 사람은 아직까지 별 대단스러운 관계가 아니다.

-처음과 중간, 마무리 모두 예의 있게 : 어디 커뮤니티 사이트에 박제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부디 처음부터 끝까지 예의를 갖추자. 동등한 두 사람이 만나는 거지, 상하관계가 만나는 게 아니다. 상대가 아무리 무례하게 굴어도, 그 앞에서 똑같이 행동하진 말자. 그래야 나중에 주선자를 응징(?)할 때 할 말도 생기는 법이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말처럼, 상대가 저급하게 나와도 품위를 지키자.

 

■ 인연일까, 아닐까?

소개팅을 마치고 난 후. 어떠셨나? 상대가 여러분 마음에 차던가? 설레고 떨리거나, 혹은 반대로 치가 떨릴 수도(?) 있겠다. 아무튼 어찌됐건 수고하셨다. 드디어 ‘첫 소개팅’이란 관문을 넘어섰다. 결과야 어찌됐건 이 만남의 향방을 이어갈 일만 남았다.

보통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소개팅이 끝난 뒤 돌아가는 길, 또는 집에 돌아와서 안부차 연락을 하게 마련이다. “잘 들어가셨어요?”라거나, “오늘 즐거웠어요” 등등 그런 말랑한 말 있지 않나?! 꺅! 수줍어라! 괜찮았어? 어땠어? 막 좋았어? 옆구릴 쿡쿡 찌르며 물어보고 싶어 죽겠다!

애매하게 굴지 말자.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태도를 취할 시간. [Photo by Isabell Winter on Unsplash]

오늘의 소개팅을 찬찬히 되짚어보고, 여러분의 태도를 정해야 할 때다. 상대의 호감 여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은 우리가 어떤 감정인지를 알아야 하니까.

만약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거나, 그 이상이라면 일단 들뜨지 말자. 침착해, 침착해! 상대에게 보내는 메시지(전화는 아직 부담스러울 수 있다)에 ‘다음’이라는 키워드를 넣어보자. “다음에는~” 이라는 식으로.

어라? 지금 ‘밀당’이라고 말한 건가? 아직 ‘썸’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밀당 운운하지 마라! 원래 밀당은 밀어서 밀리고, 당기면 당겨지는 관계가 하는 거다! 그리고 그런 거 싫어하는 사람도 되게 많다.

다른 소개팅 있다고 어정쩡하게 굴다간 '어장관리'로 찍히는 수가 있다.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만약 상대가 영 별로였거나, 그리 기대되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물론 상대가 상처받지 않게 말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애매하게 굴어서 상대를 헷갈리게 만들지는 말자. 기면 기다, 아니면 아니다, 태도를 확실히 하자. 그래야 상대도 허튼 기대를 품지 않고, 여러분도 맘 편해질 수 있으니까.

반대로, 여러분은 상대가 마음에 들지만 상대 쪽에서 영 ‘뜨뜨미지근’한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슬프지만 그런 일도 많다. 괜찮다, 괜찮아. 울 거 까진 없다.

첫 소개팅은 첫사랑과 비슷하다고 했던가(누가?)? 여러분의 첫 소개팅이 ‘커플’이라는 골라인에 도달할 수도 있으나, 실패할 확률도 당연히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에게 하자가 있다거나, 못난 사람이란 건 아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첫 눈에 반하는 일은 흔치 않을 뿐이다. 너무 자책 마시길. 그저 그 사람이 여러분의 짝이 아니었던 거다.

 

■ 연애의 문턱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연인관계로 발전할만한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대체로 소개팅을 통해 짝을 만나게 된다. 때문에 남중-남고-공대-군대-남초직장이라는 ‘테크트리’를 타거나, 여중-여고-여대-여초직장을 거쳐 소개팅 외에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적다면 소개팅이 바로 연애에 들어서는 문턱이 되겠다.

연애에 달하는 여러 출입구 중 하나는 소개팅이다! [Photo by Philipp Berndt on Unsplash]

연애의 문턱, 이라고 써 놓으니 뭔가 거창하게 들린다. 그 중요한 연애의 문턱에 들어서는 여러분이 부디 단단히 준비하고, ‘해피엔딩’을 맞아 연인의 길로 들어서거나 혹은 ‘새드엔딩’, ‘배드엔딩’을 맞아도 상처받지 않으시길 바란다.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가 여러분의 소개팅에 실지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소개팅에 정답지가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분명 ‘참고자료’ 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 확신한다.

으, 궁금해 죽겠네! 그냥 커피는 우리가 쏠테니 '썰'이나 들려주시길! [Pixabay 이미지 / CC0 Creative Commons]

자, 기운내고, 기합 바짝 들여서 소개팅에서 실수 없도록 잘 준비하자. 혹시 아나? 이번 소개팅을 마지막으로 평생의 단짝을 찾게 될지? 아니라도 상관없다. 어쨌거나 경험해보는 게 중요하다. 힘! 아, 그리고 혹시 잘 되면 커피 한잔 사주시길(왕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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