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들의 나라였으면 짐바브웨 꼴 났을 것" 주장에 백인우월주의라 비판 목소리 커져

비관적 경제 예측으로 '닥터 둠'이라 불리는 금융인 마크 파버가 연이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CNBC 뉴스 캡쳐]

[공감신문]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권에서 비관적인 경제 예측을 하는 탓에 '닥터 둠(Dr.Doom)'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금융인 마크 파버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미국 CNBC 방송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버는 지난 3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뉴스레터를 통해 "미국이 백인들의 나라라는 것을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은 짐바브웨처럼 됐을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국은 백인이 주도하면서 적어도 200년간 정치·경제적 번영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현재의 위상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백인에 의해 지배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후 곧장 백인우월주의라는 비판이 불거졌지만 파버는 CNBC 등에 "몇가지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비판을 받아야 한다면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그는 "일본은 '난징대학살'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이라 덧붙였다. 

로버트 리 장군 동상. [ABC 뉴스 캡쳐]

한편 파버는 지난 8월,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반대파의 유혈 충돌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유사한 발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은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남부동맹의 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데 반발해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40여명이 다치거나 사망했다. 

당시 파버는 "(로버트 리 장군 처럼)명예로운 인물들의 유일한 잘못은 모든 사회가 5000년 이상 유지해온 노예제를 지키려한 것 뿐"이라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낮은 것으로 유명한 짐바브웨 달러. [Wall Street Journal 캡쳐]

연이은 파버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역풍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CNBC 등은 "앞으로 방송에 파버를 출연시키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파버가 속한 주요 투자회사 이사진에서도 그를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가 역시 그의 발언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문사 스프랏의 피터 그로스코프 CEO는 "파버의 발언은 매우 실망스럽고 우리 회사와 직원들의 견해와 정반대"라면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갖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파버와 같은 의견은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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