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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판타지인 듯 판타지 아닌 판타지 같은 너

[공감신문 교양공감]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 우리의 오감을 사로잡는 여러 판타지 영화들이 있었다. 현실을 뛰어넘어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이러한 영화들은 무척이나 디테일한 건 물론이거니와, 치밀한 구성으로 우리를 몰입하게 만든다.

그러나, 판타지는 아니지만 무척 판타지스러운 영화들도 있다. 오히려 이런 영화들의 경우 그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맞물려야 하기에 연출력이 더욱 중요하다!

해리포터처럼 본격적인 판타지 영화도 있지만, 일상을 그려내며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영화도 많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여기 믿고 볼만한 ‘판타지인 듯 판타지 아닌 판타지 같은’ 영화들이 있다. 마냥 판타지인 영화들보다, 또는 현실적인 영화들보다 더욱 ‘영화적인’ 영화라 그 매력에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싱글라이더 (2016)

[싱글라이더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이병헌 주연의 이 영화는, 단언컨대 한국의 영화적 다양성 및 수준을 한껏 끌어올린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흥행작은 아니다. 이병헌이란 이름 세 글자 때문에 무언가 화려한 것들을 기대한 관객에겐 ‘이게 뭐지?’라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다.

<싱글라이더>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그는 현대 사회에 흔한 ‘기러기 아빠’를 연기한다. 가족을 위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열심히 살아 온 가장인 주인공은, 한 순간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싱글라이더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또 단언컨대, 아마도 국내 배우 중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이병헌 뿐일 것이다. 그는 이 영화 전체를 이끌며 쓸쓸한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농도 짙게 그려간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색채나 분위기를 가진 영화다. 그가 출연을 결심해주어 고맙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영화가 왜 판타지인지는 안타깝게도 여기서 밝힐 수 없다. 직접 확인하시길!

 

■ 섹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 (1972)

[섹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7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우디앨런의 영화다. 우디앨런의 독특한 상상력이 마구 드러나는 옴니버스 영화. 제목은 무척 자극적이지만, 사실 관객의 기대(?)에 미칠 선정적인 장면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저 우디 앨런이 가진 상상력 중 성적인 코드의 것만 추린 것이라 봐야 한다.

[섹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것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섹스에 대해 알고 싶은 것? “이런 것들을 알고 싶었던 게 아닌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상상을 하다니 그저 놀랍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발칙하다 못해 기가 막힌 이 영화는, 여러 가지 환경과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 무언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이 오래된 영화를 꺼내어 보시라. 아주 오래된 영화지만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이야기가 당신의 허를 10번이나 찔러댈 것이다!

 

■ 파란만장 (2010)

[파란만장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아이폰4로 촬영됐다는 이 영화는 정말 대단하다. 박찬욱이 왜 박찬욱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굳이 봉준호와 박찬욱을 놓고 보자면, 사람들은 봉준호가 더욱 한국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괴물>, <살인의 추억>이 우리에게 무척이나 강렬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 감독 모두 한국적인 고유의 색채뿐만 아니라 어떤 색채의 영화에서도 그 연출력이 황홀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다면 박찬욱 역시 굉장히 한국적인 색채를 잘 드러낸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파란만장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이 짧은 영화는 그 안에 굉장히 임팩트 있는 스토리와 함께 오광록, 이정현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박찬욱·박찬경 형제 특유의 감성이 더해져서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서 잊히지 않는 수작이 되어버렸다.

국내판 판타지는 <전설의 고향>이 전부일거라 생각한 당신은 세계적인 박찬욱의 이 영화를 놓치지 마시길.

 

■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사실 시간 여행은 판타지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런 영화들 중에서도 <미드나잇 인 파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랑스러운’ 영화다. 파리 특유의 감성과 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정말 꿈같이 젖어들게 만든다.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주인공들의 순수함 역시 ‘판타지’스럽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현실에 살고 있으나 동화적인 순수함을 가진 이들이기에, 이러한 판타지에 빠질 수 있으며 파리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을까?

이런 동화적인 설정을 믿어버리게 만드는 어쩔 수 없는 황홀함에, 보는 이 역시도 순수해지는 기분이다.

 

■ 버드맨 (2015)

[버드맨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한 때 스타였던 주인공은 ‘버드맨’이라는 캐릭터로 영화판을 주름잡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다 과거일 뿐. 그는 이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어디서 날아든 ‘버드맨’은 그에게 자꾸만 말을 건다. 브로드웨이로 날아오르라고! 재도약하라고!

이 영화에서 그는 마치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한때 잘 나갔던’ ‘왕년에’ 엄청났던 이들에게, 또 그런 날들이 올 수 있을까?

[버드맨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인생에 있어, 다시 한 번, 아니 그보다 멋진 날들이 오긴 하는 걸까? 날개가 꺾여 밑에서 내려가는 일만 남은 걸까? 이 영화는 인생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만든다. 또 한때 열심히 살았고 영광스러운 날들의 페이지를 가진 우리 부모님들의 삶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배우들의 멋진 명연기와 연출력이 더 해진 수작이다.

 

■ 하루 (2017)

[하루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연기파 배우 김명민과 이제 충무로에 자리 잡은 배우 변요한 주연의 하루.

이 작품 역시 ‘시간 여행’을 하는 영화다.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는 그 템포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 템포가 조금이나 느리거나 빠르면 관객들은 혼란에 빠지거나 지루함을 느끼게 되기 마련. <하루>는 그 템포 조절에서 성공한 영화다.

[하루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는 마치 드라마인냥 현실적인 색감을 가진다. 여기에 판타지적 요소가 드러날 거라고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하다. 그래서 더욱이 현실감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 작품은 꽤나 친절한 편이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올해 나온 국내 작품 중 스토리 라인만 본다면 상위권에 무조건 랭크되어야할 영화가 아닐 수 없다. 단 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는지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시간에 보아야할 영화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951)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이 고전 애니메이션은 당연히 판타지인데, 왜 판타지인 듯 판타지 아닌 판타지 같은 영화에 들어가냐고? 그렇다. 이 영화는 당연히 판타지 영화다. 하지만 그 판타지 세계 속 안에 일들이 너무도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앨리스가 시계 토끼를 따라가 겪게 되는 무수히 많은 일들을 차근히 떠올려보자. 그녀는 속고 또 속임을 당한다. 믿었다가 발등을 찍히고, 시간은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 이기주의도 겪는다. 어딜 가나 그녀는 혼자다. 조금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정말, ‘코 베어간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바 없다!

그러니 어린 나이의 앨리스가 이것을 이상하게 느낄 수 밖에. 이것은 아주 차가운 성장 영화가 아닐 수 없다. 판타지? 한 여름 밤의 꿈같은 그것은 그녀가 자라난 후 매일 겪어야할 일상일테니, 작은 위로를 보낼 수 밖에.


■ 트루먼 쇼 (1998)

[트루먼쇼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이미 많이 알려진 영화인 <트루먼 쇼>는 짐캐리의 대표작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삶을 누군가 보고 있다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군가 방송하고 있다면?

[트루먼쇼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사실 저건 영화적인 설정이지만, 현재 우리의 삶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치안 문제로 인하여 우리는 하루에도 수 백 수 천 개의 CCTV에 노출되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어디를 몇 시에 갔으며, 누구와 함께였는지 다 알 수 있다. 카드 내역을 뽑으면 무엇을 먹었고 무엇을 샀는지도 알 수 있다. 스마트 폰은 누구와 어떠한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두 기록이 된다.

이뿐인가? 우리는 SNS를 통하여 자신의 삶을 드러낸다. 모두가 <트루먼 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트루먼 쇼인 이 세상에서. 과연 우린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자문해본다.

 

■ 공기인형 (2009)

[공기인형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어른을 위한 동화를 꼽으라면 아마도 이 영화가 뽑히지 않을런지! <공기인형>에서 공기인형은 현실에 찌든 인간과는 다른 순수한 사랑을 할 줄 안다. 포스터의 말마따나 ‘사람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듯 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인형은 심장이 없으니까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 않을까?’에서 출발한다. 다만 이 영화를 보고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인간이 원래 저 인형보다 뜨거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또 줄 수 있었는데, 우리는 자라오면서 그렇지 못하게끔 훈련되어진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 그런 사랑을 주려고 하면 의심부터 하는 게 현대인들이 아닌가.

[공기인형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배우 배두나는 참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배우다. 때로는 무지 강력한 여전사 같기도 하다. 여기에서 그녀는 한없이 따뜻한 인형을 연기한다. 일본 영화 특유의 색감에서도 그녀의 매력과 존재감은 엄청나다!

 

■ 마이티 아프로디테 (1995)

[마이티 아프로디테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다시 한 번 우디앨런이다. 우디앨런은 이 영화를 그리스의 신들이 마치 연극을 하듯 액자식 구성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우디앨런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영화에 나오는 이들의 ‘깜찍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현실적인 고민을 가진 부부에게 등장하는 ‘답 없는’ 친구들! 이러니 그리스 신들이 그를 걱정하며 보듬어 살필 수밖에.

[마이티 아프로디테 영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우디 앨런의 대부분의 영화는 심각하지 않다. 그는 모든 인생의 문제를 코미디(comedy)로 풀어낸다. 코미디, 희극적이란 뜻이다. 그러니 연극과 무지 잘 어울리지 않는가! 심지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알다시피 인간적인 감정을 지닌 이들이다. 절대자의 모습보다는 인간처럼 실수도 곧잘 한다. 그런 여러 가지 캐릭터들이 맞물려 아주 신선한 영화를 탄생시켰다.

 

■ 일상 속 판타지가 주는 매력

판타지 영화는 매력적이다. 우리가 결코 가보지 못할 곳, 해보지 못할 일들을 환상적으로 묘사해,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중간계' 얘기도 재밌지만, 현실 속 우리의 이야기도 충분히 환상적이고 재밌게끔 각색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영화 스틸컷]

그러나 일상적인 삶에 판타지의 요소가 가미되는 이야기 또한 멋지고 아름답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는 호그와트나 중간계에 살고 있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건 평범한 일상에 불과하니까.

환경은 바뀌었지만 현실을 적극 반영하여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던지, 혹은 현실에 조금의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하여 동화적인 상상력을 마구 증폭시킨다.

‘완전한 판타지 영화’ 말고 이번에 소개해드린 것과 같은 ‘일상+판타지’의 결합이 그려진 영화들만이 지닌 매력은 좀 더 우리에게 그럴싸하게 느껴진다는 점이겠다. 그래서, 굳이 우열을 가릴 순 없겠지만 후자에 속하는 영화들이 비교적 우리에게 좀 더 먹혀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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