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점조직화' 및 '다국적 프랜차이즈식 명맥 유지' 등 여러 추측 나와

락까 장악을 기뻐하는 쿠르드계 SDF 지휘관 [AFP]

[공감신문] 2014년,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도시 ‘락까’는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게 점령당했다. 이후 락까는 IS의 상징적 수도로 쓰이며 ‘악의 근거지’라 불렸다.

하지만 이도 이제 옛말이 됐다. 지난 17일, 국제동맹군이 앞세운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락까 탈환에 성공했다. 이로써 3년 9개월 만에 도시를 되찾게 됐다.

IS는 여태껏 ‘칼리프국가’라 불리는 국가를 선포한 뒤, 화폐를 발행하고 조세를 부과하는 등의 국가를 흉내 내왔다. 현재 IS의 ‘자칭’ 군사‧행정 수뇌부는 락까를 포기하고 최후 근거지라 불리는 유프라테스 중류 계곡 일대 알부카말과 이라크 서부 알카임으로 후퇴한 상태다.

이로써 IS가 최후 근거지를 사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게릴라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는 게 외신들의 관측이다. 이미 실효적 점령지를 상실한 지금, 기습‧습격으로 저항할 거라는 것.

혹은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GI) 시절로 돌아가 소규모 점조직으로 활동할 수도 있으며,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지에 퍼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와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DF에 항복한 IS 조직원들. 현재 SDF 기지에 구금된 상태다. [이스탄불 AP]

지난 수년간 외국인 4만여명이 락까를 수도로 삼은 IS에 합류한 뒤 시리아와 이라크 각 지역으로 보내졌다는 것이 미군의 추산이다. 이 중 상당수는 이라크군, 시리아군, 쿠르트군 등과의 전투나 공습으로 숨졌으며 나머지 조직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AFP통신에 따르면 SDF가 락까를 90%를 장악했을 때 도시에는 1000명의 시리아인과 외국인 조직원만 남아있었다. 실제로 IS 조직원의 수백명의 행방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이러한 분석을 고려한다면 조직원이 지하로 숨거나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연계 조직에 합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IS의 실제 점령지와 조직원 같은 ‘물리적 실체’가 소멸하더라도 이데올로기 또는 프로젝트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고, 국제사회의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슬람 일간 하레츠의 한 기자는 “IS는 비록 점령지는 없게 됐지만, 그 조직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무정부 상태와 분노가 계속되는 한, ‘프랜차이즈’ 형태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국제동맹군이 앞세운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락까 탈환에 성공했다. 이로써 3년 9개월 만에 도시를 되찾게 됐다. 폐허가 된 락까. [AFP]

현재 IS에 충성을 맹세한 바 있거나 연관이 있는 단체인 나이지리아 무장단체 ‘보코하람’, 이집트의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알제리의 ‘알무라비툰’ 등은 건재한 상태다.

이러한 무장조직들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면서 IS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이른바 ‘신디케이트’ 형태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S는 테러 공격을 늘리고자 현지의 권한을 강화한 ‘분권형’으로 조직을 이미 재편했을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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