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삼성·오리온·한화·현대 등 농업과 거리 먼 기업이 혜택보고 있어

[공감신문] 농사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의 농업경쟁력 증진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개설된 요금 종류다. 농작물 재배, 저온보관, 건조 및 양식 등을 하는 농업 종사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영세 농민과는 거리가 먼 기업들이 농사용 전기요금으로 혜택을 보고 있어, 농사용 전기요금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은 23일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훈 의원실 제공

이훈 의원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하림 ▲삼성 ▲오리온 ▲한화 ▲현대 등 5개사는 총 151GWh의 전력을 사용하고, 농사용 전기요금으로 납부했다. 이를 통해 산업용 전기요금 보다 96억원 저렴하게 이용했다.

하림의 경우 10곳의 사업장에서 지난 5년간 8252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37억4540만원의 요금을 납부했다.

만약 이를 산업용으로 전환할 시 요금은 85억1280만원이다. 추가되는 요금은 47억6741만원에 달한다.

한화리조트는 양수장을 운영하는 명목으로 농사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5년간 3185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억3670만원을 납부했다. 산업용전기를 사용했다면 한화리조트는 25억 5570만원의 요금을 더 부담해야 했다.

현대는 현대서산농장과 현대건설 등 기업들이 10곳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농사용 전기요금을 공급받았다. 현대는 지난 5년간 1716만kwh전력을 사용해 7억2411만원을 납부했다. 산업용전기였다면, 10억5880만원의 요금이 더 부과된다.

삼성물산은 에버랜드리조트의 화훼재배 사업과 관련해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었다. 에버랜드는 지난 5년간 약 178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820만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하면 1억8290만원의 요금이 발생해 1억470만원을 더 내야한다.

오리온의 경우 과자류 생산을 위한 감자의 저온저장고를 사용하는 AGRO사업부를 포함, 4곳의 사업장에서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오리온은 5년간 1784만kWh의 전력을 사용해 7억9230만원의 요금을 납부했다. 이 역시 산업용 전기요금을 쓸 때보다 10억7430만원 저렴하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이훈 의원은 “농사용 전기요금은 전기원가의 35%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정작 대규모로 조직적인 운영을 하는 일부 대기업들이 다른 농업인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농업경쟁력 증진을 위해서 농사용 요금을 운영하는 취지를 퇴색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대기업군과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농에는 전력 공급가격을 올리고, 거기서 회수한 원가를 다른 영세한 농업인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농사용 전기를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을 것”이라며 농사용 요금의 적용대상과 체계개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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