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한국경제는 올해 약 3%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호황이 한국경제의 성장을 주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전세계 D램 매출은 지난해 비해 약 67% 증가될 전망이고 낸드플래시 매출은 약 45%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슈퍼호황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부터 공급부족이 해소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 중국 국영기업들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할 예정이라서 그 동안 유지해온 과점체제가 무너지고 치열한 생존 경쟁체제로 진입하게 된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산업의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의 물량기준 매출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단가가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

내년 한국경제는 반도체보다 부동산 시장이 더 큰 문제이다. 부동산 시장은 2013년 하락한 적이 있으나 정부가 금리인하와 대출기준 완화라는 부양책으로 상승세로 돌려 놓았다. 일련의 부양책은 주택거래를 늘리고 주택가격을 올렸지만 주택공급도 크게 늘렸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미래의 잠재수요가 현시점으로 앞당겨지고 투기수요가 유발되어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도 올라간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현재 수요가 미래로 미루어지고 투기수요가 사라져서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도 내려간다.

한국은행이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연방은행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인상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1.25%로 같다.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폭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리인상이 이루어져도 내년 예상 금리수준은 과거 평균치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그렇지만 저금리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에 소폭의 금리인상으로도 긴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가계부채가 크게 늘었고 부동산 공급도 크게 늘었기 때문에 금리인상 파급효과는 클 수 있다. 공급과잉이 심한 경우 낮은 금리수준에서도 부동산 가격은 무너질 수 있다.

통상 거래가 급감하면 뒤이어 가격이 하락한다. 지난 8월 2일 정부 부동산 투기대책으로 심리가 꺾이면서 두 달 연속 주택거래가 급감했다. 이는 향후 주택가격 하락을 예고하는 현상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반도체 경기와 부동산 경기는 내년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요소이지만, 반대로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내년부터 문제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정책이 성과를 내고 4차산업 지원정책 추진되면 단계적으로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근로시간이 조정되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소득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이 시작될 전망이다. 그리고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소득주도 성장은 내수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추가로 고용을 늘릴 수 있을 만큼 재정여력을 갖춘 민간기업이 많지 않아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는 정부의 기대보다 소폭에 그칠 수 있다.

내년 대외 무역여건도 나쁘지 않다. 신흥국의 성장 속도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지만,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제성장이 조금 더 빨라질 수 있다. 따라서 올해의 수출 성장세는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복병이 있다. 2014년 중국도 주택가격이 하락한 적이 있고 중국도 역시 한국처럼 금리인하와 대출기준 완화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했다. 그 결과 부동산가격은 급등했고 기업부채와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부동산 가격급등과 부채증가에 놀란 중국 당국이 올해 초부터 투기를 잡기 위해 규제책을 연달아 내놓았고 투기심리는 점차 식어가고 있다. 중국도 부동산 공급과잉이 심각해 내년 이후 언제든지 가격거품이 붕괴될 수 있는 위험에 놓여있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한국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복병으로는 북한 핵무장으로 인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다. 무력충돌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무력충돌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의외로 작을 수도 있고 상상을 초월할 만큼 피해가 클 수도 있다.

북한은 장거리핵미사일(ICBM)을 개발한 뒤에야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내년에도 북미간 긴장이 이어질 수 있다. 북미간 긴장과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면 비록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아도 국가 신용도가 하락할 수도 있다.

긍정적인 변수와 부정적인 변수를 종합하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은 올해 3%(예상치)보다 낮은 약 2.5% 수준(전망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내년에 중국 부동산거품 붕괴가 시작된다면 경제성장률이 약 1.5%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미국과 북한의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는 어디까지 추락할 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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