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새벽 하늘에 오색의 장막이 펼쳐져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본 적 있으신지? 물론 “그렇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게 그리 흔한 경험은 아닐 게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로라를 볼 수 없으니까.

밤하늘에 펼쳐진 커튼 같은 오로라. 실제로 보면 마구 일렁일 때도 있단다. [Photo bt Anders Jilden on Unsplash]

‘신의 영혼’, ‘천상의 커튼’ 등으로 불리는 오로라는 보통 극지방에 가까운 지역에서 관측된다. 때문에 중위도에 속한 우리나라에서는 장담은 못하지만 평생 관측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오로라는 어차피 우리나라에선 관측되지 않으니까’ 하고 포기하기엔, 그것들은 너무 아름답다. 또 오로라의 장관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에 만족하기엔 아쉬운 점도 많다. 실제로 오로라를 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아름답다 못해 감동적일 정도라고 하던데, 과연 얼마나 신비로울지 궁금해진다.

오로라는 녹색, 푸른색, 보라색, 붉은색 등을 띈다고 한다. [Photo by Naian Wang on Unsplash]

오로라 관측을 ‘버킷 리스트’에 올려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물론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를 작성하는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정이 허락하는 분들 중에는 순전히 오로라를 보기 위해 떠나는 이들도 많다(Buropda…). 이른바 ‘오로라 투어’라는 거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로라 투어 서비스는 가격대가 그리 만만찮다. 워낙 먼 곳까지 가야하기에 납득은 된다.

오늘 교양공감 포스트는 언젠가 찾아올 그 날을 위해, 교양공감팀이 준비한 우리만의 오로라 투어다. 이 투어는 여권도, 항공권도 필요 없다. 그저 조용하고 편안하게 감상만 하시면 된다…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곳들을 알아보자.

볼 사람들은 거의 다 봤다는데 왜 나만 못봤어! 엉엉... [Photo by Gunnar Hildonen on Flickr]

궁상맞다고? 물론 여러분과 함께 실제로 그곳을 찾아가고, 육안으로 현장의 오로라를 보여드릴 수 없다는 점은 너무나도 아쉽지만 혹시 또 모르지 않나. 정말 언젠가는 우리도 그 천상의 커튼을 바라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릴지 누가 알겠어?

 

■ 오로라는 왜 발생하는가?

오로라 발생 원인? 알려드리지! [덤 앤 더머 영화 장면]

오로라는 왜 발생할까? 아니, 발생하는 것 자체는 너무나 아름다우니까 환영할 일이지만, 발생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단순이 아름다워서, 신비로워서 오로라에 관심 갖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과학적 호기심을 지닌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반 알렌 대는 예상하셨듯, 미국 과학자 반 알렌에 의해 관측 및 발견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캡쳐]

안경을 추켜올리며 똑똑한 척 좀 해보겠다. 오로라는 지구의 자기장 때문에 발생한단다. 태양에서 발생하는 태양풍(대전입자)이 지구에 근접하면 대부분이 지구의 자기장 밖으로 흩어진다. 그러나 일부는 지구 주위에 있는 ‘반 알렌 대(Ban Allen belt)’에 붙잡힌다. 반 알렌 대에 붙잡힌 대전입자들은 지구 자기장의 남북극 사이를 나선운동을 하면서 왔다갔다하는데, 태양의 활동이 활발할 때에는 그 중 일부가 대기층으로 들어와 지구 상공의 대기와 충돌하며 빛을 발한다. 그것이 바로 오로라다. 어… 음… 아무튼 그렇단다(황급히 안경을 내려놓는다).

음...어..... 무슨 소린지는 제가 잘 알겠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 장면]

그럼, 아름다운 모습처럼 정말 아름답고 신비롭기만 한 존재냐? 또 그것도 아니란다. 오로라를 발생시키는 태양풍, 대전입자에는 우주 방사능이 포함돼있다. 때문에 오로라에 자주 노출되는 이들, 특히 극지방 경로로 이동하는 항공기의 승무원 등은 적게나마 방사능에 노출되곤 한단다.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방사능 피폭’이라니, 어째 조금 살벌하게 들린다.

 

■ 오로라가 관광명물, 캐나다 옐로우나이프

캐나다 북서부에 위치한 오로라 관광명소, 옐로우나이프. [구글 지도]

오로라 관측을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고려하고 알아본 분들이라면 이곳의 이름을 자주 봤을 것이다. 캐나다 북부 노스웨스트의 옐로우나이프(Yellowknife)는 오로라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소도시다.

이곳이 얼마나 외딴 소도시냐면, 국내에서 옐로우나이프로 가기 위해서는 무려 세 번의 환승을 거쳐야 한단다. 밴쿠버행 항공기를 타고, 밴쿠버에서 캘거리나 애드먼턴으로 가서, 그 곳에서 옐로우나이프로 향하는 거다.

뭔가 '슬리데린' 스런 색깔이 매력적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이곳은 주요 산업으로 광업과 함께 관광업이 손꼽히는데, 그 관광업의 대부분은 오로라 관측과 관련돼있다고 한다. 오죽 오로라 관측에 적합하면 NASA도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 이곳을 꼽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오로라와 연관된 패키지 상품도 많이 준비돼 있다고.

다만 옐로우나이프에 들어서면 어디서나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이곳에서도 차로 30분가량 들어가면 ‘오로라 빌리지’라는 관광지가 나오는데, 바로 여기가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말하자면 옐로우나이프는 오로라 빌리지엘 가기 위한 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원주민 티피 안에서 오로라를 기다리는 기분이 얼마나 설렐까? [Wikimedia]

워낙 오로라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세계에서도 많이들 찾아온다고 하는데,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도 자주 보인다고 하더라. 일본은 오로라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편이어서, 나리타 공항에서 직항으로 옐로우나이프까지 가는 노선도 신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곳은 오로라 외에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유명하다. 때문에 낮 동안에는 숲을 거닐며 자연을 느끼고, 밤이 되면 오로라 빌리지로 향해 티피(천막)에서 오로라를 기다리다가 새벽녘에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오로라를 관측하면 되겠다.

 

Tip.

옐로우나이프의 오로라 관측 최적 시기는 12월부터 2월까지다. 그 외에도 간혹 볼 수는 있으나 그리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되도록 이 시기를 노리는 게 좋겠다.

 

■ 유럽 최고 청정지역,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구글 지도]

레이캬비크(Reykjavik)는 아이슬란드의 수도인만큼 붐비는 도시로,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이곳에 몰려있단다. 또한, 이곳은 북위 64.08도에 위치해 전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수도(首都)로도 알려져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레이캬비크 전경. [Wikimedia]

자, 오로라는 주로 극지방에서 관측된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곳은 세계 최북단의 수도다. 그렇다는 것은? 레이캬비크에서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다는 얘기겠다. 다만, 몇몇 여행기에서는 레이캬비크 공항에 내리자 마자 오로라를 봤다는 부러운 ‘썰’을, 또 누군가는 여행 내내 날이 흐려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썰을 소개하고 있다. 발생 자체는 잦은 편이나, 아이슬란드의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일기가 나빠 관측이 어려운 날도 있다는 것이다.

레이캬비크의 오로라. 색이 어쩜 저렇게 아름다울까. [Wikimedia]

하지만 적어도 청명한 하늘을 볼 수는 있겠다. 이곳은 화산섬인 아이슬란드의 특성을 활용한 지열 난방을 할 정도로 친환경 노력에 공을 들이는 도시다. 그렇기에 하늘을 가리고 연기를 뿜는 공장 굴뚝도 전혀 없다고 한다. 고층 건물도 별로 없으니 막힘없이 뻥 뚫린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거기에 오로라까지 더해진다면? 크…

이곳은 또한 오로라 관측으로 이름난 곳들 중에서 날씨가 온화한 편(비교적!)이라 한다. 겨울철에는 평균 기온이 영하 2~3도 가량이다. 이런 것도 오로라 관광에는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할 터다.

 

Tip.

레이캬비크 최고의 오로라 관측 스팟은 아울프타네스(Álftanes) 마을인데, 도심지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도시의 야경과 바다, 오로라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도 있단다.

 

■ 겨울왕국의 도시, 노르웨이 트롬쇠

겨울왕국 애니메이션 속 풍경을 닮은 도시 트롬쇠. [구글 지도]

“렛잇고~ 렛잇고~ 세상의 말 다 지우니~ 이 말 하나 남네요~ 렛잇비~” 이건 아닌가? 여하튼, 몇 해 전 인기를 끌면서 그야말로 지겹게 들렸던 애니메이션 주제곡이 있다. 아마 다들 말 안 해도 뭔지는 알고계실 거다. ‘겨울왕국’의 엘사가 부른 노래, ‘Let it go’다.

동화속 풍경처럼 아름답고 아기자기하다. [Max Pixel / CC0 Public Domain]

이 작품의 배경은 노르웨이의 풍경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노르웨이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트롬쇠(Tromsø)’는 애니메이션 속 ‘아렌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북극의 관문’이라 불리는 트롬쇠에서는 아름다운 호수와 눈 내린 설원을 감상할 수 있다.

트롬쇠의 핑크빛 오로라! 너무 예쁜 것 아니야? [Wikimedia]

또한 트롬쇠는 ‘오로라 헌터’들에게 흔히 ‘오로라의 본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또한 ‘오로라 연구소’가 있을 만큼 오로라가 자주 관측되는 도시다. 그 덕에 관련 관광 상품들도 많은 편이다. 이 곳은 앞서 소개한 레이캬비크와 마찬가지로 오로라 관측 가능 지역 중에서는 비교적(어디까지나) 춥지 않다.

다만 나라 자체가 인구수도 적고, 인구밀도도 낮은 만큼 교통편은 불편하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이 때문에 오로라 투어 패키지를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트롬소는 날씨가 맑을 경우 밤 9시부터 도심지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조건은 빛공해 등이 덜한 교외지일 것이다.

 

Tip.

오로라를 관측할 수 없는 시간대에는 오로라나 북극권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된 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나라 자체의 물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현지 지출을 최대한 아끼라는 여행 후기가 많이 보인다. 이 점을 유의하시길 바란다.

 

■ 남반구 오로라 관측 명소, 호주 태즈메이니아

호주 남쪽에 있는 태즈메이니아 주, 그 중에서도 호바트는 오로라 관측 명소로 유명하다. [구글 지도]

지금까지 알려드린 도시들은 모두 북반구에 위치해있다. 북쪽의 극지방에서 관측되는 오로라는 보통 ‘노던 라이트(Nothern Light)라 불린다. 하지만 앞서 오로라는 남과 북, 양쪽 극지방에서 모두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는 것은, 남쪽 극지방에서는 ’서던 라이트(Southern Light)‘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얘기겠다.

남반구 호주는 북반구인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북반구에 비해 남반구는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장소가 적은 편이다. 남미에서도 남쪽, 오세아니아 일부 지역에서 남반구 오로라를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알려진 오로라 관측 포인트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Tasmania)다.

태즈메이니아 주는 호주 멜버른 남쪽에 있는 섬으로, 섬의 남쪽 도시인 호바트는 오로라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이들은 앞서 소개한 옐로우나이프를 ‘필수’ 관광 코스로 꼽는 것처럼,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이들에게는 이곳을 추천한다.

태즈메이니아에서 관측된 별과 오로라. [Wikimedia]

한국의 여름철에 해당하는 기간은,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겨울이 한창이다. 이 기간에 태즈메이니아 호바스에서는 광활한 대자연과 은하수, 그리고 오로라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운이(그리고 기상조건이) 좋다면 은하수와 오로라를 동시에 볼 수도 있겠다.

 

Tip.

태즈메이니아 섬은 호주의 다른 주들과 달리 훼손 정도가 덜해 자연 환경도 보호되고 있고, 국립공원도 있다. 이 곳에서 호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볼 수도 있겠다.

 

■ 언젠가는 꼭, 오로라를 찾아 떠나자

지금까지 소개한 명소들 외에도, 오로라 관측에 적합하다고 이름난 지역들은 많다. 이 도시들은 모두 신비롭고 아름다운 오로라를 찾는 이들을 환영하고 있으며, 대부분 관련된 투어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누구는 비행기에서 창 밖으로 관측했다고 하는데, 로또 사야하는 거 아닌가? [Photo by Warren Sammut on Unsplash]

하지만 왜 흔히들 오로라 관측을 ‘버킷 리스트’에 넣어놓겠는가, 일단 시간과 비용은 둘째 치더라도 관측하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거액을 주고 오로라 투어를 떠나도, 정말 운이 없다면 희미하게만 볼 수 있거나 오로라를 보는 데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단다. 밤에 눈이 내리거나, 날이 흐리거나, 또는 오로라의 선명도나 밝기가 미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로라, 언젠가 분명 보러 가겠다고 다짐한다. [Photo by Vincent Guth on Unsplash]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그 오로라를 보기 위해, 오늘도 많은 이들이 배낭을 꾸리고 사진기 렌즈를 닦고 있다. 쉽사리 볼 수 없다지만, 그럼에도 대자연에 대해 감탄하고, 경외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하긴, 그런 각오쯤은 있어야 ‘헌터’라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오로라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분들께 당장 “떠나라!”라고 권하진 않겠다. 여러 상황과 사정 때문에 훌쩍 떠날 수만은 없다는 건 기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오로라를 품고 사는 우리 모두, “언젠가는…”이란 각오를 이루게 될 것이라 믿고 싶다. 굳게 믿는다면 언젠간 이뤄지는 법이니까.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로라는 여느 천체 관측과 마찬가지로 눈으로 보는 것과 카메라에 담기는 것이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한다. 별 생각 없이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누르고 나면, 그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오로라도 생각보다 볼품없이 찍힐 수 있다. 때문에 대부분 장노출 촬영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명심하시길, 사진으로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눈에 직접 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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