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규제에 신용대출 급증…“10월 이사철수요·명절효과도 영향 미쳐”

[공감신문]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가계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음에도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오히려 한 달 만에 1조7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역시 한 달 증가폭이 모두 1조원을 넘었다. 

정부의 규제가 무색하게도 10월 대출 증가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3조2342억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9월 말 371조5900원이었던 것보다 1조6442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 달 증가폭(2조5887억원)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증가세는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했던 서울의 주택 거래가 대폭 줄어듦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은 차츰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3749건으로 전월(8350)대비 55% 줄었고, 전년 10월(1만2878건)과 비교해서는 71%나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서울 주택 거래가의 감소로 차츰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때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최고 30%까지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지난 8월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아파트 집단대출 잔액도 115조286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3790억원 늘었는데, 이는 올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분양 아파트가 많아 중도금 대출 수요가 꾸준하게 있다 보니 집단대출도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0월 5개 주요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5조6265억원이다. 전월보다 1조7729억원 증가해 2016년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등의 인터넷은행 신용대출까지 고려하면 개인 신용대출 증가량은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달 이사철 수요와 명절 효과가 겹친 것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한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증가세에 대해 지난달 명절효과와 이사철 수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까지 겹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명절을 앞에 둔 달에는 명절 보너스로 인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줄었다가 명절 다음 달에는 지출이 늘어 가계 신용대출도 늘어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9월 5개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52억원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사철 수요와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마이너스통장 사용 등으로 가계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 같다”며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어들며 생긴 풍선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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