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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예술가의 삶, 음악인들의 전기 영화

[공감신문 교양공감] 굳이 짚을 필요도 없을 듯 한 사실 하나. 우리 대부분은 늘 음악을 달고 산다. 등하교, 출근길이 겹치는 시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신 적 있으신지? 모르긴 몰라도 열에 여덟은 귓구멍을 이어폰 등으로 틀어막고 지나가고 있었을 거다.

어디 그 뿐인가? 우리가 혹시 집에서 나설 때 깜빡하고 이어폰 등을 챙기지 않았더라도 어디선가, 언젠가는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카페, 자동차 등. 음악은 어디에서건 흘러나올 수가 있다.

난… 가끔… 음악을 듣는댜…★ [Max Pixel / CC0 Public Domain]

그렇다. 누군가가 “나는 오늘 하루 음악을 단 한 곡도 듣지 않겠어!”라 굳게 다짐하지 않는 이상, 귀를 틀어막는 게 아닌 이상, 아니면 안타깝게도 청각적 불편을 겪는 이들이 아닌 이상 우리는 음악을 듣게 된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그걸 참 사랑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을 듣던 중, 문득 마음에 돌직구처럼 묵직하게 꽂히는 곡들도 있다. 그렇게 맘속으로 폴짝 뛰어 들어온 곡들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가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제목은 무슨 뜻일까? 거기서부터 우리의 호기심은 그 노래를 부른 가수에게로 이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애절한, 섹시한, 혹은 달콤하고 말랑한, 뾰족하고 따끔한, 요란하고 반항적인 노래를 부른 가수는 누굴까?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하기에 그런 노랫말을, 멜로디를 만들고 부를 수 있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면 그런 아름다운 가사를 쓸 수 있는 걸까? [Max Pixel / CC0 Public Domain]

어쩌면 이번에 소개할 영화들이 바로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모른다. 대관절 뭘 먹고, 뭘 입고, 뭔 얘길 나누며 살아왔길래 그런, 우리 마음을 울리는 노래들을 만들고, 부를 수 있었는지를 알아볼 수도 있겠다.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는, 우리에게 사랑받는 음악인들의 실제 인생을 담은 전기영화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그들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즐겨듣던 노래가 그 가수의 어떤 심경, 어떤 상황, 어떤 경험에서부터 비롯됐는지를 알아보자. 그들의 삶은 비참하고, 고통스럽고, 처절하면서도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요즘 유행하는 말, “실화냐?”하고 물으신다면 “실화임. ㅇㅇ.” 하고 대답해드릴 수 있을 것이다.

 

■ 레이(2004) - 레이 찰스

레이 찰스의 상징적인 표정과 몸짓을 제대로 연기한 제이미 폭스. [레이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아마 여러분이 이번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올렸을 영화 몇 편 중에는 이 작품이 껴 있을 것이다. 그리 오래된 영화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그만큼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영화는 레이 찰스라는 가수의 성공담 외에 인간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도 놓치지 않았다. [레이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소울 음악의 대부로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받고 있는)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담았다. 영화 ‘레이’는 어렵고 힘겨웠던 유년기 레이 찰스의 삶부터 성공 궤도에 오르는 과정, 명백한 ‘레전드’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풀어냈다. 또, 음악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그의 사생활에 대한 뒷이야기들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그가 유년시절 잃은 동생을 통해 그의 내면 묘사까지 디테일하게 담아냈다.

레이 찰스는 현대 흑인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레전드 중의 하나다. [Wikimedia]

맹인이자 흑인으로 세상의 온갖 편견, 수많은 핸디캡들에 둘러 쌓여있던 그는 어떻게 인종차별이 남아있던 당시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게 됐을까? 그에게 쏟아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편에는 어떤 좌절이 있었을까? 그는 왜 노래를 부를 때마다 다소 우스꽝스럽게 몸을 흔들며 웃고 있었을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그의 일대기를 통해 알아보자. 레이 찰스 역을 맡은 배우 제이미 폭스의 빼어난 연기도 여러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 아임 낫 데어(2007) - 밥 딜런

밥 딜런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다양한 면을 조명하는 영화 '아임 낫 데어'. [아임 낫 데어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흔히 시(詩)적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가사를 나직이 노래하는 가수들에게 ‘음유시인’이란 타이틀이 붙곤 한다. 우리나라의 가수 중에는 1996년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는 ‘가객(歌客)’ 고 김광석이 있다. 그 역시 ‘노래하는 음유시인’ 등으로 불리며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를 눈물 짓게 만든다.

미국의 ‘밥 딜런’ 역시 그런 음유시인 같은 가수 중의 하나로, 특히나 이쪽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레전드’ 반열에 등극한 전설 중의 전설이다. 그의 아름다운 가사는 음악인이면서 동시에 시인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으며, 오죽했으면 음악인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밥 딜런은 특히 서부 개척시대에 활동했던 범죄자 '빌리 더 키드'도 상당히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임 낫 데어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양한 면이 있다. 그래서 영화 속 캐릭터가 너무 단순할 경우, 우리는 캐릭터가 ‘평면적’이라 말한다. 사람이란 원래 입체적인 존재니까. 어찌 보면 평범한 삶을 사라온 우리에게도 여러 모습들이 있는데, 밥 딜런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그는 여러 분야의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고, 연을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 삶을 살아왔다.

각기 다른 시대의 인물들을 통해 밥 딜런이라는 하나의 음악인을 살펴보는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게 그려졌다. [Bob Dylan / Photo by Xavier Badosa on Flickr]

그래서일까? 2007년 개봉된 영화 ‘아임 낫 데어’는 음유시인 밥 딜런이 살아온 삶, 그가 겪어온 변화를 일곱 명의 다른 인물을 통해 입체적으로 풀어낸다는 색다른 형식의 전기 영화다. 이 영화는 시인, 아웃사이더, 록커, 신실한 기독교인 등 7개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밥 딜런의 다양한 음악세계들을 독립적으로 풀어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 아마데우스(1985)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음악 신동, 거장, 천재라 불리우는 모차르트의 삶을 담은 영화 '아마데우스'. [아마데우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단 한 사람을 꼽으라면? 모르긴 몰라도, 학교에서 음악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던 이들이라면 대부분이 아마 그의 이름을 꼽을 듯 싶다. 아무리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어도 이름은 알고 있는 바로 그 사람, 신동, 천재 모차르트를.

영화 속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실제와는 많이 다르게 표현됐다고 한다. [아마데우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앞서 영화 ‘레이’를 소개할 때에는, 음악인의 전기를 다룬 영화 중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명작이 바로 2007년작 ‘레이’라 언급했다. 그러나 그 윗 세대들에게는 이 영화, ‘아마데우스’가 더 잘 알려져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는 고전 음악에 한 획을 그은 대표적 인물,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관찰자의 시선에서 그려냈다. 여기서 관찰자는 그를 지켜보면서 부러움 섞인 질투를 불태우는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맡게 됐다.

모차르트의 인성이 어떠했건간에, 그가 후대의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틀림없겠다. [Wikimedia]

영화는 전통을 고수하며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력파 살리에리의 눈을 통해 방탕한 천재를 지켜본다. 물론 실제 역사와의 차이점도 영화적 재미를 위해 일부 존재하나,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에 대한 픽션은 노력만으로 천재를 넘어설 수 없음에 원통해한 적이 있는, 자신에게 주어진 소위 ‘어설픈 재능’을 원망해본 사람들에게는 실화보다 더 실화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참고로, 모차르트는 재능은 둘째 치고 당대 사람들로부터 인격적인 부분에 대해 비판을 왕왕 받았다고 알려져있다. 반대로 살리에리는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과 존중을 받았다고 한다.

 

■ 라 비 앙 로즈(2007) - 에디트 삐아프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가수 에디트 삐아프의 비참하고 비극적인 유년시절. [라 비 앙 로즈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젊은 층에게는 영화 ‘인셉션’ 삽입곡, Non, je ne regrette rien(아뇨, 전 후회하지 않아요)으로 잘 알려진 에디트 삐아프의 삶 역시 우리가 호기심을 가져볼 법 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가 부른 노래들은 하나하나가 달콤하고 낭만적이니까. 또, 그녀의 애끓는 음색은 그런 곡들의 노랫말이 전해주는 낭만적인 느낌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가 얼마나 달콤한 인생을 살았을지 궁금해진다.

배우 마리옹 꼬띠야르는 이 영화의 연기를 통해 '삐아프보다 더 삐아프답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라 비 앙 로즈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아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터, 그녀의 삶은 그녀가 부른 명곡 제목처럼 ‘장밋빛’ 같지만은 않았다. 창녀촌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그녀는 성장한 이후의 키가 142cm에 불과했고, 그녀의 별명이 ‘삐아프(참새)’가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또, 14살부터는 아버지를 따라 유랑생활을 하면서 매춘도 했었다. 이 과정에서 17세에 아이를 출산했지만 그 아이도 병으로 잃게 된다.

그런 비극적인 잿빛 삶 속에서도 그녀는 노래를 했고, 그녀의 노래는 소문이 퍼지면서 마침내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에디트 삐아프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뒤에도 비극은 계속됐다. 그녀는 네 차례의 교통사고를 겪고, 일생의 연인은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또, 사랑했던 이와의 사이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하는 일도 있었다.

48년의 짧은 생에 걸쳐 온갖 비극을 겪었지만 삶을 장밋빛이라 노래했던 그녀, 에디트 삐아프. [Wikimedia]

에디트 삐아프는 비록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 곳곳에 있었던 순간순간의 장밋빛 기억들을 달콤하고 낭만적으로 노래했다. 그렇기에 생의 온갖 고통과 수난에도 “아뇨, 전 후회하지 않아요”라는 노래를 마지막으로 부를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겪어온 삶 속의 여러 고통들을 노래로 승화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장미처럼 아름답다.

 

■ 짧은 인생 뒤에도 길게 이어지는 예술

래퍼 투팍의 삶을 조명한 영화 올 아이즈 온 미도 올해 개봉됐다. [올 아이즈 온 미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우리가 그들(음악인, 예술인들)의 삶을 궁금해 하는 이유는 뭘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음악을 사랑한다. 몇몇 음악들은 우리를 감탄케 하고, 도대체 이런 음악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하고 관심 갖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그 곡을 부른 가수에게까지 호기심이 동하는 것이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들도 물론 있겠다만 말이다.

밴드 도어즈, 특히 짐 모리슨의 삶을 다룬 영화 '도어즈'. [도어즈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사실 요즘은 가수와 팬들이 소통하기가 참 쉬워졌다. 기술의 발달 때문이다. 그 덕에 우리는 좋아하는 ‘최애’ 가수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그들의 삶을 엿볼 수가 있다. 또, 가수들 역시 팬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기에 SNS 등을 활용하며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조니 캐쉬. [앙코르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지금처럼 소통이 쉽지만은 않았던 시절, 시대의 차이 때문에 우리가 일상을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던 ‘왕년’의 가수들이 살아온 삶은 유독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마 그것도 나름의 소통방식 중의 하나일지 모른다.

이 영화도 전기 영화다! (헛소리) [터네이셔스 D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소개한 ‘음악인들의 전기 영화’는 아주 극히 일부일 뿐, 주제에 적합한 영화들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끝도 없이 줄을 세울 수 있겠다. 그 말은 곧, 그만큼 우리가 음악인들, 예술인들의 삶을 궁금해 하고, 관심 있게 지켜본다는 뜻일 터다.

예술인들이 불태운 열정은 대중들의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게 마련이다.

아마 우리는 앞으로도 여러 음악인들의 삶을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은 꽤나 오래 이어질 것만 같다. 음악은, 노래는, 그것을 만들어낸 음악인들의 삶보다도 길게 이어지니까. 누군가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말했듯, 그들은 떠나더라도, 그들이 남긴 음악과 예술은 오랜 시간동안 우리 곁에 남아 호기심을 자극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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