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사회초년생’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고 무사한 하루를 보내셨는지. 속사정이야 일일이 헤아릴 수 없겠지만 낯선 환경과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느라 아마 오늘도 꽤 고된 하루를 보냈을 거라 생각된다. (잠시 여러분의 노고에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오늘도 삭막한 사무실에 적응하느라 많이들 고생하셨을 터.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오랜 준비와 고된 노력 끝에 취업했다는 기쁨도 잠시, 이제 사회초년생들 앞에 놓인 새로운 숙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것이겠다. 취업도 했으니 미뤄왔던 연애도 해야겠고, 연애를 하면 결혼도 해야겠고, 결혼하려면 집도 사야겠고, 차도 있어야겠고 등등. 저마다 나름대로 그려본 자신만의 미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돈 관리’다. 검색창에 ‘사회초’까지만 쳐도 연관 검색어로 ‘사회초년생 재테크’가 뜰 정도니,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같은 고민을 떠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니만큼 적게 쓰고 많이 모아서 여행도 가고 싶고, 집도 사고 싶고,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싶었겠지만, 월급은 요상하게도 자꾸 어디론가 새어나간다. 기자는 한 때 본인에게 두 번째 자아가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다. 그리 많이 쓴 것 같지 않은 거 같은데 이상하게 통장잔고는 항상 메말라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돈 관리에 서툰 사회초년생 여러분은 많이들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 

이번 달에도 월급은 통장을 스치운다. (흑흑)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그래서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이렇게 눈 감았다 뜨면 자꾸 통장 잔고가 없어지는 기적을 다달이 경험하는 분들에게 아주 기초적인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내 통장에 구멍이 뚫린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포스트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겠다. 

단, 이미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있는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변에 돈 관리로 힘들어하는 사회초년생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면 어떨까. 

이대로 가다간 유산으로 남길 재산은 영수증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여러분에게 이 포스트를 추천한다.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 아직도 통장이 하나뿐이라고?

돈 관리의 첫 걸음은 ‘통장 쪼개기’부터 시작한다. 기자는 사회초년생 시절 월급통장 딱 하나만 가지고 관리를 했었는데, 이러면 당연히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돈이란 것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연예계 재테크 왕으로 알려진 탤런트 전원주 씨는 무려 30개의 통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방송화면 캡처 ]

제일 기본적인 틀은 < 월급 / 저금 / 소비 > 세 가지 용도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다.

1) 월급통장은 말 그대로 월급이 들어오는 용도로만 쓰여야 한다. 통장에 들어온 그대로 쓰게 되면 계획적인 소비는 어려워지기 때문. 월급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면 중요한 순서대로(보통은 월세, 공과금, 적금 등의 순일 테다.) 각 통장에 입금하고 남는 금액을 소비 통장으로 이체하자.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많을 필요는 없다(....)

2) 저금통장 역시 한 통장에 많은 금액을 넣는 것보다는 ‘모으는 목표’를 세분화해서 금액별, 기간별로 쪼개면 더 좋다고 한다. 

가령 아이패드를 사기 위한 통장은 10만원씩 1년간, 해외여행을 위해 저금하는 통장은 30만원씩 2년간 각각 정기적금으로 들어놓는 식이다. 상여금이나 보너스 등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은 체크카드가 없는 일반 예금 통장에 넣어뒀다가 비상금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목표는 아무래도 좋다. 기자의 지인 A를 예로 들자면, 그녀는 1년에 한 번씩 스스로에게 선물하기 위해 자신의 생일마다 1년짜리 적금을 새로 든다고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는 생일 날 거하게 쇼핑을 하기도, 부모님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비싼 저녁을 먹기도 했다고.

기자의 다음 퀘스트는 맥북 구입이다.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3) 소비통장으로의 입금은 맨 마지막에 실행돼야 한다. 큰 액수를 적금통장에 집어넣고 난 뒤 소비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쥐꼬리만하다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일 테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돈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쓰이기 마련이다. 

‘선 저금, 후 소비’는 돈 관리의 기본이라고들 한다. 좋은 습관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몸에 익혀놓는 것이 좋다. 

 

■ 네 소비패턴을 알라.

기자는 사실 가계부 쓰는 것에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었다. 쓰고 나면 왠지 ‘오늘도 이렇게 허튼 데 돈을 썼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해 적는 것도 아닌데 나의 과소비가 창피하고, 다시 들춰보기 싫고. 특히나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무엇인가를 작성하면 검사받는 것이 익숙했기에 더더욱 그랬던 기억이 난다. 

가계부 작성은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란 것만 명심해두자. [ pxhere / CC0 Creative Commons ]

그렇다 하더라도 가계부 작성을 습관화 해보자. 단, 이 가계부를 쓰는 것은 나를 괴롭히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소비 흐름을 파악하고 다음 달 계획을 세우기 위함이란 것을 잊지 말고. 

그냥 쓸 때는 모르지만 한 달 간 꾸준히 작성하고 난 다음 월말에 들춰보면 내가 어느 부분에서 과소비를 하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커피 뭐, 비싸봐야 6000원?” 하고 코웃음 쳤다가 한 달 월급에서 꽤 많은 부분을 커피로 지출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친구는 휴대폰에 가장 많은 지출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 Photo by 영재 이 on Flickr ]

하지만 여기서 좌절하는 것은 NO!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가계부 작성은 나를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다음 달 계획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이번 달 내가 커피 때문에 지출한 금액이 많다면 사먹는 커피를 대신할 인스턴트커피 등의 대체제를 찾거나, 커피 마시는 걸 이틀에 한 번으로 줄이기와 같은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다음 달 소비계획을 세워보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 위플 가계부 앱 캡쳐화면 ]

Tip. 가계부를 일일이 작성하는 것이 귀찮다면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도 좋다. 문자로 날아오는 카드 내역을 자동으로 가계부에 입력해주고 이 달 가장 소비가 컸던 지출내역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서 착착 정리해준다.

 

■ 쥐도 새도 모르게 새어나가는 ‘푼돈’도 틀어막자. 

기자가 돈 관리를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것은 소액 지출을 막는 것이었다. 사실 큰돈을 지출할 때는 이것도 따져보고 저것도 따져보게 되지만 1000원인데? 3000원인데? 싶으면 ‘이쯤이야’ 하는 마음이 들어 무감각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작은 돈도 모으면 큰 돈이 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여러분께 몇 가지를 권해본다. 

‘푼돈’ 새어나가는 것에 주의하자. [ pxhere / CC0 Creative Commons ]

1) 연체료와 수수료는 피하자.

특히나 연체는 습관이 되기 십상이다. 이는 신용도에도 문제를 줄 수 있으니 반드시 피하도록 하자. 

수수료는 500원, 1000원 등의 소액이긴 하지만 아끼려면 얼마든지 아낄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다. 은행별로 ‘직장인 우대 통장’, ‘청년 우대 통장’ 등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통장이 있으니 개설 전 미리 알아보면 좋겠다. 참고로 최근 등장한 인터넷은행들도 통장 개설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드럭스토어만 가면 왜 그렇게 갑자기 살 것들이 많아지는지.. [ Wekimedia / CC0 Creative Commons ]

2) 올리X영, 왓X즈 등의 드럭스토어와 대형마트를 주의하자.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어? 나 이거 필요했는데!” 생각이 들면 계획적인 소비에 실패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들어가는 순간 자제력을 잃게 되는 건 한 순간인 것을. 그렇기에 드럭스토어와 마트는 꼭 계획을 짜서 필요할 때만 가도록 하는 게 좋겠다. 

동전만 1년 모아도 꽤 쏠쏠한 금액이 나온다. [ pxhere / CC0 Creative Commons ]

3) 현금을 쓰고 남은 동전은 한 곳에 모아보자. (이건 기자의 지인 B가 소개해 준 깨알 팁인데, 여러분에게도 살짝 소개해본다.)

사실 동전을 지갑에 남겨두면, 지갑도 무거워지고 나중엔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게 빠져나가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B는 이렇게 남은 동전은 집에 오자마자 한 곳에 다 모아두는데, 없어도 티 안 나는 100원, 500원의 소액이지만 모이면 꽤 쏠쏠한 금액이 된다는 것이다. 

 

■ 티끌 모아 티끌이라지만... 

사실 말이야 쉽다, 소비는 줄이고 저금은 늘린다는 것 말이다. 그래서 처음엔 어렵고, 저축하는 건데도 괜히 남한테 뺏기는 거 같고, 왠지 아깝다는 마음마저 들 수 있지만 상상해보자. 다달이 통장에 쌓여가는 금액을 확인하면 그 때부턴 조금 수월해질 것이다. 적금 만기의 기쁨은 또 어떻고? 누려보지 않은 이는 모르는 행복일 것이다.

잔고 쌓여가는 재미에 한 번 맛 들리면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이들도 있다. [ pxhere / CC0 Creative Commons ]

물론 그렇다고 해서 궁상맞게 살라는 것은 아니다. 젊을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 지금이 아니면 못 입는 옷들을 누리고 즐기는 것도 값어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젊음을 즐기되, 불필요한 지출은 막자는 것이다. 

낮은 금리로 인해 어머니, 아버지 세대처럼 저금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혹자는 ‘티끌 모아 티끌’이라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잊지 말자. 티끌조차 모으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지금이, 저축습관을 들이기 딱 좋은 시기일 것이다. [ pixabay / CC0 / Creative Commons ]

소비는 습관이라 했다. 한 달 월급을 그대로 몽땅 소비하는 습관이 초년생 시절부터 몸에 배게 되면, 월급이 오르더라도 월급 며칠 전부터 쩔쩔 매는 당신의 모습은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첫 관리를 시작하는 지금이 적기일 터, 지금부터 소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지금보다 더 여유로운 거울 속 당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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