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채용비리 의혹' 본격 조사...은행권, 이익 늘었지만 고용·기부 줄여

[공감신문] 전화 한 통으로 취업이 결정됐다는 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의 발생으로 많은 취업준비생 등 청년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의 이익은 늘었지만, 고용과 기부는 줄어들었다는 자료도 공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거운 분위기 속 우리은행

금융당국은 5일 14개 국내은행에 채용비리 관련 자체점검 체크리스트를 배포했다.

자체점검 대상 은행은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농협 ▲수협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등 14곳.

해당 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체크리스트 기준에 따른 채용추천 운영 여부와 채용추천을 운영하는 경우, 규정이 존재하는 지를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내부행동강령이나, 채용청탁 관련 내부처리절차 등이 있는지, 관련 자료의 보존 기간 등 채용 관련 내부통제 절차 등도 보고 대상이다.

이와 함께 ▲자기소개서에 가족 등 배경 기재 여부 ▲필기시험이나 면접시험의 절차와 비밀 유지 시스템 ▲채점 과정에서의 적정성 등 채용기준과 절차도 점검·보고 등도 금융당국이 배포한 자체점검 체크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이 제출한 점검결과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채용시스템 적정성과 관련한 현장점검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년 동안 취업을 준비 중인 서울 모 대학의 학생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좁은 문 뚫겠다고 매일 자기소개서를 고치고 압박 면접을 받으면서도 이 악물고 버티고 있는데 누구는 전화 한 통에 취업이 된다니 이게 같은 나라 취업준비생인가 싶어 허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채용비리 의혹이 머지않아 밝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은행의 이익은 늘었지만, 고용과 기부는 오히려 줄었다는 자료가 공개돼, 우려가 컸다.

5대 은행 상반기 현황

이날 재벌닷컴에 따르면 우리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기업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조459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조6294억원보다 39.5%(1조8302억원)나 증가가 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신한·KB국민·KEB하나·기업은행의 직원 수와 기부금은 감소했다. 특히 기부금의 감소세가 도드라졌다.

고용은 지난해 6월 7만8335명에서 올해 6월 7만4457명으로 3878명(5%) 감소했다. 상반기 기부금도 작년 601억원에서 446억원(25.8%) 줄었다.

10월 21일 모 은행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이 시험장에서 나오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과 고용·기부 감소 등 은행권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와 은행권은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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