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파 9명 탈당선언...잔류 11명 교섭단체 지위 상실

바른정당 김무성·강길부·이종구·김영우·황영철 등 통합파 의원들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감신문] 지난 1월 개혁보수를 실천한다는 목적 아래 창당한 바른정당이 두 번째 집단탈당을 맞이해 미래가 불투명하게 됐다.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는 바른정당 소속 탈당파 의원 9명이 탈당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탈당을 선언한 의원은 김무성 의원, 강길부 의원, 주호영 의원, 김영우 의원, 김용태 의원, 이종구 의원, 황영철 의원, 정약석 의원, 홍철호 의원으로 대부분 여러 해 당선에 성공한 인사들이다.

그간 바른정당은 한국당과 통합을 주장하는 ‘탈당파’와 바른정당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파’ 간 치열한 내부 갈등이 있었다. 

최근에는 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여느냐, 바른정당 독자적인 전당대회를 여느냐를 두고 양 세력 간 의견 충돌이 있었다. 

이에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자강파 의원들은 탈당파를 설득해 당내 잔류토록 하고 독자적인 전당대회를 11월 13일에 개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보다 앞서 탈당파 의원들이 대거 탈당을 선언한 것이다.

당초 바른정당은 올바른 보수·개혁보수를 실현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전 새누리당에서 나온 의원 33명이 창당한 당이다. 

창당의 뜻은 좋았으나 대통령 선거 당시 낮은 지지율로 인해 지난 5월 13명의 의원이 한국당으로 복당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탈당사태까지 해서 바른정당은 두 번째 집단탈당사태를 맞이했다. 

현재 남은 인원은 자강파 인원 11명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가질 수 있는 20명이 안 되는 상태다. 바른정당이 비교섭단체로 몰락함에 따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자강파의 선두에 있는 유승민 의원은 “몇 명이 남더라도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로 계속 가겠다는 변함이 없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남은 사람들에게 당을 지키자고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2일 열린 바른정당 당원연수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길을 갈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유 의원은 탈당파 의원들에 대해 “왜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5일을 마지막 설득 기회로 생각하고 가지 못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이번 사태에도 11월 13일에 계획된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남은 후보들과 논의 끝에 전당대회를 끝까지 사수하기로 했다”며 “기존에 계획된 스케줄대로 전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인숙·정운천 후보는 9명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기 20분 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남은 4명 후보자 전원이 지도부로 입성하게 됐다.

개혁보수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창당했지만, 현재는 최초 인원의 3분의 1수준으로 파국을 맞이한 바른정당이 어떤 식으로 역경을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방송3사 초청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정문헌(왼쪽부터)·유승민·박유근·하태경 후보가 토론회 시작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바른정당은 전당대회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정당 탈당 의원 9명이 한국당으로 복당하게 되면 한국당의 의석수는 116석으로 더불어민주당 121석을 위협하게 된다.

만일 바른정당 내 의원 6명이 추가로 한국당으로 복당한다면, 한국당은 원내 1당으로 등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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