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동거하는 청년, 전체 중 84.6%… OECD 최고 수준

우리나라 청년 실업율이 심각한 가운데, 청년층 빈곤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까닭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감신문] 그간 다른 세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빈곤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었다. 그러나 주거, 건강, 고용 등의 기준을 더해 종합적으로 평가할 경우 사실상 빈곤율은 그리 낮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7일 공개한 '우리나라 청년의 다차원적 빈곤실태와 함의' 연구 내용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청년(18~25세) 빈곤율은 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 전체 빈곤율인 14.4%, 성인(26~65세) 빈곤율인 9.3%, 노인(65세 이상) 빈곤율인 48.5%보다 낮은 수치다. 작년 기준 경제개발 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는 청년 빈곤율이 13.9%, 전체 빈곤율이 11.4%, 성인 빈곤율이 10.0%, 노인 빈곤율이 1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년 빈곤율을 고용 등 다양한 기준과 지표를 더해 산출한 결과 다른 세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낮지만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로 보면, 우리나라 청년 빈곤율은 다른 세대, 혹은 OECD 회원국 평균치보다 낮아 양호한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빈곤율은 과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취업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청년 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까닭으로,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빈곤율은 가구의 소득자료를 이용해 개인화(균등화)한 소득으로 측장한다. 때문에 부모 등과 동거하고 있는 청년의 경우, 청년의 경제능력이 부모와 공유돼 경제적 능력이 과대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청년은 전체의 84.6%로 추정되며, 이는 OECD 최고 수준이다. 

연구팀은 통상적인 소득 빈곤율을 잡아내지 못한 청년빈곤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경제력, 주거, 건강, 고용, 사회문화적자본, 안정성 등의 6개 지표를 선정하고 이들을 묶어 다차원적으로 빈곤율을 산출했다. 이밖에 중요한 지표에는 가중치를 더했다. 

이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 다차원 빈곤율은 전체 4.5%로, 중장년은 3.9%로, 노인은 8.9%로 나타났으며, 청년의 경우 초기(19~24세)와 중후기(25~34세)로 구분했을 때 각각 4.6%,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만으로 빈곤율을 구하면 노인은 100명 중 49명, 청년은 100명 중 9명이 빈곤한 것으로 판단되나, 소득 외의 요소까지 고려할 경우 노인은 100명 중 9명, 청년은 5명이 빈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지표와 변수 등을 고려했을 때, 빈곤율의 세대별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문길 부연구위원장은 청년세대가 미래에 빈곤세대로 이어질 위험을 감안해 고용 위주의 청년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빈곤 영역별로 살펴보면 청년의 경우 경제력, 건강, 사회문화적 자본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문길 보사연 부연구위원장은 "성인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청년이 경제력, 주거,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성인보다 취약한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이런 취약성이 향후 성인으로의 안정적인 이행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청년세대가 미래에 빈곤세대로 이어질 위험을 감안해 고용 위주로 펼쳐지는 청년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뒤, "부처별로 분산된 다양한 청년 정책을 관장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고 청년층 실태와 욕구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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