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기간 3개월 미만인 자영업자도 52%…절반은 창업직전 ‘월급쟁이’

[공감신문] 최근 자영업에 뛰어든 이들 중 상당수는 종잣돈이 500만원도 되지 않을 만큼 영세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직장에서 나와 생업을 이어가기 위해 자영업을 시작한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자영업에 뛰어든 이들 중 상당수가 종잣돈이 500만원도 되지 않을 만큼 영세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8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올해 8월 기준 표본 3만2000가구에 속한 비임금근로자 중 최근 2년 이내 자영업을 시작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종잣돈’을 의미하는 사업자금을 규모별로 보게 되면 전체의 28.3%가 5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00만~2000만원 22.0%, 2000만~5000만원 21.1%, 5000만~1억원 16.6%, 1억~3억원 10.9%, 3억원 이상 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종잣돈이 2000만원이 안 되는 자영업자가 50.3%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직전 조사인 2015년 8월과 비교했을 때 500만~2000만원 구간이 3.5%p 높아짐에 따라 가장 증가율이 컸다. 

통상 종잣돈이 많을수록 기대수익이나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된다.

통상 종잣돈이 많을수록 기대 수익이나 안정성이 높다고 인식되는데, 올해 조사 결과는 그만큼 자영업을 시작한 이들이 영세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최근에 올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 시작 시점을 2년에서 1년 내로 좁히면 종잣돈 500만원 31.5%, 500만~2000만원 21.8% 등으로 영세업자의 비중이 더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종잣돈 조달방법으로는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의 비중이 68.8%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은행·보험회사·상호신용금고 31.5%, 친지 또는 동업자 자금 7.8%, 타인에게 빌림 5.0% 정부보조 또는 지원 등 1.4% 순으로 나타나 빌린 돈의 비중도 적지 않았다. 

이는 그만큼 자영업을 시작한 이들이 자본 축적이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시작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사업자금 조달’(28.6%)이 가장 많이 꼽힌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2년 전에 비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1.3%p 늘어났다는 점에서도 최근 자영업자들의 영세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자영업에 뛰어든 이들 중 반 이상의 직전 직업은 임금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자영업에 뛰어든 이의 절반 이상(57.4%)의 직전 직업이 임금근로자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직 후 재취업에 실패하고 생계를 위해 사실상 자영업에 내몰렸을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응답자 중 88.9%는 사업 준비 기간이 1년 미만에 불과했으며, 1~3개월의 짧은 준비 기간을 거친 자영업자도 절반 이상(52.0%)이었다. 

통계청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은 “사업자금 규모 등 전반적인 조건이 악화한 것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증가한 영향”이라며 “작년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직업을 잃은 이들이 생업을 이ㅜ해 자영어벵 뛰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업 시작 동기를 묻는 질문에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71.0%로 가장 높았으며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 16.4%, ‘기타’ 1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포화상태에 달한 자영업의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자영업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 자영업자들이 업종을 전환하는 사유로 ‘수익이 더 나은 업종으로 바꾸기 위해서’(36.8%), ‘직전 사업이 부진하여’(27.0%), ‘직전 사업에 전망이 없어서’(17.0%) 등을 꼽은 것만 보더라도 자영업자들의 벌이가 시원찮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직전 사업 유지 기간은 5년 이상이 39.0%로 가장 많았고 2년 미만(32.2%), 2년 이상~4년(28.8%)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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