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아침저녁으로 부쩍 쌀쌀해진 날씨, 이제는 카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편의점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엔 조금 고민될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분다.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던 아이스커피가 이젠 따뜻한 커피로 변하고, 폭신폭신한 니트를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는 걸 보니 벌써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기자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겨울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이럴 땐 활동적인 무언가는 부담스럽기 마련. 낙엽을 밝으며 천천히 걸었던 집 앞 공원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타던 자전거도, 따뜻해질 날로 미뤄볼까 한다. 

뜨끈한 전기장판에서 귤이나 까먹고 싶은 요즘. 딱히 계획이 없는 날 ‘이걸’ 해보는 건 어떠신지. 영화, TV가 지겨우시다면 더 지겨운 걸 추천해드리겠다. 듣기만 해도 졸릴 수 있는 그 단어 ‘독서’다.

하하... 벌써 지겨우시다면 굉장히 기자와 취향이 같은 분이신 게 분명. 기자처럼 독서와 서먹서먹한 분들이라면 이번 겨울, 독서와 친해지길 추천한다! 독서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친구다. 가끔 폭풍 눈물 쏟게도 하지만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때로는 ‘몽글몽글’ 설레게도 해주는 좋은 아이다.

책, 그거 불면증 해소에 특효약 아닙니까? 꿀잠을 부르는 약?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도전! 하기에도 어색할 만큼 멀어진 ㄷ..도.. 독... 독..ㅅ..ㅓ.. 멀어진 거리만큼 찐~하게 친해지기란 쉽지 않을 거다. 그런만큼 오랜만에 볼 ‘첫’ 책은 굉장히 중요한 법. 오늘 포스트는 책을 많이 읽고, 사랑(♡)하는 셀럽이 권장하는 책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기자가 추천하기엔 책을 썩 많이 읽은 편은 아니니 말이다.(뜨..뜨끔)(직무유기) 

각자 영역에서 존재감 ‘뿜뿜’ 해주시고, 글빨 장난 아닌 분들. 이분들의 공통점은 바로 취미가 ‘독서’라는 점! 책 좀 읽는 셀럽이 추천하는 도서. 지금 알아보자. 

 

■ DJ 타블로가 추천하는 ‘개밥바라기별’
‘개밥바라기별’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 개밥바라기별은 순우리말로 ‘금성’을 뜻한다. 보통 새벽에 보이는 금성은 샛별이라 하고, 저녁에 보이는 금성은 ‘이제 개에게도 밥을 줬으면 하는 고즈넉할 때’라는 뜻에서 개밥바라기별이라 한다.

밤하늘에서 달 다음으로 가장 밝게 빛난다는 금성.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소설의 작가 황석영은 사춘기 시절, 베트남 참전과 친구의 죽음 등을 경험하면서 쓸쓸히 빛나는 금성을 자주 바라보았다고 한다. 어쩌면 작가는 그런 경험 때문에 자신의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개밥바라기별을 제목으로 짓지 않았을까 싶다. 

개밥바라기별은 주인공 준이 겪는 소년 시절의 방황을 다룬 이야기다. 소설은 괴로워하고, 상처받았던 그 시절의 아픈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성숙해지는 청춘을 그려냈다. 

‘개밥바라기별’은 작가 황석영이자 주인공 준이 겪은 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스포일러 없이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이 설명만 보면 흔하디흔한 성장소설 같다 느껴지셨지만 이 작품은 작가의 경험을 반영한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기억 일부라 그런지 매우 사실적이라 책을 읽으며 ‘이 상처를 내가 봐도 될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우리 한때, 아프고 힘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지난날을 ‘축제’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갈 길을 놓고 갈등하고 고민하던 내 십 대의 나날들이 떠올랐다. 준이를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나는 조금 덜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 에픽하이, 타블로

 

■ 가사천재 하현우가 권하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모든 걸 가진 것 같아 보여도 늘 공허함에 시달리던 베로니카, 결국 그녀는 죽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베로니카의 삶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유명한 소설로는 ‘연금술사’가 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아마 워낙 유명해서 다들 제목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테다. 그리고 국카스텐의 팬이라면 당.연.히 알 거다.

♡국카스텐♡의 수많은 명곡 중 기자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Vitriol’이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의 가사가 바로 이 책에서 탄생됐다.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책에 등장하는 ‘비트리올 증후군’에 영감을 받아 곡을 쓴 것. 

“세상에는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항상 똑같고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는 절대적인 것들이 존재해. 사랑이 그중 하나야”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책에서 비트리올 증후군은 베로니카가 앓고 있는 병(?)으로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일상을 잘 보내고 있으나 내가 왜 살아가는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살아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이 다른 것처럼, 눈뜨고 숨 쉬고 있다고 해서 살아있다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 국카스텐, 하현우

반복되는 일상 속, 무엇을 잃었는지 또 무엇을 좇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삶의 지표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시는 게 좋겠다.

 

■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추천 한 권, ‘7년의 밤’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스릴러 소설이다. 이동진 평론가는 “정유정 작가의 소설들은 다 재밌다”고 늘 말해왔다. 그중 현재까지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재밌다며 추천한 한 권이 바로 ‘7년의 밤’이다. 

소설에서 영화로 각색된 ‘7년의 밤’은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밤에 읽다 보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 소설은 댐의 관리직으로 부임한 한 남자가 우발적으로 소녀를 죽이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책을 펼치면 극 중에 등장하는 마을의 약도가 맨 먼저 나온다. 이동진 평론가는 “소설을 읽다보면 약도 속의 지역 하나하나가 그대로 살아나는 듯, 시각적인 상상력이 매우 뛰어난 책”이라 평했다. 흥미롭게 진행되는 피비린내 나는 얘기라고(...)(잔인) 

소설의 전개도 굉장히 치밀하고 꼼꼼해 한번 펼치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을 거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문체가 부사나 접속사 없이 단문형식으로 되어있고, 전개도 박진감 있어 책을 읽으시는 동안 ‘지루하다’고 느낄 새가 없을 터다. 이동진 평론가가 “앞장이 뒷장을 끌어당기는 책”이라 극찬한 만큼,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책이니 말이다. 

 

■ 소설가 김영하의 추천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카포티는 ‘인 콜드 블러드’ 발표 이후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꾸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너무 어두운 이 책으로 인해 트루먼 카포티는 그 뒤로 글을 쓰지 못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통찰력을 주는 작품으로, 살인자와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보여주는 책” - 소설가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가 추천한 스릴러 소설 ‘인 콜드 블러드’는 어느 날, 아무 이유 없이 무참히 살해된 일가족 네 명과 세상에서 버림받은 두 명의 살인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67년 영화로 개봉했던 ‘인 콜드 블러드’, 이 영화의 명성으로 소설책이 국내에 번역되어 나왔다. [네이버 영화]

소설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쓴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이 소설을 저술하기 위해 캔자스 홀컴 마을에서 발생한 실제 살인 사건을 6년간 조사했다. 당시 사건 담당 경찰의 수사 방법, 범인이 체포된 경위, 수감, 사형장면은 물론 언론의 보도까지 작가가 기록으로 담긴 노트는 수천 매에 달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개봉과 동시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뛰어난 각본으로 당시 비평가협회에서 선정한 최고의 작품상을 차지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한 방송에 출연해 “내면의 진실을 깊숙이 탐구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적극 권장했다. 비록 책이 시원해 여름에 읽기 좋다고 덧붙이긴 했으나 뭐 어때. 전기장판만 있으면 오싹함 따위 걱정없지 않겠나!

 

■ 스트레스에 쩔은 요즘, ‘inner peace’에 좋은 독서

기자는 휴일에 잠을... 아 아니 독서를 한다. 무조건 독서다. 진짜.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오늘도 힘든 하루를 버틴 여러분, 수고X100 하셨다. 수고하신 만큼 휴식을 취할 땐 자신에 대한 보상을 아주 확~실히 하게 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나 그 보상이 잠일 수도, 술일 수도, 게임일 수도 있겠다. 

달콤한 휴식 시간에 찐한 보상을 원하는 여러분. 30분만 짬 내서 독서를 해보는 건 어떨까? 익숙해지고, 재미가 붙어 조금 조금씩 그 시간을 늘려간다면, 나중엔 독서가 도리어 보상이 될 지도 모르겠다. 생각만 해도 엄지 척! 좋은 변화라 볼 수 있다.

가까워진 주말, 집에 콕 박혀있던 책과 함께 카페로 외출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위의 책들이 맞지 않는다면, 짧은 시집이나 에세이도 읽기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렵고, 또 어려운 책을 싫어하는 기자는 에세이를 주로 읽는 편이다.(TMI)

사실 내 취향에 딱 맞고, 읽는 걸 멈출 수 없어 ‘이건 사야 해’라는 욕구가 들 정도의 책은 바로 여러분이 찾아야한다. 아무리 책 좀 읽는 분들이 추천해준다고 해도, 사서 손에 쥐어준다 해도 의지가 없다면 재미를 붙일 수 없는 게 바로 독서다. 

댓글을 통해 괜찮은 책들을 추천해주시라. 그렇다면 기자도 한..번... 읽어..는 보겠..다.. (r..e...al...)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을 앞둔 여러분. 몸도 마음도 따뜻한 주말을 맞이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해 서점으로 가자. 책을 사지 않아도 좋다. 여러분이 책을 고르면서 훑어보는 그 행위도 독서다. 자, 이번 주말 서점을 방문하거나 책을 읽기로 결심한 여러분. 그 행동, 매우 그뤠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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