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자취방을 위한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아무도 없는 깜깜한 방 안에 들어섰을 때 문득 외롭다고 느낀 경험, 혹시 있으신지. 아마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현관문을 열었을 때 누구라도 나를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 번쯤은 해보신 적 있지 않을까 싶다. 

겨울엔 특히 싸늘한 방이 우리를 더 외롭게 한다. [ pxhere / CC0 Public Domain ]

그래서 그런지 주변만 돌아보더라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건 아마, 혼자 사는 데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겠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무거운 책임감이 뒷받침 돼야할 터. 나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맞이한 반려동물을 외롭게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제 사회적 인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무언가 정서적 교감을 나눌 상대는 필요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기에는 많은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찾게 되는 것이 바로 ‘반려식물’이다.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면서도 충분한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점점 반려식물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식물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 pxhere / CC0 Public Domain ]

꽃집을 지나치며, 혹은 식물을 키우고 있는 이들의 SNS를 보며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해보신 분들도 많으실 테다. 하지만 막상 어떤 식물을 골라야 할지, 잘 키울 수 있을지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칙칙한 자취방에 산뜻함을 한 스푼 얹어줄 식물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식물 초보인 분들도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으면서 자취방에서도 잘 자랄 만한 식물들로 골라봤다. 손만 대면 화분이 시들어버리는 마법의 손을 가지신 여러분이라면 오늘의 포스트를 주목할 만하겠다. 

식물 키우기 어렵지 않아요~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 들어가기에 앞서

초보분들도 익히 다 아시겠지만 식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햇볕과 물, 그리고 환기다. 식물을 고를 때는 내 자취방에 햇볕이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어디가 통풍이 가장 잘 되는지, 나는 얼마 주기로 물을 줄 수 있는지 등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좋다. 

■ 공기정화 기능까지 갖춘 ‘스투키’

미세먼지와 황사가 우리의 기관지를 위협하고 있는 이때, 내 방 안의 공기를 조금 더 쾌적하게 바꾸고 싶은 분들이라면 스투키를 키워보면 어떨까? NASA가 선정한 공기정화 식물 1위에 꼽히기도 한 스투키는 전자파 차단효과와 음이온 방출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선물용 화분으로도 인기가 많은 아이다. 

아마 이름은 좀 생소했더라도 사진을 보고 아~ 하셨을 분들 많을 걸로 짐작된다. [ 11번가 판매페이지 캡처화면 ]

하지만 스투키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된 것은 이 친구가 가진 탁월한 기능 때문만은 아니다. 아무리 그 능력이 좋다고 한들 키우기 까다롭다면? 아마 선뜻 집 안에 들여놓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조금 투박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세련된 외관의 스투키는 저 통통한 잎 안에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기 때문에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크는 기특한 친구다. 또 채광에도 상대적으로 적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기에도 적합하다. 원예전문가들이 입문용 식물로 스투키를 추천하는 것도 그 때문. 단, 더운 아프리카 출신인지라 추위에는 약한 편이니, 이 친구를 키운다면 겨울철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주는 게 좋겠다. 

화분도 꾸미기 나름 [ 11번가 판매페이지 캡처화면 ]

기자의 지인 중 ‘식물킬러’로 정평이 자자한 A도, 벌써 1년째 스투키를 잘 키워내고 있다고 한다. 장담컨대, 여러분에게도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 취향따라 고르는 ‘페페로미아’

간단히 줄여 ‘페페’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친구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직사광선보다는 간접 채광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역시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이다. 특히 화분에서 뿐만 아니라 공중식물로도 키우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한 플랜테리어(Plant+Interior)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페페로미아를 주목할 만하다.

잎사귀 위로 난 세로 줄무늬가 매력적인 줄리아페페 [ 11번가 판매페이지 캡처화면 ]

페페는 그 생김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대표적인 것이 ‘청페페’, ‘줄리아페페’, ‘수박페페’, ‘물방울페페’ 등이다. 청페페는 반질반질 윤이 나는 초록색의 잎사귀가, 줄리아페페는 이파리 위에 세로 줄무늬로 잎맥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박페페와 물방울페페는 이름 그대로 수박과 물방울을 연상케 하는 이파리를 가지고 있다. 

수박페페. 언뜻 보면 정말 수박인 줄 착각할 정도로 수박을 닮았다. [ 네이버 카페 토분이야기 ]

페페 역시 스투키와 마찬가지로 공기정화와 전자파 차단에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혹시 스투키의 장점은 매력적이지만, 개성적인 외모(!)가 조금 성에 차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페페를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가 흔히 아는 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의 청페페 꽃 [ 네이버 카페 직투 ]

참! 페페를 키우다 보면 꽃을 피워내기도 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꽃의 모양새는 아니다. 이 친구의 꽃은 특이하게도 길쭉한 고구마 순을 닮았다. 조금 묘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꽃이 피어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장하다는 칭찬의 한 마디 정도 건네주는 게 좋겠다. 

■ 사시사철 꽃을 피우는 선인장 ‘꽃기린’

다 필요 없고, “예쁜 게 최고!”를 외치는 분들도 있을 터. 그래서 준비했다. 꽃이 솟아 오른 모양이 기린을 닮았다고 해서 그 이름을 ‘꽃기린’이라는 이 친구는 흔치않게 사시사철 꽃을 피워내는 선인장과의 식물이다. (물론 겨울에 꽃을 피우고자 할 때는 1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해줘야 한다.) 

역시 예쁜 게 최고다. [ wikimedia / CC0 Creative Commons ]

꽃기린은 이파리만 보고 있으면 선인장과라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몸통에는 뾰족한 가시가 잔뜩 달려 있다. 예쁘다고 함부로 만지려다간 다치기 십상인 도도한 친구다. 

꽃기린 역시 물을 그다지 좋아하는 식물은 아니기 때문에 기자처럼 게으른 이들도 키우기 어렵지 않은 친구다. 하지만 앞서 만난 친구들과는 달리 햇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 친구이기 때문에 볕이 잘 드는 곳에 두고 키우는 것이 좋다. 

기자는 진분홍색의 꽃기린이 더 예쁜 거 같다.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세요) [ 11번가 판매페이지 캡처화면 ]

꽃기린은 진분홍색과 하얀색, 이렇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자취방의 채도를 높여 조금 더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은 분들께 이 친구를 추천한다. 단, 너무 빨리 자라기 때문에 분갈이에 대한 사전지식을 미리 공부해둔다면 더 좋겠다. 

■ 식물 초보들을 위한 Tip

식물 역시 관리가 중요하다.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키울 것인가’보다 ‘어떻게 기를 것인가’일 것이다. 아무리 생명력이 끈질기고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보살핌이 없다면 끝내 시들어버리게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식물을 처음 키우게 될 여러분께 아주 사소한 관리 팁을 알려드리자면,

첫째, 때마다 자리를 옮겨줄 자신이 없다면, 처음부터 각자 적절한 곳에 식물을 놓아두자.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을 키우면서 책상 위에다만 두고 키운다면 그 친구는 어떻게 될까? 아마 여러분은 또 식물킬러라는 오명을 쓰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채광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창가에 놓아두고 보고 싶을 때 스스로 찾아가자. 그게 그 친구들을 더 오래 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 창가에 놓아둔 화분은 주기적으로 조금씩 방향을 돌려주는 게 좋다. 그래야 식물의 모든 면이 고르게 빛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주기적인 환기도 필수다.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둘째, 주기가 비슷한 식물들끼리는 물주기 날짜를 맞춘다. 

화분을 딱 하나만 키운다면, 굳이 날짜를 맞추지 않아도 흙을 만져보는 등의 식으로 물주기주기를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개의 다양한 식물을 키우게 된다면 일일이 확인하는 것보다 물주기 주기가 비슷한 식물들끼리 날짜를 통일해놓는 게 좋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덜’ 귀찮고, 관리주기도 ‘덜’ 까먹게 될 것이다. (안 귀찮고 안 까먹을 거란 얘긴 아니다...)

너무 사랑하는 나의 아가들이지만 때론 귀찮을 때도 있다. 아~주 가끔.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셋째, 필요한 ‘그것’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에 있다.

식물을 키우는 데에도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자라나는 크기에 따라 화분도 새로 맞춰줘야 하고 흙도 갈아줘야 한다. 보다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영양제도 놔줘야 할 터. 초보식물러에게 생소하기만한 이 준비물들은 사실 집 앞 다X소에만 가도 구매가 가능하다. 

■ 식물도 생명이다. 
말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한다고 해서 식물을 하나의 사물로 인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도 살아 숨 쉬고 있는 하나의 생명이라는 점. 그래서 식물을 기르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그 생명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점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식물을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이야기만 들어서는 번거로울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겠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손톱만큼 더 자라 있는 걸 발견했을 때, 생각도 못했는데 어느 날 꽃대가 올라와 있을 때, 꼬물꼬물 새잎이 돋아났을 때의 그 기쁨이란 조금의 번거로움 정도는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이라고, ‘식물러’들은 이야기한다. 물론, 식물의 ‘초록’이 주는 안정감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자취인들이 더 쓸쓸해지는 계절, 겨울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몸도 마음도 더 추워지기 전, 자취방 한 켠에 외로움을 달래줄 반려식물 하나쯤 들여놓는 것도 좋겠다.  

이번 주말, 화분 하나 입양해오심은 어떨런지. [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

사랑과 정성으로 대하기만 한다면 반려식물들은 그보다 더 큰 안정감을 우리에게 선물해줄 것이다. 우리네 모든 반려자들이 그렇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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