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전태일 열사 47주기를 맞아 이번 주말 노동자대회에 3만명이 모인 가운데 노동자들이 서울 곳곳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1일 오후 11시경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이영철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이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2교에 자리한 10m높이의 광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영철 부위원장과 정약욱 지부장은 현재까지 '노동기본권 쟁취!'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며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이들은 "건설노동자들이 급격히 고령화돼가고 있다. 따라서 퇴직공제부금 인상 및 건설기계 전면 법제화 등을 골자로 하는 건설근로자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지난 9월 국회에서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건설근로자법 개정 논의가 있었음에도 일부 국회의원 반대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 

이에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 부위원장과 정 지부장은 정부와 국회가 건설근로자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상 내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12일 오전 4시경에는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관계자들이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서울에너지공사의 75m 높이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 지회장을 비롯해 박준호 사무장 등 관계자는 노조·단협·고용 이행, 노동악법 철폐, 국정원·재벌·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고공농성이 서울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자 소방 당국은 고공시위 현장 두 곳에 에어 매트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역시 추가로 고공농성에 돌입하는 이들이 없도록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으며 이미 고공농성에 돌입한 이들의 농성 해제를 설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부터는 민주노총 소속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등이 각각 서울역광장, 광화문, 명동 등에서 노동자대회를 연 뒤 오후 3시에 서울광장에 모두 모여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동자들은 노조 권리 및 노동법 개정, 적폐 청산 및 사회대개혁 실현 등을 요구한 뒤 광화문광장으로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