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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색다른 시선, 국내 vs 해외 영화 포스터들

[공감신문 교양공감] 한때 우리나라 영화 포스터는 네티즌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었다. 

과거 영화 포스터에 들어간 문구들은 과장, 소위 '뻥카'가 상당히 심했다. [인디펜던스 데이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부정적인 평가의 원인은 대체로 이 영화 포스터들이 천편일률적이고, 영화와 무관해보이는 식으로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가끔은 진짜 별 다섯개가 포스터 대부분을 가리는 식으로 도배되는 경우도… [유튜브 영상 캡쳐]

대문짝만한 배우 얼굴, “아무도 믿지 마라”, “올 여름 가장 XX한 XX가 왔다!” 등 늘 같은 소개문구 등이 대표적인 ‘까임 요소’들이었다. 아참, 정중앙에 자리한 평점(별점)들도 지겨울 정도로 늘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천편일률적인 포스터도 다 옛말. 요즘은 우리나라 영화 포스터들도 결코 무시 못할 만큼 디자인적으로 완성도 높고, 함축적인 내용을 담고 있거나, 소장욕구를 마구 자극할 만큼 예쁘다.

보통 국내판은 인물이, 해외판은 이야기가 포스터에서 부각된다. [부산행 영화 해외판 포스터 / IMDb]

한편 국내용, 해외용의 포스터가 달라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해주는 사례들도 많다. 이런 사례들은 각 나라마다 다른 마케팅 포인트, 심의 기준 또는 문화권과 정서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보통 국내의 경우, 주연 배우 등에 초점을 맞추는가하면 서구권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달하려 노력하는 시도가 많이 보인다.

물론 어느 나라 포스터가 더 예쁜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했던 바로 그 영화(포스터)가 해외에서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보일 수 있고, 그 차이점을 알아보는 과정도 상당히 재미있다. 그래서 교양공감팀이 몇 가지 사례를 꼽아봤다, 국내판 vs 해외판 영화 포스터들!

사실 말은 ‘vs’라고 표현했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이런 경쟁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그저 보는 이들의 취향마다 호불호도 갈릴 뿐이다. 단순히 비교만 하면서 살펴보는 것도 좋고, 또 저마다 어떤 버전의 포스터가 더 마음에 드는 지를 마음 속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재밌는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우열을 가리기보단 호, 불호를 각자가 구분지어보도록 합시다. [불호 짤방 이미지 / 인벤 캡쳐]

 

■ 마더 (2009)

김혜자 배우의 가려져 있던 모습이 돋보이는 영화 '마더'. [마더 스틸컷 / 네이버 영화]

‘갓혜자’, 국민 어머니 등으로 불리는 명배우 김혜자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마더’는 ‘어머니’라는 키워드와 ‘스릴러’라는 장르의 생경한 조합으로 탄생한 명작이다.

아들 ‘도준(원빈)’을 끔찍이 여기는 어머니 ‘혜자(김혜자)’는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도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준의 혐의는 굳어져만 간다.

어머니의 맹목적인 사랑은 아름답다고만 볼 수 있을까? [마더 영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사실 이 영화는 가슴 절절한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어머니의 맹목적인 사랑이 어디까지 폭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 광기에 대해 다루는 영화다. 때문에 국내판 영화 포스터 속 ‘혜자’의 고집스런 표정이 표기된 멘트 “아무도 믿지마, 엄마가 구해줄게”와 맞물리며 다소나마 섬뜩하게 느껴진다.

이 포스터를 보고 뭐랄까, '정상이 아닌' 이란 표현이 떠오르는 건 기자 뿐이 아닐 게다. [마더 해외판 포스터 / 아마존]

그런데 해외판 포스터에서는 그런 어머니의 광기가 보다 직접적으로, 보다 소름끼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영화 마더의 해외판 포스터는 우리 뇌리에 인자한 미소로 각인된 배우 김혜자의 무시무시한 이면을 표현해냈다. 포스터 속 이질적인 색감과 이질적인 표정은 이 영화를 스릴러가 아닌 ‘호러’ 장르로 보이게끔 만들었다.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2014)

시저가 가장 멋졌던 장면. 그런데… No? 너 설마… 극혐이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는 주인공 ‘시저’의 영웅 일대기를 그린 삼부작이다. 이 영화에는 다양한 주·조연급 인물이 등장하지만 가장 중심에 있는 캐릭터는 누가 뭐라 해도 시저다. 때문에 시리즈의 국내 포스터들도 대체로 시저를 화면 중앙에 배치해뒀다.

얼굴동동… 시선을 강탈당한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포스터 / 네이버 영화]

그런데 시리즈 2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의 국내 포스터가 심상치 않다. 말을 탄 채로 유인원들을 진두지휘하는 시저의 모습은 늠름한데, 그 위로 시저, 그리고 본편의 또 다른 주연 ‘말콤(제이슨 클락)’의 얼굴이 하늘에 ‘동동’ 떠있기 때문이다. 어째 좀 아련아련해 보이는 것도 같다…

얼굴을 없애니 시저의 영웅적 위엄이 돋보인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해외판 포스터 / 아마존]

해외판 포스터는 한결 깔끔해 보인다. 하늘에 떠 있는 두 얼굴을 배제하자, 적어도 “둥근 해가 떴습니다~”라는 동요가 떠오르진 않는다. 얼굴을 제외하고 나니 화면 중앙에 크게 자리한 시저가 보다 부각돼 보인다. 작은 차이지만 그것이 전해주는 느낌은 이처럼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사실 해외판 포스터도 '얼굴 동동' 버전은 존재한다.)

티저 포스터가 더 멋지다는 평가도 많이 나온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티저 포스터 / 아마존]

한편 국내와 해외에서는 동일한 티저 포스터를 사용했는데, 화면 전체에 시저의 얼굴이 가득 차 있는 이미지다. 특히 강렬한 눈빛이 돋보이기 때문에, ‘시저의 영웅담’이라는 주제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듯도 싶다. 일부 네티즌 중에는 이 포스터를 메인 포스터로 썼어야 한다고 평가하는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다.

 

■ 라라랜드 (2016)

아름다운 색감이 돋보이는 영화 라라랜드. [라라랜드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았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포스터도 시각적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특히 상징적인 장면을 최대한 깔끔하게 뽑아내면서 온갖 미사여구를 담백하고 깔끔하게 배제한 국내 포스터는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별이 무려 60개! [라라랜드 해외판 포스터 / IMDb]

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해외판 포스터 중 몇몇은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즈음의 국내판 영화 포스터를 연상시킨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무리 ‘라라랜드(LA)’가 ‘별들의 도시(City of Stars)’라지만, 포스터를 도배한 별점(평점)들은 눈이 따갑기까지 하다.

향수를 자극하는 대만판 포스터. [라라랜드 대만판 포스터 / 외방 커뮤니티 캡쳐]

해외판 포스터 중 국내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많은 “ㅋㅋㅋ”를 받아낸 버전은 다름 아닌 대만판 포스터다. 두 주인공이 화면 중앙에서 춤추는 모습이 자그마하게 표현돼있는데, 그 너머로 둘의 얼굴이 한 번 더 배치돼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 강조해야했나 싶기도 하다.

이른바 ‘대갈치기(얼굴 대문짝만하게 집어넣기)’와 서로를 바라보는 아련한 눈빛, 그리고 격정적인 폰트의 조합. 거기에 아스트랄한 배경까지 더해 삼위일체를 이룬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것만 같다.

 

■ 밀양 (2007)

배우 전도연은 '가슴 아프다'는 말로도 표현 못할 그 느낌을 스크린 너머 우리에게까지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밀양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밀양’은 배우 전도연이 ‘폭풍열연’을 펼치며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등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다만 이 영화 포스터만 보면 로맨스 영화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실 전도연과 송강호의 멜로 드라마가 영화의 핵심 소재라 하긴 어렵다.

물론 국내판 포스터 역시 아름답다. [밀양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영화는 상당히 암울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영어 제목인 ‘Secret Sunshine’, 비밀스럽게 숨겨진 햇빛과 같은 한줄기 희망에 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해외판 포스터에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는지, 영어 제목 특유의 느낌을 잘 살린 장면이 사용됐다.

국내 포스터와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의 해외판 포스터. [밀양 해외판 포스터 / 아마존]

소파에 누워 퉁퉁 부은 눈으로 무기력하게 한 점을 응시하고 있는 전도연. 그리고 그녀 곁에 비밀스럽게 내리쬐고 있는 한 조각의 햇볕은 하단에 적힌 제목과 함께 상당히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국내판 포스터가 ‘무너져가는 여인을 지켜보는 남자’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해외판 포스터는 또 다른 감상을 전해준다.

 

■ 친절한 금자씨 (2005)

'성화' 같은 느낌을 주는 포스터들이 인상적이다.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친절한 금자씨’는 상당히 여러 종류의 포스터가 제작됐는데, 그 중 특히 잘 알려진 것은 배우 이영애의 오묘한 표정이 돋보이는 ‘성화(聖畵)’ 스타일의 포스터들이다.

해당 영화 포스터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로 나와있다.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들 / 네이버 영화]

이 포스터들은 오래된 성당 벽(또는 천정) 어딘가에 새겨진 프레스코화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그 그림 속의 성인(聖人)들처럼, 주인공 금자씨(이영애)는 성스러워 보이면서도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다.

이전에 다른 포스트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프랑스판 포스터. [친절한 금자씨 프랑스판 포스터 / 아마존]

그런가하면 프랑스판 포스터는 대단히 강렬하다. 작중 금자가 고집하는 빨간 눈 화장을 가까이에서 잡아내면서 교도소 시절의 ‘성녀’스러운 금자씨가 아닌, 출소 이후 복수심에 불타는 이금자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 각기 다른 포스터들을 살펴보는 재미

제목은 '악마를 보았다'지만, 정작 악마적 존재의 얼굴은 가려진 것이 인상적이다. [악마를 보았다 해외판 포스터 / 아마존]

각 나라마다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받아들이는 감성과 감각의 차이가 있다. 이번에 소개한 국내·해외별 영화 포스터도 그런 사례 중 하나에 속할 것이다.

사실 영화 포스터가 참신하기란 쉽지 않다. 너무 많은 영화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Movie Poster Cliche / imgur]

앞서도 언급했듯, 국내용과 해외용 등 각기 다른 포스터들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쁨을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컨대, 많은 이들이 비웃을 법한 온갖 요소들이 들어있는 영화 포스터를 보고 그것을 매력적이라 느끼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취향을 평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재개봉을 통해 새로운 포스터가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 [파이트클럽 재개봉 포스터 / 네이버 영화]

분명, 이번 교양공감 포스트에서 소개한 영화 포스터들 외에도 여러분의 취향을 저격하는, 여러분의 마음에 쏙 드는 영화 포스터가 있으실 터다. 그런 영화들을 해외에서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아마 영화 포스터에서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날 것이다.

여러분의 ‘최애’ 영화가 다른 나라 관객들에게는 어떤 인상으로 남았는지를 알아보자. 요즘은 세상 참 좋아졌더라, 몇 분, 아니, 몇 초만 검색해 봐도 대부분 찾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포스터들 중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스마트폰이나 PC의 바탕화면으로 설정해놓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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