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진실 밝혀질 것이라 믿어, 고통 되새기기보다 남 돕는 일할 것"

1988년 화재사건의 범인으로 오인받아 방화치사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아서 브라운. [PEXELS / CC0 License]

[공감신문] 1988년, 시카고 남부에서 목공일을 했던 아서 브라운은 “문을 고쳐달라”는 전화를 받고 비디오가게로 향했다. 그 시간, 그가 향한 비디오 가게 옆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을 고치러 간 브라운은 비디오가게로 갔다가 방화범으로 몰리게 됐다.

당시 브라운은 전과 기록이 없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목공이었다. 사건 현장에는 물리적 증거, 수사과학적 증거, 목격자조차 없는 상태였다. 그가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음에도 경찰은 화재 사건의 범인으로 브라운을 지목했다.

그가 복역한 기간은 29년, 30대였던 브라운은 66세가 됐으며 수감 기간 동안 브라운의 어머니와 형, 누나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14일 오후 6시 시카고 쿡 카운티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변론을 맡은 론 세이퍼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은 브라운의 자백을 듣고 비디오 가게 인근에서 발화물질이 든 깡통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깡통은 브라운의 자백이 있기 전 제3의 인물이 발견해 경찰에 넘긴 것이었다.

결국, 경찰의 강요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한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수감상태에서도 결백을 호소하던 브라운에게 누명을 벗을 기회가 찾아왔다. 2008년, 무장강도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제임스 벨이란 남성이 “1988년 시카고 남부 비디오가게 방화사건의 범인”이라는 자백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법원 명령으로 열린 재심에서 배심원단은 “벨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고, 브라운에 다시 유죄 평결을 내렸다.

29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끝내고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를 나온 아서 브라운(66) [시카고 트리뷴]

다시 10년이 지난 2017년 10월, 법원은 “2008년 재심 당시 검찰이 그릇된 주장으로 배심원단을 오도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유죄 평결을 무효화시켰다.

법원은 재심을 명령했으나 검찰은 사건을 재검토 후, 14일 오전 브라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가 복역한 기간은 29년, 30대였던 브라운은 66세가 됐으며 수감 기간 동안 브라운의 어머니와 형, 누나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14일 오후 6시 시카고 쿡 카운티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브라운은 교도소 앞으로 마중을 나온 가족들과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그는 “이날이 반드시 올 거라 생각했다.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북적임이 느껴져서 좋다. 고통을 되새기기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며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해산물로 저녁을 먹고 진짜 침대에서 잠을 푹 자는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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