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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시사공감] 자극적인 TV 금연광고, 실제 금연효과 있을까?

[공감신문 시사공감] 최근 TV에는 다소 끔찍한 내용의 공익광고가 방영된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배경음, 어두운 화면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자욱한 연기. 금연을 권장하는 보건복지부의 공익광고들(이하 금연 광고로 통칭)이다.

담배 소비자의 "폐암 한갑 주세요" 등 강렬한 멘트로 화제가 됐던 보건복지부의 금연 광고. [보건복지부]

몇 해 전에 비해 다소 수위가 높아진 이 금연 광고들은, “기존의 금연 광고들이 다소 ‘점잖다’는 평가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과거에 비해 직접적으로 흡연의 폐해를 드러내는 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흡연 폐해를 보다 직접적으로 알리는 금연 광고를 방영하자 흡연자들의 반발도 뒤따랐다. 한 흡연자 단체에서는 광고 수위에 대해 “흡연자들을 혐오스러운 사람으로 묘사하고, ‘흡연은 질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이용해 흡연자들을 ‘병자’로 묘사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광고문구도 대중들 사이에서는 "참신하고 경각심을 준다"와 "환자취급한다"등의 반응으로 엇갈렸다. [보건복지부]

또, 이처럼 수위 높은 광고가 금연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담배가 건강에 해로운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흡연자들을 “굳이 그렇게까지” 불편하게 만들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 해외의 금연 광고 사례들

해외의 경우, TV에서 방영되는 금연 권장 광고들의 수위는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아 보인다. [CDC 금연광고]

사실 우리나라의 금연 광고는 해외 금연 광고 사례에 비하면 아직까지도 다소 점잖은 축에 속한다. 해외 여러 나라들은 저마다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끔찍하고 경악스러운 내용의 금연 광고를 제작 및 방영하고 있다.

미국의 금연광고 'The Real Cost' 시리즈 중 'Your Teeth'편. [The Real Cost 유튜브 채널]

일례로 미국에서는 ‘Real Cost(진정한 대가)’라는 제목의 금연 권장 광고 몇 편이 방영됐는데, 이 광고의 파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면서 화두에 올랐었다.

광고는 담배를 사러간 흡연자가 담뱃값이 부족하자 즉석에서 치아를 뽑거나 피부를 뜯어내 대가로 제시한다는 내용이다. 흡연은 ‘자학행위’나 다름 없으며, 담배의 ‘진정한 대가’가 흡연자의 건강이라는 것이 주된 메시지다. 약 3년 전에 처음 방영된 이 광고는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2017년 현재까지도 수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다소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운 내용의 금연광고들을 모아놓은 유튜브 채널도 있다. [유튜브 영상 캡쳐]

뿐만 아니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에는 이처럼 잔혹하고 공포스러운 금연 권장 광고들을 모아놓은 Scariest Anti-Smoking Commercials(무서운 금연 광고들)이 시리즈로 업로드 돼 있다. 이 영상들은 세계 각국의 충격적인 금연 광고들이 담겨있으며, 이들 각각의 조회수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증언형 금연 광고로 인한 금연 효과가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다. [CDC 금연광고]

이밖에 ‘증언형’ 금연 권장 광고들도 속속 제작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2012년부터 흡연 경험자, 흡연으로 인해 질병을 앓는 환자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금연을 권장하는 방식의 금연 광고들을 방영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러한 광고가 방영된 이후 3달 동안 20만명의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충격으로 금연 결심? 금연 권장 광고의 효과

이처럼 자극적인 금연 권장 광고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실질적인 금연 효과는 어떨까?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코미디언 故이주일의 증언형 금연 광고 사례를 보면 금연 광고가 실제 흡연율 저감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미디언 故이주일 씨가 출연한 금연 광고로 인해 흡연율이 낮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코미디언 이주일은 당시 광고 속에서 폐암 투병 중인 모습으로 등장, 담배가 독약이라며 후회의 말로 금연을 권장했다.

이 광고는 담배로 인해 폐암 투병 중인 실제 인물(이주일)을 등장시킨다는, 당시로서는 생소하고 파격적인 구성으로 많은 이들에게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데 일조했다. 해당 광고가 방영되기 전인 2001년 한국 성인남성 흡연율은 70%에 달했으나, 이 광고가 나간 뒤인 2003년에는 57%로 급감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혐오감을 유발하는 금연광고가 금연 결심을 유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Dailymail 웹사이트 캡쳐]

한편 전문가들 또한 ‘불편함’을 유발하는 금연 광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흡연 폐해에 대해서는 흡연자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는 만큼, 충격요법으로 금연 결심의 계기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호주에서도 담뱃값 인상과 함께 불편한 금연광고를 방영했는데, 이후 청소년 흡연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 자극적인 금연광고, 부작용도 존재한다

반면에 자극적인 금연 권장 광고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지나친 금연캠페인이 오히려 흡연자들의 금연을 방해한다”는 요지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금연 권장 광고가 도리어 흡연자들의 금연 결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LSE 웹사이트 캡쳐]

연구진은 기존에 발표된 600여 편의 금연 관련 논문을 검토한 후,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금연 권장 광고들이 흡연자들 스스로를 부정인 인간으로 여기게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흡연자들에게 이른바 ‘낙인 효과’가 생긴다는 얘기다.

해당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금연 권장 광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사람들이 흡연자들을 낮춰본다’고 인식하게 됐음을 알 수 있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전체 참가자 중 20~30%의 흡연자가 ‘가족과 사회에서 거부반응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이밖에 연구에서는 전체 흡연자 중 27%가 ‘흡연자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된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라 에반스 라코 박사는 “(광고 등에서)흡연을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으로 묘사하면,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흡연자들은 이에 대해 분노하고 자존심이 훼손돼 오히려 금연을 더 힘들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연 권장 광고의 효과가 나타날수는 있으나, 이와 함께 부작용도 나타난다는 뜻. 에반스 박사는 흡연자들이 금연 광고를 보고난 뒤 스스로를 버려진 자, 나쁜 사람, 저질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라 에반스 라코 박사는 일부 흡연자들이 금연광고를 시청하고 자존감이 낮아져 금연을 어려워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SE 웹사이트 캡쳐]

연구진은 ‘금연캠페인에 대한 반발과 부작용’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와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흡연자들이 금연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여기서 기인한 스트레스로 사회에서도 소외된다고 주장했다.

 

■ 흡연 폐해와 금연 장점 병행해 강조해야

세계의 금연광고 대다수는 시청자, 특히 흡연자나 흡연자 주변 인물들에게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게 할 목적으로 제작된다. 이 광고들은 시각적으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효과만큼 반작용도 분명 존재한다.

비흡연자들에게 이러한 광고들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공해로 여겨질 수도 있다. [보건복지부]

이러한 반작용은 앞에서 언급한 ‘흡연자들 스스로가 느끼는 낙인효과’ 외에도 존재한다. 비흡연자들에게는 이처럼 본인과 무관한 ‘혐오성’ 광고가 공해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여러 흡연자 권리단체에서는 ‘혐연권(비흡연자들이 흡연을 거부할 권리)’ 뿐 아니라 ‘흡연권’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흡연자들은 이미 ‘담뱃값 인상’으로 한 발, ‘혐오 경고 그림’으로 또 한 발 물러섰다. 여기에 "흡연자를 환자로 묘사하는 흉측한 광고까지 더해진 상황"이라며 개탄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런 광고 대부분이 담뱃값에 포함된 건강증진세로 제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흡연의 폐해와 동시에 금연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조명 역시 함께 필요한 시점이다. [Wikimedia]

에반스 박사의 연구결과는 흡연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기존의 금연 캠페인과 함께 금연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병행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자극적인 금연 광고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계도적인 측면을 조명하는 금연 광고 역시 흡연율 감소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흡연의 부정적 측면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광고가 아닌, 금연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광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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